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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힘드네요" 강형욱이 말이 없어진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2. 4. 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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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KBS2 <개는 훌륭하다> 119회는 '카네코르소 특집 2탄'으로 채워졌다. '마피아견' 카네코르소는 탄탄한 체격과 다부진 근육을 가졌다. 보호자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하고, 경계심이 많아서 공격성 보이는 경우가 많다. 타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가뜩이나 위압감 있는 카네코르소가 이번에는 무려 2마리나 됐다. 강한 녀석들의 등장에 시선이 집중됐다.

칸(암컷, 2살, 43kg)
벨(암컷, 6개월, 25kg)

칸과 벨은 보호자들에게는 자식 같은 존재였다. 친구와 함께 칸을 키웠던 여자 보호자는 친구가 떠나면서 칸을 홀로 떠안게 됐다. 하지만 혼자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고, 산책을 나가는 것조차 무서워졌던 모양이다. 결국 더 좋은 곳으로 보내주자는 생각에 떠나 보냈는데, 입양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칸은 행방불명되고 말았고, 우여곡절 끝에 8개월 후에야 다시 만나게 됐다.

칸의 첫 번째 문제는 '외부인을 향한 공격성'이다. 친구의 방문, 초인종 소리에 남자(친구) 보호자는 입마개부터 착용시켰다. 외부인을 본 칸은 짖기 시작했다. 다행히 벨은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칸은 경계가 매우 심했다. 급기야 달려들기까지 했다. 남자 보호자는 온힘을 다해 가까스로 통제했다. 자칫 위험했을 상황이었다. 영상을 지켜보던 강형욱 훈련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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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할 때도 문제가 노출됐다. 칸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공격성을 보였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 사람을 발견한 칸은 경계심에 호흡이 가빠졌다. 아니나 다를까, 순식간에 달려들었다. 칸의 공격성은 다른 동물에게도 발현됐다. 개을 만났을 때도 흥분도가 높아져, 발견하자마자 돌진했다. 작은 움직임에도 곧바로 공격 모드로 전환됐다. 남자 보호자의 통제에도 날뛰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보호자들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혹시나 물림 사고로 이어질까봐 우려스러워했다. 힘이 센 남자 보호자는 그래도 통제가 수월했지만, 여자 보호자는 버거워했다. 더 큰 문제는 벨이 칸의 공격성을 따라한다는 것이다. 벨은 여자 보호자는 "이러다가 뉴스에 나오는 거 아닌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연 평화가 찾아올 수 있을까. 강형욱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오늘은 좀.. 힘드네요." (강형욱)



상황 파악을 끝낸 강형욱은 유독 말을 아꼈다. 우선, 카네코르소를 키우기에 환경이 좋지 않았다. 보호자들은 상가와 주택이 빼곡한 주상복합에서 거주하고 있었다.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라 한적한 곳이 드물었다. 가뜩이나 산책할 공간도 드문데, 경계심에 공격성까지 보이고 있으니 마음 편히 산책을 나갈 수도 없었다. 강형욱은 솔루션이 녹록지가 않다고 느꼈다.

강형욱은 센터로 찾아오는 카네코르소는 드문데, 간혹 오는 경우도 '칸처럼 되고 싶지 않은 아기 강아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훈련을 충실히 해도 카네코르소는 성견이 되면 자연스레 경계심이 생기고, 훈련을 통해 필요한 순간에 통제가 가능할 뿐이다. 누군가 갑자기 보호자를 터치한다면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발현될 것이다. 지키려는 본성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벨과 충분한 인사를 나눈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호의적인 벨과 달리 칸은 강형욱에게 달려들었다. 카네코르소는 전조 증상이 거의 없고, 두려움에 의한 공격이 아니라 먼저 싸움을 거는 경계를 취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잠시 후, 벨도 칸에게 동화된 듯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원활한 훈련을 위해 강형욱은 벨을 분리했다.

강형욱이 조금씩 접근하자 칸은 얼굴 높이까지 점프하며 공격했다. 여자 보호자는 차마 보기 힘든 듯 고개를 푹 숙였다. 강형욱과 칸의 대치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칸은 계속해서 달려들려 했다. 심지어 손을 향해 입질을 시도했다. 역대급 경계였다. 강형욱이 미리 예상했다시피 칸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강형욱이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칸의 경계도 조금씩 누그러졌다.

"이게 문제가 뭐냐면 카네코르소 키우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 가족들이 애정만 많이 줘요. 하지만 밖에 나가면 애정을 못 받아요. 그렇다 보니까 가족만 좋아하게 돼요." (강형욱)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강형욱은 보호자 상담을 시작했다. 카네코르소의 경우,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보호자는 제대로 훈육을 하기보다 애정만 주게 되는데, 밖에서는 위압적인 이미지와 경계심 때문에 예쁨을 받지 못하다보니 사회성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차라리 가족들은 애정을 줄이고, 타인이 친절하게 해주면 사회성이 개선될 거라고 조언했다.

벨을 입양한 계기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칸을 입양 보낸 다음 날부터 입양자와 연락이 되지 않아 여자 보호자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남자 보호자는 여자 보호자를 위해 벨 입양을 권유했다. 그렇게 벨이 칸의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한편, 수소문한 끝에 칸에 개농장에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찾아 해멘 끝에 도로 옆 공간에 방치돼 묶여 있는 칸을 발견하고 다시 데려온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좀 복잡해요. 불쑥불쑥 모든 게 튀어 나오잖아요." (강형욱)



칸을 사랑하는 보호자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문제는 카네코르소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강형욱은 카네코르소의 경우 '허가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주의가 필요하고, 준비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야외 훈련에 나선 강형욱은 보호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한번 해보자고 의욕을 보였다. 훈련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자 보호자는 목줄을 잡고 통제에 나섰다. 우선, 나란히 걷기부터 시작했다. 칸은 강형욱이 정면으로 다가가자 튀어 오르며 공겨했다. 여자 보호자는 칸의 엄청난 힘에 온몸이 딸려 나갔다. 이대로는 위험했다. 강형욱은 목줄을 건네받았다. 여자 보호자가 멀리 떨어지자 칸은 불안한지 두리번 두리번거렸다. 보호자가 곁에 없으니 칸은 영락없는 겁 먹은 순둥이였다.

"카네코르소를 키운다는 건 굉장한 책임감이 필요해요." (강형욱)



반복 훈련이 진행됐다. 아직 통제가 어려웠다. 칸은 여전히 강형욱을 공격했다. 좀처럼 경계심이 줄어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여자 보호자도 훈련이 반복되다보니 처음보다 잘 버티게 됐다. 자신감이 생겼는지 빠르고 강단있게 칸을 통제했다. 칸의 경계도 느슨해졌다. 자신이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이다. 드디어 공격하지 않게 됐다.

훈련의 성과는 뚜렷했다. 강형욱은 이젠 남자 보호자가 없어도 될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여자 보호자에게 당당한 태도를 요구했다. 칸이 든든한 보호자를 믿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은 훈련 내용을 기억하며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당장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 있었다.

강형욱이 '허가제'를 언급했을 정도로 카네코르소 같은 대형견을 키우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카네코르소라는 견종에 대한 이해는 당연하고, 키울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 최소한 유동인구가 많고 복잡한 도시에서 카네코르소를 키우겠다는 객기를 부리지는 않기를 바란다. 보호자뿐만 아니라 반려견을 불행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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