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미스 미얀마 아웅, 성접대 강요 주장은 사실? 부끄러운 진실 공방

너의길을가라 2014. 12. 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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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침묵을 지켜왔지만 우리나라(미얀마)의 존엄성이 모욕받는 상황에서 내 행동은 조국의 명예를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렸던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2014'에 참가해 우승했던 미스 미얀마 메이 타 테 아웅(16)은 9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에 있는 동안 전신성형과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한편, 주최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아웅이 고가의 왕관을 들고 만 달러 짜리 가슴 성형 수술을 받은 채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약 3개월 동안 계속됐던 진실 공방은 조직위의 자체조사 결과 아웅의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2014'에서 우승했던 아웅은 대회 관계자이자 N 매니저먼트사의 대표인 최 씨와 계약을 체결했고, 음반제작 스케줄을 위해 8월에 다시 입국했다. 계획대로라면 음반제작과 보컬트레이닝 등이 진행되어야만 했지만, 최 씨는 아웅에게 "돈이 없으니 고위층 인사에게 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성접대를 강요했다. 아웅은 "음반을 낼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재계 거물들이 원할 때마다 접대에 나서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의 조직위원장(글로벌 의장 정원영)은 진상규명 조사팀을 만들어 조사를 벌였고, 아웅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 밖에도 최 씨는 사무실과 직원이 있는 것처럼 가장(假裝)해 대회 참가자와 해외 미디어들과 계약을 맺어왔고, 2013년에는 주관사와 협찬사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개인용도로 유용(流用)해서 사기 혐의로 구속(집행유예로 풀려남)되기도 했다고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씨를 조만간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K-POP이 동남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다양한 문화 상품들이 한류 열풍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전신성형 요구'와 '성접대 강요'는 우리 스스로의 '얼굴'을 깎아 먹는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은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아웅의 폭로가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미얀마 현지에서는 반한(反韓)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진심을 담은 사과와 최 씨와 같은 악질적인 '업자'들이 똑같은 수법으로 순수한 K-POP 지망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바로 문제의 N매니저먼트 대표 최 씨가 "내가 미스아시아퍼시픽 조직위 발기인 겸 대표이고 조직위를 이끌고 있는데 무슨 '조직위 자체 결과'를 운운하나"면서 반박 성명을 냈기 때문이다.


최 씨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자. "이러한 허위 사실 유포는 조직위를 음해하는 부산의 정모 씨로 추측하고 있다. 그는 조직위를 사칭하고 다니며 나를 폭행하기도 했다. 그 건으로 이미 형사고소를 한 상황이다. 허위 내용을 근거로 하는 기사나 우리조직위를 침해하는 기사가 있을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알려드린다"


'성접대 강요가 사실'이라는 조직위의 발표에 이어 '조직위를 사칭한 것'이라는 최 씨의 반박이 제기되자 진실게임은 2라운드로 접어들게 됐다. 최 씨가 언급한 '조직위를 음해하는 부산의 정모 씨'는 혹시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의 정원영 조직위원장이 아닐까? 진실규명 조사팀을 꾸린 것이 정원영 의장인 것을 보면 그럴 개연성은 더욱 높아 보인다.



아웅이 제기한 성접대를 둘러싼 공방은 '미스 아시아 퍼시픽 월드' 조직위의 내분으로 변질되었다. 어느 쪽이 진실일까? 물론 섣불리 예단하긴 힘들다. 하지만 한 가지 힌트가 있다면, 지난 9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서는 미스 아시아퍼시픽 월드 조직위 의장인 정원영 씨와 인터뷰([한수진의 SBS 전망대] "미스 미얀마 성형강요? 가슴 작다며 본인이 원해")를 가졌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정 의장은 아웅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었다.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것일까? '아웅은 거짓말쟁이'라고 몰아세우던 정 의장은 모든 책임을 N 매니저먼트사의 대표은 최 씨에게 돌렸고, 최 씨는 허위 사실 유포라고 맞서고 있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간에 부끄러움은 한층 더 짙어졌다. 미인대회를 비롯한 오디션 열풍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이와 관련한 꿈을 갖고 열정을 바치는 전 세계의 청소년들은 고마운 존재가 아닌가?


철저한 을(乙)의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접근해 돈을 뜯어내거나 성접대를 강요하는 추악한 어른들의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만 할 것이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경찰이 나서서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지어야 한다. 잘못한 사람들은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진실 여부에 따라 진심어린 사과도 이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사과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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