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개는 훌륭하다' 톺아보기

예고 없는 입질에 눈물 흘리는 보호자, 강형욱도 욕할 정도였다

너의길을가라 2023. 3. 14. 11:59
반응형

“푸들 없었으면 ‘개는 훌륭하다’가 존재했을까요?” (강형욱)


서유럽의 오리 헌터였던 푸들은 16세기 프랑스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18세기 이후에는 영국과 스페인으로 전파됐고, 1930년대에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금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데, 강형욱 훈련사의 너스레처럼 ‘개는 훌륭하다’에 가장 많이 출연한 견종이기도 하다. 에너지가 넘치고 영리하지만, 예민하기도 해서 한 사람과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기를 원한다.

말티푸 토리(수컷, 2살)
푸들 로이(수컷, 1살)

13일 방송된 ’개는 훌륭하다‘의 고민견은 푸들 로이였다. 엄마 보호자는 집에 혼자 있는 걸 극도로 무서워하는 둘째 딸을 위해 생후 2개월 된 로이를 입양했다고 설명했다. 아빠 보호자는 외로워하는 로이가 안타까워 유기견이나 파양견 중에서 살펴보다가 토이를 데려왔다고 덧붙였다. 푸들은 ’초보‘ 보호자에게 적합한 견종인데, 어떤 문제가 있어 강형욱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일까.

엄마 보호자는 아빠 보호자와 함께 토리와 로이의 귀세척을 시도했다. 얌전히 케어를 받는 토리와 달리 로이는 곧바로 이빨을 드러냈다. 입질에 대한 공포가 있는 두 사람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모했다. 어쩔 수 없이 간식으로 진정시킨 후 입마개를 착용시켰지만, 로이는 귀를 만지자 강하게 저항했다. 두 사람은 겁에 질린 채 겨우 귀청소를 마쳤다. 강형욱은 이 장면을 심각하게 지켜봤다.

반응형


다음은 발톱 손질 차례였다. 이번에도 순탄하지 않았다. 로이는 자신을 만지려는 엄마 보호자의 손을 물어버렸다. 입질이 계속됐고, 상처가 늘어났다. 아빠 보호자는 로이를 눕힌 상태로 단호하게 훈육을 시도했다. 그는 자신이 잘못 키워서 입질을 한다는 생각에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로이는 극도의 흥분 상태를 보였고, 결국 케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로이의 공격성이 어린 남매 보호자에게도 발현된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남매는 로이와 놀아주려 했는데, 으르렁대다가 갑자기 폭발하는 탓에 남매는 깜짝 놀라 그대로 얼어붙었다. 로이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또, 로이는 현관  출입문을 지키며 밖으로 나가려는 남매 보호자를 공격했다. 그 때문에 남매는 겁에 질려 학원도 가기 힘든 상황이었다.

부부 보호자는 로이의 기분을 전환시켜주려고 차를 타고 반려견 카페로 향했다. 그런데 차가 움직이자 로이는 안절부절못하더니 엄마 보호자를 인정사정 없이 공격했다. 로이의 살벌한 눈빛과 날카로운 이빨을 마주한 엄마 보호자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를 지켜보던 강형욱도 욕을 참지 못할 정도였다. 점점 더 버거워지는 로이의 공격성 때문에 보호자들의 고민은 깊어져갔다.

”고민이 많이 되는 것은 아이들이 있으니까.. 저 행동은 놔두면 커지거든요.“ (강형욱)


로이와 아이들의 관계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로이는 왜 입질을 하는 걸까. 강형욱은 “반려견의 공격성은 선천적인 부분이 있”다며 아이가 있는 집에서 강아지를 입양할 때는 견종이나 크기 못지 않게 견종이 성격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구멍 날 정도의 상처가 날 정도로 심각한 단게는 아니었지만,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솔루션이 시급해 보였다.

