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선별적 복지의 높은 벽과 한계.. 통합신당, 희망을 제시할 수 있나?

너의길을가라 2014. 3. 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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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제 세 모녀 자살에 대한 대통령의 현실감 없는 발언에 화가 난다 는 글을 통해 수박 겉핥기식인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는 말로 마무리하긴 했지만, 마치 '기초수급자 신청을 하지 그랬어. 왜 멍청하게 노력조차 하지 않은 거야?'라고 다그치는 것만 같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렸던 사람이 그 과정에서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았을까? 아주 미세한 틈에서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발견할 수 있었다면 그들이 그런 선택을 했을까? 대통령의 발언은 현실감이 결여된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와 관련해서 JTBC <뉴스9>의 뉴스가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링크를 걸어뒀다. 기사를 잠시 보고 이야기를 계속 나눠보자. (동영상을 옮겨놓고 싶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실패했다)






- JTBC <뉴스9> 방송 화면 -



공공근로(29만 원)와 노령연금(8만 원), 그렇게 37만 원이 수입의 전부인 75세 박모 할아버지는 왜 대통령의 말처럼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지 않았을까? "딸도 있고 아들도 있고 하니까 그때는 안됐거든… 지금도 신청해도 안 되기 때문에 안 하는 거지 될 것 같으면 왜 안 해" 그렇다. 해도 안 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다.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절차도 지나치게 번거롭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굉장히 많은 요건을 수급자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그다음에 신청해야 (수급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도 가난은 게으름이자 인생의 실패인 동시에 죄악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연명하기 위해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도 잔인하고 비참한 일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 영화 <설국열차>의 한 장면, 정부와 새누리당이 말하는 선별적 복지가 이와 무엇이 다를까? -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가난 때문에 목숨을 끊고 있다. 머나먼 아프리카의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조선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4년 대한민국의 이야기다. 지금 우리의 이야기다. 이것이 그토록 자랑스러운 세계 13위의 경제대국, 1인당 국민소득 2만 4000달러의 실체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무슨 방법이 있을까? 박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인식 수준으로 봐선, 정부에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 그도 역시 마찬가지다. 여전히 새누리당은 성장을 외치고 있지 않나? 거짓으로 증명된 낙수 효과를 아직까지도 주장한다. '떨거지'가 되라고 말하지만, 현실에선 떨거지'조차' 될 수 없다. 또, 반복적으로 선별적 복지를 주창한다. 그렇게 '선별'하고 '선별'해서 복지를 한 결과가 이것인가? 


새누리-신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42.9% vs 39.7% <뉴시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고 한다. 오차범위 내의 결과이니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물론 통합신당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하지만 이제 남은 대안은 통합신당밖에 없는 것 아닌가? (진보 정당들에겐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해해주길)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은 것은 그러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리라. 



- <오마이뉴스>에서 발췌 - 


통합신당과 관련해 할 이야기는 정말 많지만, 부디 복잡한 이야기는 접어두자. 통합신당과 관련한 각종 문제들과 비판들을 잠시 묻어두자.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더 이상 절망한 채 죽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통합신당은 최대한 잡음 없이 창당을 진행하길 바란다. 또, 가능한 한 신속히 마무리짓길 바란다. 만약 창당 작업이 늘어지거나 지분 싸움 등의 논란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당연히 언론은 흠집내기에 돌입할 것이다) 지금의 지지율은 산산조각날지도 모른다.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창당과 관련된 정리를 깔끔히 마무리하고, 하루빨리 통합신당은 국민들 앞에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더 이상 사람들이 가난을 비관한 채 죽어가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나의 가난을 증명하는 비참한 방식으로 삶을 연명하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 방법을 꺼내놔야 한다. 그것이 '보편적 복지제도의 전면적 시행'이든, '기본소득제의 도입'이든 간에 이번에야말로 확신을 갖고 대차게 밀어나가보길 바란다. 주저앉지 말고 끝까지 달려가길 바란다.


사람들은 느끼고 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피부를 엄습하는 공포와 불안을 감지하고 있다. 희망을 보여주길 바란다. 사람들은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나자빠지기 전에 통합신당은 응답하길 바란다. 희망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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