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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이 반려견 산책시키는 박세리에게 엉망이라 말했던 이유

너의길을가라 2024. 4. 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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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수많은 고민견을 만났던 KBS2 '개는 훌륭하다'가 봄을 맞아 천만 반려인을 위한 특급 컨설팅으로 찾아왔다. 이름하야 '무엇이든 물어보개', 앞으로 만나야 할 고민견이 훨씬 많은 시점에 제작진은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고자 했다. 전국에서 수많은 제보가 쏟아지고, 보호자들의 간절한 SOS가 물밀듯 들어오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많은 고민견들을 만나기 위한 방안이었다.

"압박을 하긴 해야 할 것 같아요." (강형욱)


첫 번째 고민견은 박세리의 반려견 포메라니안 찹쌀이(수컷, 5살)였다. 박세리는 찹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보스턴 테리어 모찌(암컷, 9살)는 목줄을 채워 산책을 나섰다. 산책 중 관찰된 문제점 중 하나는 '다견 산책'이었다. 방송을 통해 강형욱 훈련사가 여러 차례 지적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두 마리 모두 제대로 돌보기 어렵기 때문에 한 마리씩 산책시키는 게 좋다.

한편, 멈추지 않는 찹쌀이의 짖음도 포착됐다. 강형욱은 의존적인 개가 유모차를 타면 자신이 강해졌다고 생각해 짖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찹쌀이를 바닥에 내려놓으니 더 이상 짖지 않았다. 현재 찹쌀이는 여러 차례의 수술로 다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걷기 힘들어하는 정도였다. 박세리가 찹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이유가 이해가 됐다.

다음으로 리드 줄이 2m 가까이 늘어난 것도 지적 사항이었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1조(안전조치)에 길이가 2m 이하인 목줄 또는 가슬 줄을 하거나 이동장치를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박세리와 만난 강형욱은 이런 문제점들을 얘기하면서 찹쌀이의 과체중 상태도 언급했다. 포메라니안의 평균 몸무게는 평균 1.8~2.8kg인데, 찹쌀이는 4kg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박세리가 찹쌀이의 짖음을 말로만 제지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아무래도 몸이 성치 않다는 부분이 마음에 걸려 단호하게 대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강형욱은 단호한 훈육을 미안해 하는 보호자 입장이 이해가 되지만, 예뻐하기만 하며 훈육을 포기하는 건 잘못된 방식이라 조언했다. 당분간 유모차 탑승도 금지라며, 감싸고 도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분명히 어렸을 때 가족이랑 같이 있고 싶었을 거예요." (강형욱)


두 번째 고민견은 전돗개+골든 리트리버 믹스 몽실이(수컷, 3살)였다. 현재 견사에서 살고 있는 몽실이는 한 번씩 '사고'를 쳤다. 바로 '탈출'이다. 처음에는 견사를 뛰어 넘어 밖으로 나가더니, 그물망을 촘촘히 설치하니 그물망을 다 뜯어버리고 탈출을 감행했다. 천장을 쇠창살로 연결해 놓았더니 이번에는 환풍 구멍의 합판을 뜯었고, 환풍 구멍을 막으니 땅을 파서 탈출했다.

몽실이는 2022년부터 2024년 2년 동안 총 12회 탈출한 화려한 전력을 자랑했다. 그 때문에 몸 곳곳에 탈출의 흔적이 남았는데, 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었다.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히면서까지 몽실이는 왜 계속해서 탈출하는 걸까. 또, 산책 중인 동네의 반려견에 대해 공격성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강형욱은 몽실이의 탈출의 목적은 아마도 '가족 찾기'였을 거라 추측했다.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나간 김에 주변 냄새도 맡고 소변도 보며 자유의 달콤한 맛을 제대로 느꼈으리라. 그러다보니 반복되는 탈출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경험이 없는 초보 반려인과 보통 성격이 아닌 몽실이의 만남이 문제 행동을 더 커지게 만든 측면도 있었다.

고민 해결을 위한 솔루션은 간단했다. 처음부터 튼튼하게 짱짱한 견사를 건축하면 될 일이다. 강형욱은 견사를 지을 때 고려해야 할 팁을 전수했다. 우선, 6면을 모두 막아야 한다. 땅 파기에 특화된 진돗개의 경우에는 펜스를 지면보다 50cm 가량 더 박아서 탈출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 또, 견사 바닥에 보도블록, 나무 판자를 깔아 안전장치를 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야 차단은 필수이다.

"다시 하면 돼요. 될 때까지 하면 돼요." (강형욱)


세 번째 고민견은 스피츠 콩나물(수컷, 16개월)이었다. 전 직장 상사가 키우던 콩나물을 입양해 가족이 된 케이스였는데, 경력 3개월의 초보 보호자들인지라 도움이 필요했다. 초인종 등 외부 소리에 반응해 짖음이 심했는데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 블로킹은 어설펐고, 진징시키기 위해 안아주는 건 하등 도움이 될 리 없었다. 또, 산책할 때도 리즈 줄을 당기는 콩나물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강형욱은 겁이 많은 반려견은 정착 전에는 본성을 은폐하지만, 정착했다고 느끼면 외부인으로부터 집과 보호자를 지키려고 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협적으로 보인 짖음은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이때는 "네가 이 집을 지킬 필요가 없어."라고 보호자의 단호한 통솔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상적인 훈련 시기는 생후 2~3개월이 좋다.

기본 교육이 필요한 콩나물에게는 통제가 어려운 하네스보다 목줄이 필요했다. 강형욱이 리드 줄을 잡아 처음에는 반항했지만, 곧 목줄 핸들링에 순응했다. 보호자는 강형욱의 지시에 따라 목줄을 당겨 압박하며 자연스럽게 '앉아'를 유도할 수 있었다. 강형욱은 기본 예절 교육이 부재는 방치나 다름 없다는 점은 상기시키며, '앉아' 훈련 등 기초부터 튼튼히 다질 것을 당부했다.

초인종 소리에 반응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미 방송에서 수 차례 다뤘다시피 '보상'을 통한 해결 방법이 있다. 초인종 소리에 안 짖을 때마다 먹이를 주면서 외부 자극을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이다. 반복 훈련은 필수였다. 콩나물은 이제 과격한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게 됐다. 강형욱은 집에서도 가족들이 함께 같은 훈련을 되풀이할 것을 조언했다.

천만 반려인 시대를 맞이한 현재, 우리 사회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동물보호법을 강화하고, 반려견 등록제를 시행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이뤄지고 있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초보 반려인들의 경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 부분도 개선해야 할 지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개는 훌륭하다'와 같은 훌륭한 교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직 만나야 할 개가 많다는 강형욱을 말마따나 그의 할 일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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