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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친구에게 집착하는 아이, 오은영은 '슬픔'을 짚어냈다

너의길을가라 2021. 11. 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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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8세, 6세)을 키우고 있는 엄마가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다. 옆자리에는 (금쪽이의) 외할머니가 앉았다. 2년 전 이혼을 하고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케어하는 게 힘들어져 현재 부모님께 양육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현재 엄마는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을 만나는 상황으로 사실상 육아는 외할머니가 도맡아서 하고 있었다.

엄마의 고민은 금쪽이(자매 중 언니)가 자신에게 과도하게 집착한다는 점이었다. 금쪽이의 집착은 가족과 친구에게까지 확장됐고, 심지어 물건에도 집착했다. 또,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았다. 할머니의 고민은 달랐다. 금쪽이가 동생을 자꾸 때리고 괴롭힌다는 것이다. 또, 한 번씩 소리를 질러 무서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과연 금쪽이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등교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동생이 짜증을 내자 금쪽이는 동생의 뒤통수를 냅다 때렸다. 생각보다 센 강도였다. 결국 동생의 울음보가 터졌다. 할머니는 동생에게 언니가 때리면 맞지 말고 한 대 더 때리라며 '함무라비 교육법'을 제시했다. 또, 머리를 묶다가 거울을 두고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금쪽이는 동생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겼다. 역시 상당히 과격했고, 그냥 두기엔 위험해 보였다.


하교 후, 그림 놀이를 하던 자매는 또 한번 충돌했다. 동생이 마음이 상했는지 울음을 터뜨리자 할머니는 금쪽이에게 동생을 달래라고 부탁했다.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도 동생의 울음이 멈추지 않자, 금쪽이는 갑자기 무릎으로 동생의 머리를 찍어내렸다. 할머니는 금쪽이의 니킥에 안절부절 못하면서도 특별한 제지를 하지 않았다. 하지 말라고 제지해도 소용없다는 게 이유였다.

오은영은 심각한 표정으로 영상을 멈추고 질문을 던졌다. '금쪽이는 왜 동생을 때릴까.' 홍현희는 할머니의 똑같이 때리라는 말이 금쪽이를 자극하고 부채질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할머니의 훈육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할머니의 '너도 때려'라는 말에는 '속상하게 맞고 있지 마.'라는 의미와 '역지사지로 당해야 깨닫는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너도 때려.'라는 말은 아이들이 '때려도 된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에 어떤 경우에도 삼가야 한다. 자칫 폭력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작동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자매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봤고, 그 중심에 할머니가 있다고 분석했다. 의도치 않게 할머니의 말과 행동이 금쪽이의 행동을 부추긴 측면이 있었다. 훈육 방식에 변화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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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한 달 만에 집에 오는 날, 금쪽이는 오매불망 엄마만 기다렸다. 수시로 전화를 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많을 때는 20통씩 하기도 했다. 금쪽이의 연락이 계속되자 엄마는 귀찮았던지 화를 내고 말았다. 엄마가 도착하기 직전, 금쪽이는 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녔다.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심각해 보였다. 마침 엄마가 현관에 들어섰다. 한 달 만의 상봉이었었다.

오은영 식으로 표현하면 으스러지게 안아줘야 하는데, 엄마는 무엇 때문인지 시크한 반응을 보였다. 동생은 언니가 괴롭혔다고, 할머니는 그동안 금쪽이가 말썽피운 걸 고자질하기 바빴다. 오랜만에 만난 엄마에게 혼나기부터 하자 금쪽이는 시무룩해졌다. 엄마가 둘째만 안아주자 금쪽이는 애써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둘이) 닮았어."라고 말했다. 그저 엄마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금쪽이는 지금 어떤 마음일까. 어째서 엄마는 금쪽이를 반갑게 맞아주지 못한 걸까. 잠을 자고 있던 엄마는 휴대전화를 두고 할머니와 아이들의 실랑이가 벌어지자 대뜸 화를 냈다. 금쪽이에게 똑바로 앉고 눈을 똑바로 뜨라고 윽박질렀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동생을 보듬어주는 게 아닌가. 금쪽이는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엄마는 "엄마 쳐다보지 마. 너랑 말하기 싫으니까."라며 대못을 박았다.

엄마는 첫째한테만 어색한 게 있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면 좀 밉다고 털어놓았다. 엄마는 출산 당시 갈비뼈에 금이 갔고, 출산 후에도 고통이 이어졌다고 얘기했다. 혼자 키우는 어려움도 있었다. 금쪽이의 타고난 예민함 때문에 산후우울증을 경험했던 것이다. 떨어져 있을 땐 보고 싶고 미안한 마음이 들다가도 막상 만나면 짜증과 귀찮음이 샘솟았다. 다양한 감정들이 뒤엉켰으리라.

