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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의 예고된 탈락, 더 지니어스는 신뢰를 회복했나?

너의길을가라 2014. 1. 1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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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홍진호가 탈락했다. 충격적인 탈락은 아니었다. 이미 충분히 예상이 됐기 때문이다. '더 지니어스 2' 제작진은 거듭된 언플을 통해 시청자들과의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지만, 이것이 결국 탈락자를 예상하게 하는 실수가 되어 버렸다. 


'더지니어스' 충격 탈락자? "개인대결, 정상탈락" <스타뉴스>


지난 18일, 방송이 시작되기 전에 위와 같은 기사가 포털에 올라왔다. 제작진은 신분증 절도 사건에 대해 "신분증 은닉은 제작진의 실수"라고 밝히면서 "번 편 탈락자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논란이 됐던 '방송인연합' 등 연예인 출연자들의 담합에 의한 탈락은 절대 아니다"면서 "순수 개인전 대결로 펼쳐졌으며 정상적인 대결에 따라 탈락자가 생겼다. 시청자들이 그 탈락에 대해 충분히 수긍하실 것"이라 답했다. 


물론 이 말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필자에게는 '비연예인으로 분류되는 출연자가 탈락했지만, 이는 연예인 출연자의 '담합' 때문에 생긴 결과는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비연예인이라고 해봐야 홍진호와 임요환 둘뿐 아니겠는가? 제작진이 그토록 좋아하는 '확률'대로라면 홍진호의 탈락 확률은 이미 50%나 됐다.


제작진은 이두희의 탈락이 몰고 온 파장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임 선택에서부터 편집까지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 출연진도 '연예인 연합'이라는 안정적 보험을 1차적으로는 버리고, 뿔뿔이 흩어져서 게임에 임했다. 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그러한 보험이 다시 한번 확인이 됐다. 



이번 회의 '메인게임'이었던 '신의판결'은 결국 '확률'로 승부를 보는 게임이었다. 물론 단순한 확률 게임은 아니었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주사위는 분리가 가능했고, 결국 분리가 되는 주사위의 비밀을 누가 잘 활용하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었다. 가장 먼저 알아낸 이상민은 '100%의 확률'을 가지고 안정적인 승리를 거뒀고, 그 비밀을 늦게 알아챈 다른 출연자들은 우왕좌왕하며 결국 '확률+운'에 자신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변수는 홍진호였다. 홍진호는 은지원, 노홍철과 느슨한 연대를 구축한 상태였고, 주사위가 분리된다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즉각' 동료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홍진호는 '필살기'를 알아낸 다음 동료들과 공유할 생각이었다고 말했지만, 배신의 맛을 알아버린 동료들은 홍진호를 의심했고 결국 필살기를 만들어내지도 못한 채 본게임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 방해에는 이상민도 개입했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된다. 만약 은지원과 노홍철이 홍진호를 믿고, 함께 '필살기'를 연구하려고 했다면 어땠을까? 꼭 '방해'를 해야만 했을까? 물론 '비밀'을 알고 나서 바로 그 사실을 공유하지 않은 홍진호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홍진호가 보여줬던 모습들을 통해 그가 '거짓말'을 하진 않았을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신뢰라는 것은 결국 말이 아니라 행동을 통해 구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니어스 1'과 '지니어스 2'에서 보여준 홍진호의 모습은 신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홍진호 때문에 자신이 꼴찌를 했다고 믿은 은지원은 데스매치의 상대자로 홍진호를 지목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지니어스 1 우승자인 홍진호에게 지면 쪽팔리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적절한 이유이긴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은 홍진호의 가넷이 0개였다는 것이다. 데스매치의 특징은 살아남은 사람이 상대방의 가넷(가넷 1개 당 100만 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인데, 은지원은 이익이 전혀 남지 않는 선택을 했다. 의아한 대목이다. 반면, 조유영의 가넷은 8개였다. 결국 이 선택은 '연합이라는 보험'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회에서는 데스 매치의 게임도 1:1 승부가 가능한 '인디언 홀딩(인디언 포커의 변형)'이 선택됐다. 연합이 개입할 여지를 제거한 것이다. 운과 심리전이 게임의 승패를 좌우하는 '인디언 홀딩'에서 은지원은 '심리전'을 배제하는 전술을 선택했고, 홍진호는 자신의 강점인 심리전을 활용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은지원이 첫 판에 올인) 결국 '신의 선택'은 은지원이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더 지니어스 2'는 홍진호의 탈락으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더 이상 '더 지니어스 2'를 시청하지 않을 생각이다.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임요환의 생존이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는 큰 흥미 요소가 되진 못하는 것 같다. 이번 논란을 겪으면서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모두 몸을 사리게 됐고, 이러한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조금은 불편한 상황이다. 게다가 유일하게 '게임'을 하는 홍진호의 탈락은 많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 이상 '더 지니어스 2'를 시청하지 않아도 되는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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