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레트리버는 온순하다? '개훌륭' 강형욱은 경각심을 요구했다.

너의길을가라 2022. 4. 12. 09:31
반응형

지난 1월, 경남 창원에서 끔찍한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골든 레트리버 2마리가 반대편에서 산책 중이던 진돗개에게 달려든 것이다. 당시 골든 레트리버의 보호자(여성)는 진돗개를 발견하고 흥분한 개들에게 끌려가다 목줄을 놓쳐 버렸다. 통제에서 벗어난 골든 레트리버 두 마리는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려던 진돗개를 덥쳤다. 공격당한 진돗개는 목을 물어뜯기고, 눈과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끔찍한 사고를 통해 두 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골든 레트리버 보호자의 안이함과 부주의함이다. 평소 골든 레트리버에게 공격성이 있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돌발상황이 벌어졌을 때 완벽히 통제할 물리적 힘이 없으면서 두마리를 모두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보호자가 목줄을 놓치지 않았다면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반응형

"골든 레트리버 같은 경우에는 공격적인 애들을 찾아보기 힘든데, 래브라도 레트리버한테는 저런 행동들이 꽤 있어요." (강형욱)



그리고 공격성이 거의 없다고 알려진 골든 레트리버라고 해서 마냥 온순하고 상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레트리버 보호자들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래브라드 레트리버였다. 아내 보호자는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타니(암컷, 2살)를 발견하고 구조한 후 입양을 결정했다. 사랑스러운 타니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걸까.

천사처럼 착한 타니는 식사를 마친 후 돌변했다. 자신의 밥그릇을 물고 경계했다. 예상치 못했던 동발행동이었다. 방금 전의 순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타니는 자신이 선택한 물건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일전에는 가위를 물어 위험한 상황을 야기했고, 500원 주화 크기의 쇳동이를 먹어 개볼 수술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 일들을 겪다보니 보호자들은 걱정이 태산이었다.


타니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리모컨이었다. 소파 위에 놓인 리모컨을 입어 넣더니 이빨로 씹기 시작했다. 보호자가 뺏으려 하자 경계심을 보였다. 목줄을 가지고 와 통제를 시도했지만, 목줄을 본 타니는 흥분하더니 입질까지 했다. 광분 상태에서 보호자의 손에 상처를 냈다. 보호자들은 처음에는 타니가 목줄 통제에 잘 따라왔지만, 지금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문제는 더 있었다. 바로 산책이다. 길에서 다른 개를 만난 타니는 경계 모드에 들어가더니 갑자기 달려들었다. 래브라도 레트리버답지 않은(?) 공격성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사례처럼 보호자가 목줄을 놓쳤다면 분명 끔찍한 일이 발생했을 것이다. 보호자들의 생각도 같았다. 이러다가 자칫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했다. 강형욱 훈련사의 도움이 절실해 보였다.  

"개들이 집착을 하면 사람이 생각하는 이성 범위 안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그 범위를 벗어나서 집착을 해요." (강형욱)



강형욱은 래브라도 레트리버라의 특성에 대해 상기시켰다. 애초에 그들은 타고난 물기 능력으로 사냥을 도우며 사람에게 인정받았던 견종이다. 자연히 입에 물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강하다. 다시 말해 물지 못하는 것 자체가 래브라도 레트리버에게는 스트레스인 셈이다. 타니의 경우에는 보호자에게 관심을 받고 싶었는데, 특별한 행동으로 좀 비뚤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보호자들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간식을 활용해 물건을 빼앗다보니, 매번 속기만 했던 타니는 보호자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었다. 그러다보니 물건에 대한 집착이 점점 더 심해진 것이다. 결국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강형욱은 리모컨을 획득한 타니와 거리를 두고 "리모컨은 네 거야. 난 뺏지 않아."라며 안심시켰다. 그리고 간식을 내밀었다. 타니의 반응이 궁금했다.

내적 갈등을 하던 타니는 몸을 일으켜 간식을 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리모컨으로 향했다. 강형욱은 간식을 먹어도 리모컨이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타니에게 인식시키는 중이었다. 여러 차례 반복하자 신뢰도가 쌓인 타니는 별다른 고민없이 간식으로 향했다. 더 이상 리모컨을 신경쓰지 않았다. 보호자도 훈련에 나섰다. 처음에는 보호자를 믿지 못하던 타니는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처음으로 목적이 있는 행위를 할 거예요. 지금까지 리모컨을 깨물 때는 깨무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겠지만, 지금 저 친구는 목적이 명확해요. 리모컨 안에 박힌 간식을 먹는다. 그리고 간식을 먹고 나면 더 이상 이 리모컨을 깨물 이유가 아까보다는 적어져요." (강형욱)



강형욱은 부서진 리모컨에 간식을 넣었다. 그동안 단지 리모컨을 깨물기 위해 리모컨을 깨물었던 타니에게 간식이라는 '목적'을 부여한 것이다. 이제 타니는 리모컨 안에 박힌 간식을 먹는 일에 집중하게 될 텐데, 간식이 없는 리모컨에는 흥미가 떨어질 것이다. 강형욱은 신발을 물어뜯는 반려견의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다음은 주도권 훈련이었다. 강형욱은 거침없이 타니의 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몸으로 타니를 제압했고, 당황한 타니로부터 리모컨과 장난감을 빼앗았다. 별다른 저항 없이 하우스를 손에 넣었다. 이는 편안함을 주되 주도권을 보호자가 갖는 훈련법이다. 아내 보호자도 '하우스 침범하기'에 나섰다. 계속되는 침범에 타니는 모든 의지를 상실한 듯보였다. 이제 주도권은 보호자에게 넘어갔다.

마지막은 산책 훈련이었다. 끔찍한 개물림 사고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타니는 평소처럼 헬퍼견을 발견하더니 달려들었다. 좀처럼 통제가 되지 않았다. 목줄을 잡은 아내 보하자는 계속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타니의 힘이 셌다. 강형욱은 강력한 목줄 통제로 타니를 집중시켰다. 칭찬과 통제를 반복하며 보호자에게 집중하도록 했다.

훈련은 계속 이어졌다. 타니는 이전과 달리 보호자에게 집중하며 다른 대상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더 이상 헬퍼독의 등장에 반응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훈련이 잘 된 얌전한 반려견과 수시로 만나서 지금과 같은 훈련을 하면 문제가 없을 거라며 보호자들을 격려했다. 또, 산책 모임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여유를 갖고 많이 사랑해 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강형욱의 도움으로 단시간에 극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했지만, 훈련을 느슨하게 하고 방심하는 순간 어떤 돌발상활이 발생할지 모른다. 항상 주의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보호자의 몫이고 책임 아닐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