"금쪽이 엄마는 본인이 편하기 위해서 육아를 맡겨놨다기보다는 금쪽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게 두려웠던 거 같아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의 "언제 와?"는 "보고 싶어."라는 뜻이므로 그럴 때는 "엄마도 금쪽이 보고 싶어."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언제 오냐는 건 그저 표현일 뿐, 속마음은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지만 엄마를 향한 사랑을 숨기지 못했다. 엄마에게 잘 보이려 지나치게 애를 쓰는 모습도 포착됐다.

오은영은 '집착형 불안정 애착'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엄마를 향한 긍정적, 부정적인 마음이 공존하는 상태였다. 그 이유는 엄마의 사랑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이런 아이들은 늘 누군가를 좋아하고 가까워지고 싶어하지만,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과한 감정을 표출한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상대방도 버티지만, 나중엔 버거워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집착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금쪽이는 친구에게도 지독히 집착했다. 불필요한 사과를 거듭했고, 안절부절 못하며 눈치를 살폈다. 친구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애썼다. 친구가 돌아간 후에도 곧장 전화를 걸어 다시 만나서 놀자고 제안했다. 잠시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런 과정이 수없이 반복됐다. 친구가 전화를 끊어버리자 받을 때까지 전화를 붙들고 있었다. 오은영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금쪽이는 상대방의 감정 상태가 이해되지 않으면 남아있는 감정의 찌꺼기를 해결하지 못했다. 상대 감정까지 떠안아 괴로워했다. 자기 기준으로 소화하는 게 아니라 타인이 선을 그어줘야 편안해졌다. 오은영은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엄마와 연결고리가 헐거웠던 탓에 엄마의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자 했던 게 연장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안정적인 사랑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시 이별의 시간이 돌아왔다. 금쪽이는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달려갔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끌어안았다. 1초라도 더 붙잡고 싶은 마음이었다. 엄마도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엄마의 모습도 사라졌다. 슬픔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엄마가 떠난 후에야 금쪽이는 목 놓아 울었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찾았다.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서였다.

한편, 아이들은 아직 엄마 아빠의 이혼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엄마는 아빠가 해외로 일하러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털어놓았다. 오은영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세상이 달라졌기 때문에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오히려 더 큰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진정성과 솔직함이 언제나 최고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장 슬펐을 때는 언제야?"
"엄마랑 아빠랑 떨어져서 살 때요. (아빠는) 미국에 가서 못 봐요. 아빠가 미국에서 나오면 가족들 다 같이 모여서 살고 싶어요." (금쪽이)


속마음을 꺼내놓은 금쪽이의 표정은 조금씩 어두워졌다. 침묵 속에 슬픔의 무게가 느껴졌다. 그러더니 엄마 아빠 얘기를 그만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꾸 생각나서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한 차례 대답을 참더니 "엄마 나 버리지 마, 슬퍼."라고 말했다. 그리고 소리를 참아가며 눈물을 흘렸다. 가슴이 찢어지는 순간이었다.

오은영은 직장 일로 떨어져 지내더라도 그리운 마음을 해결해 주면 아이에게 도움이 많이 될 거라며 '금쪽 처방'을 제시했다. 우선,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로 너희를 버리지 않아. 너희는 내 목숨보다 소중해. 사랑해.'라는 선언을 하라고 조언했다. 절대적 믿음을 줘야 막연한 불안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의 기초가 흔들리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는 법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영상 통화를 활용하기로 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영상 통화를 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했다. 안정적 소통을 하자 엄마를 향한 집착도 줄어들었다. 잠드기 전까지 영상 통화를 하며 금쪽이가 불안을 떨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엄마가 오는 날에도 시간 약속을 정확히 하자 더 이상 보채지 않게 됐다. 아낌없는 사랑 표현도 잊지 않았다. 함께 음식을 만들며 교감하기도 했다.

'색종이 팔찌'를 만들어 세 모녀를 이어줄 애착 연결 고리를 낀 채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활용했다. '우린 언제나 연결돼 있어.'라는 메시지를 기억하게 했다. 또, 엄마와 할머니는 올바른 양육을 위해 육아법을 공부했다. 할머니는 금쪽이가 동생을 때리면 '폭력은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단호히 가르쳤다. 금쪽이는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세 모녀가 마음만은 함께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금쪽이가 안정적 애착을 통해 불안을 떨치고 세상과 부드럽게 융화되길 기대한다. 금쪽이 엄마도 상처를 떨치고 당당히 앞으로의 삶을 살아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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