버락킴의 극장

2014년 한 해동안 여러분은 어떤 영화를 봤습니까?

너의길을가라 2014. 12.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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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어떤 영화를 보셨나요?"


"어, 뭐 봤더라?" 기억을 더듬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나, 둘, 셋 하고 영화 제목을 외치기로 하면 아무래도 최다 관객 기록을 수립한 '명량'이 가장 많이 불리지 않을까?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한 해동안 어떤 영화들을 봤는지 확인하기 위해 리스트를 작성해봤다. 다이어리를 뒤지고, 챙겨뒀던 영화 티켓을 확인한 결과, 필자의 리스트는 총 20편의 영화(영화관에서 본 영화만을 기준)가 채워졌다. 우선, 그 명단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역린 ★★★

도희야 ★★★★

끝까지 간다 ★★★

엣지 오브 투모로우 ★★★☆

신의 한 수

좋은 친구들 ★★★★

군도 : 민란의 시대 ★★★

명량 ★★★☆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

해무 ★★☆

루시 ★★☆

타짜 - 신의 손 ★★

메이즈 러너 ★★

제보자 ★★★☆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슬로우 비디오 ★★☆

나를 찾아줘 ★★★★

인터스텔라 ★★★★★

카트 ★★★☆

*국제시장 ★★★☆


한국 영화는 14편, 외화는 6편이었다. 이로써 한국 영화에 대한 필자의 애정이 다시 한번 확인이 된 셈일까?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재미삼아 '별점'도 매겨봤다.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니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다.


유일한 별 5개의 영광(?)은 크리스터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에게 돌아갔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오로지 경이로움에 빠져 정신을 잃게 만들었던 <인터스텔라>는 올해의 영화로 꼽을 만큼 탁월한 영화였다. 또, 35회 청룡영화상에서 김새론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긴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와 묘한 여운을 남겼던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나를 찾아줘>는 별 4개를 줬다.


반면, 기대에 못 미쳤던 <타짜-신의 손>과 유치하기 짝이 없었던 <메이즈 러너>는 별 2개에 그쳤고, 바둑의 묘미를 전혀 살리지 못한 <신의 한수>와 지나치게 전형적이라 지루하게 느껴졌던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은 가장 실망스러웠던 영화였지만, 예의상 별 1개로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2014년 박스오피스 순위는 어땠을까? 그 순위와 내가 본 영화는 얼마나 일치할까? 우선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부터 살펴보자. 1위는 무려 17,611,691명의 관객을 동원한 <명량>이었다. 그 뒤로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해적>, <수상한 그녀>, <변호인>, <트랜스포머>, <군도>,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엑스맨> 순이었다.


<인터스텔라>의 경우에는 개봉한 지 1달 이상 지났지만, 여전히 관객이 많이 들고 있어서 2위인 <겨울왕국>과 자리를 바꿀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리고 지금 20위권에는 포함이 안 됐지만, 최근 가장 뜨거운 영화인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놀라운 선전(1,493,588 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순위권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는 일치도를 살펴보자. 2014년 박스오피스 순위 20위 안에 든 영화들 중에서 필자가 영화관에서 감상했던 영화는 빨간색으로 표시를 했다. <변호인>의 경우 작년에 개봉을 했으므로 범위에서 제외를 한다면, 10위 안에 든 영화 9편 가운데 5편이 일치했고, 20위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총 19편 중 10편이 맞아떨어졌다. 참고로 <국제시장>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등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20위 권 안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리를 해보면 올해 봤던 20편 중에서 10편은 관객이 많이 드는 소위 잘 나가는 영화였고, 나머지 10편은 쪽박을 찼거나 작품성 위주의 영화였던 셈이다. 물론 21위부터는 관객 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쪽박'이라고 단정짓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어찌됐든 이 정도면 영화를 고르는 심미안(審美眼)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어떠했는지 간단히 점검해보길 바란다.


-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어떤 이들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면서 과도한 의미 부여를 거부하지만, 필자는 그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영화는 단순한 즐거움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거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고작 한 편의 영화일 뿐인 <도가니>가 가져온 사회적 변화는 실로 엄청나지 않았던가? 국가의 의미와 국민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던 <변호인>은 어떠했는가?


당장 그 순간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화가 주는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 남는다. 잔상이 남아 우리를 또 다른 어딘가로 이끈다. 그것이 영화이든, 드라마이든, 한 장의 사진이든 사실 상관없다. 무언가를 본다고 하는 행위, 그 자발적인 행위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실로 엄청난 것이라고 믿는다. 개인의 변화는 곧 사회의 변화로 이어진다.


좋은 영화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더욱 많이 개봉되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요즘 어떤 영화가 개봉하고 있는지 인터넷 사이트를 확인하게 된다면, 그리고 마음에 드는 영화를 예매하거나 영화관으로 발길을 돌린다면 그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혼자도 좋고,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다. 함께 작은 변화와 행복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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