현장에 출동한 강형욱은 보호자 상담을 통해 “(로이를) 괜히 만지고 자극해서 입질하는 것”이라는 답을 찾아냈다. 강형욱은 환경 자체가 (가뜩이나 예민한) 로이를 더욱 날서게 만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불필요한 스킨십이 로이의 공격성을 자극한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반려견들의 귀 청소나 이 닦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해 보호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초보 반려인들은 위생 관리가 부족하면 반려견에게 문제가 생길 거라는 생각에 더욱 철저히 임하는데, 강형욱은 이를 초보 반려인들의 흔한 오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귀 청소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하는 것이지, 반려견이 싫어하는 데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과도한 위생 관리는 반려견의 신경을 건드려 입질 가능성을 제공하는 행동으므로 최소화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로이는 왜 근처에 지나만 가도 으르렁대고 입질을 하려드는 걸까. 이에 대해 강형욱은 “왜냐하면 만졌던 기억이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사람도 불쾌감을 줬던 사람이 있으면 순간 갑작스럽거나 당황할 때 예민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강형욱의 맞춤 설명에 보호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형욱이 제시한 솔루션은 ‘로이를 건드리지 않고 보호자와 거리 두기’였다.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에게 로이가 다가오면 일어서서 블로킹을 하도록 지시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로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스스로 켄넬로 향했다. 강형욱은 앞으로 ‘안 만질게. 너도 만지지 마.‘라는 마인드로 로이를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안 만질게‘를 명확히 지켜줘야 한다. 산책 후 발 닦기도 하지 않고, 빗질도 금지하고, 아이들도 로이에게 접근하지 않게 해야 했다.

”명확한 선을 알려줘야 해요. 난 여기 있을거고 넌 거기 있을거야. 나올 거야? 괜찮아. 근데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 가.“ (강형욱)


또, 로이에게 켄넬이 (삐쳤을 때 잠시 머물는 곳이 아니라) 주된 장소라는 것을 인지시키고, 출입은 보호자의 명령에 따르도록 훈련시켜야 했다. 물론 훈육과 동시에 보호자도 책임을 다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형욱은 반복적으로 교육하면 로이가 상황을 확실히 인지하게 될 것이라며 희망을 불어넣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이의 루틴을 깰 필요가 있었다.


지금까지 로이에게는 ‘켄넬 → 잠시 대기 → 만지면 분노 표출’로 이어지는 루틴이 있었는데, 애초에 블로킹으로 다가오지 못하게 저지하자 멀찍이 도망가 버렸다. 잠시 후, 엄마 보호자 주변을 맴돌다가 소파 위로 급습했지만, 엄마 보호자는 이제 더 이상 틈을 주지 않았다. 로이의 경우 올라오는 행위 자체보다 짜증부리는 게 목적이라 문제의 싹을 미리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강형욱은 로이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개인데, 아이들은 때와 장소 없이 로이가 좋아서 스킨십을 하려고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내 행동을 반려견이 싫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로이의 문제는 빠르게 나아진 듯했다. 하지만 강형욱은 자극 안 주기는 1단계일 뿐, 다음 단계를 위한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로이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자 현관문 쪽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았다. 아동 보호자가 이동하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강형욱은 로이에게 다가가서 단호하게 제압했다. 화들짝 놀란 로이는 그대로 켄넬 안으로 도망쳤다. 강형욱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단호함이었다. 로이에게는 으르렁과 입질이 유일한 의사소통이었다. 잘못된 채 굳어져 버린 로이의 태도를 바꿔줘야 했다.

다음 훈련은 차 안에서 로이의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었다. 함께 차량에 탑승한 강형욱은 로이의 리드줄을 잡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다리 사이에 로이를 앉혔다. 반려견을 의자 아래에 두고 과하게 움직이면 리드줄을 당기고, 점프를 시도하면 몸으로 살짝 밀쳐 통제했다. 로이는 뜻대로 되지 않자 낑낑거렸지만, 강형욱은 단호한 기합과 몸짓으로 교육을 이어나갔다.

로이가 차분해지자 차 안은 평화로워졌고, 보호자들은 편안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확연히 달라진 상황에 보호자들은 감격했다. 갑작스러운 입질과 공격성에 감당하기 어려워 포기까지 고민했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문제의 원인과 통제할 방법을 배우니 모든 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관점을 바꾸는 게 주효했다. 진짜 보호자가 되는 건 이토록 힘든 일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