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칭찬합시다

[버락킴의 칭찬합시다] 32. 팬들과 함께 기부까지, H.O.T 장우혁은 진국이다

너의길을가라 2018. 11. 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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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우혁의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woohyukjang/) -


곰탕같이 국물을 우려내는 요리는 갈수록 맛이 진해진다. 우려내면 우려낼수록 그 진가를 발휘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은 처음 봤을 때보다 두 번째가, 두 번째보다 세 번째가 좀더 본연의 모습에 가깝다. 첫 순간에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더라도 언젠간 반드시 사람들을 설득시키고 만다. 그런 이들을 '진국'이라고 부른다. 요즘 말로는 '볼매'인 셈이다. 


H.O.T 장우혁은 '진국'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진정성'이라는 단어도 떠오른다. 그는 H.O.T 내에서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1996년 데뷔 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 세대를 평정했던 H.O.T 였지만, 장우혁은 그 안에서 크게 돋보이지 않는 멤버였다. 강타, 토니안, 문희준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성실한 멤버라는 인상이었다. 어쩌면 장우혁이야말로 H.O.T의 근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캐릭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장우혁은 H.O.T 내에서 과묵한 캐릭터를 연기하도록 주문받았고, 따라서 발언권 자체가 적었다. 말을 아낀 만큼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물론 당시 장우혁이 말주변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또, '댄스 머신'의 아우라를 지켜나가기 위해 장난기를 꽁꽁 숨겨둬야만 했다. 춤 실력만큼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였지만, 능력에 비해 다소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H.O.T로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지만 해체는 불현듯 닥쳐왔다. 결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사건이었다. 오해가 갈등을 불렀고, 갈등은 분열을 야기했다. 멤버들은 두 갈래로 찢어졌다. 장우혁은 토니안과 이재원과 함께 JTL(2001~2004)을 결성해 다시 팬들을 만났다. 2005년에는 솔로 가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H.O.T는 사라지고 없었다.



장우혁에겐 한 가지 오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장우혁이 H.O.T의 재결합을 원하지 않는다.'는 소문 말이다. 당시 댓글에는 그런 소문이 진실인양 퍼져 나갔다. 2016년 7월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장우혁은 "제가 반대할 이유가 도대체 뭐죠?"라고 반문하면서 "저도 재결합을 원하죠. 똑같은 마음이죠."라며 자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사실 장우혁이 H.O.T 시절의 온갖 자료들을 고스란히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가 H.O.T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1999년 H.O.T 멤버들과 함께 했던 콘서트 대본을 보면서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장우혁이 H.O.T의 재결합을 얼마나 원했는지 역시 알 수 있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은데,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이 굉장"하다는 말이 그의 진심이었을 것이다. 


MBC <무한도전>이 마지막 과업으로 결국 H.O.T. 재결합('토토가' 3탄)을 이뤄냈고, H.O.T는 지난 10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를 개최하며 17년 동안 한결같이 자신들을 기다렸던 팬들과 함께 더할나위 없는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힘이 합쳐져 일궈낸 결과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진국' 장우혁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장우혁의 '진정성'이 빛나는 대목이 또 있다. 바로 '기부'다. 지난 10월 25일 장우혁은 공식 팬클럽 WH35와 함께 세브란스 병원에 1억 원을 기부했다. 팬클럽과 함께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며 모금한 돈과 사비를 저소득층 가정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쾌척한 것이다. 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과거 JTL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송년의 밤 행사를 열어 기부에 앞장섰었다.


또, 수년 전부터 팬들과 함께 연탄 봉사, 재활원 봉사, 플리 마켓 개최, 김장 봉사 등 여러 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사회적 공헌을 해왔다. (그로 인한 수익금을 세브란스 병원에 기부한 것이라고 한다.) 장우혁은 화려하기보다 내실을 다지고, 입으로 떠벌리기보다 신중히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다. 이렇듯 그를 알면 알수록 진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장우혁을 어찌 응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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