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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욱이 가장 어려워한 고민견, 그 이유는 무엇일까?

너의길을가라 2022. 9. 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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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 악마 같은 강아지가 있어서 제보하게 됐습니다."



'영국의 웨일즈 지방의 주둥이가 뾰족한 작은 개'라는 의미의 웰시 코기(Welsh corgi)는 주둥이가 나오고 귀가 커서 마치 여우를 닮았는데, 다리가 짧다는 특성이 있다. 또, 소의 뒤꿈치를 물며 몰이를 하던 습성이 남아 있어 보호자가 걸어다니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동을 한다. 욕심이 많은 성격이라 '소유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영리하고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5일, KBS2 <개는 훌륭하다>에는 최연소 신청자(막내딸)가 고민 사연을 보냈다. 영상 속에는 윌시 코기 식빵이(수컷, 5살)가 막내딸을 향해 달려들어 무차별하게 입질하는 장면이 녹화되어 있었다. 막내딸은 집에 혼자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쩔쩔맸다. 막내딸의 몸에는 상처가 많았는데, 모두 식빵이에게 물리거나 도망가다가 생긴 것들이었다.

가족들은 언제 악마 같은 본성이 튀어나올지 모르겠다며 식빵이의 공격성을 불안해 했다. 막내딸은 집 안에서 식빵이를 경계하며 피해 다녔고, 이동할 때마다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럴 때마다 통제는 큰딸의 몫이었다. 큰딸은 당차게 식빵이를 제지했다. 그렇다고 큰딸도 마냥 안전한 건 아니었다. 분가해서 따로 살고 있는 큰오빠가 집이 방문하면 상황이 달라졌다.

큰오빠가 오랜만에 집에 오자 식빵이는 반가워하며 애교를 부렸다. 동생들이 다가가자 식빵이는 갑자기 경계했다. 그러더니 큰딸에게까지 달려들려했다. 큰오빠와 있을 때에는 다른 가족이 근처에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식빵이는 흥분한 나머지 큰오빠의 손도 물어버렸다. 가족들은 안전하지 못하다는 걸 인지하고,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초크체인으로 통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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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요. (공격성) 피할 틈이 없고, 개는 지배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그게 조금 고민이네요." (강형욱)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였다. 식빵이가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 나가는 바람에 119가 출동한 적도 있었고, 사료를 주고 돌아서는 할아버지의 등을 기습적으로 문 적도 있었다. 강형욱은 "등 공격은 사냥인데.."라며 심각해졌다. 등을 공격하는 행위는 매우 드믄 경우로 포식성의 증거였다. 안락사까지 고민했다는 엄마 보호자의 말에 강형욱은 미국이었으면 안락사를 시켰을 거라고 단호히 말했다.

큰오빠와의 관계도 재정립이 필요했다. 식빵이가 큰오빠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소유하려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었다. 손을 한 번씩 무는 건 그 때문이다. 단호한 대처와 강력한 제지가 필요한데, 큰오빠는 오히려 달래주는 느낌으로 식빵이를 대했다. 가족들이 공격을 당하는데 그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솔루션을 위해 출동한 강형욱은 상황을 살폈다. 식빵이는 외부인의 방문에 짖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누구 하나 식빵이를 조용히 시키지 못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냐는 강형욱의 질문에 간식을 주거나 옆에서 만져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올바른 통제 방법이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큰오빠가 식빵이를 만져 주자 식빵이는 더욱 기세등등하게 짖으며 공격성을 보였다. 갈 길이 멀었다.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위험하다는 의식이 조금 부족한 거 같아요. 촬영 끝나면 또 만질 거잖아요, 예쁘다고. 그게 얘한테 협조하고 있는 거거든요." (강형욱)



지금의 식빵이의 문제는 애정만 주고 키운 결과였다. 엄마 보호자는 가여워서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며 자책했다. 강형욱은 훈련을 시작했다. 큰딸에게 큰오빠의 어깨를 치게 한 후 반응을 살폈다. 식빵이는 어김없이 짖었다. 가족들은 순식간에 겁에 질렸다. 큰오빠의 제지는 무력했다. 모두 어쩔 줄 몰라했다. 그 모습을 보며 강형욱은 상당히 큰 문제라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훈련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간단하기까지 하다. 식빵이가 짖을 때마다 목줄을 채면서 통제하면 된다. 단호한 마음가짐으로 강한 압박을 하면 잘못된 습관은 쉽게 교정될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소유욕에 의한 공격성을 보이는 식빵이는 본능적으로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구분할 줄 알고 있는데, 집에서 가장 약한 사람이 막내딸이라는 점이다.

강형욱이 우려하는 부분도 그것이었다. 큰오빠를 중심으로 식빵이를 훈련시키면 큰오빠 앞에서는 말을 잘 듣겠지만, 분가해서 살고 있는 큰오빠가 없는 날에는 약한 대상을 찾아 공격할 게 뻔했다. 큰딸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전히 막내딸은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강형욱은 <개를 훌륭하다> 140여 회 가운데 가장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며 힘겨워했다.

강형욱은 막내딸과 식빵이가 단둘이 있는 시간은 없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 아예 접촉을 금지하라고 조언했다. 사고를 막을 수 없는 환경이라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였다. 사실상 같이 살기 힘들다는 진단을 내린 것인데, 강형욱은 가급적 다른 곳에서 키울 것을 권유했다. 만약 여기서 함께 살다면 너무 압박을 해야 하는데, 이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회의 끝에 식빵이를 데려왔던 작은오빠가 식빵이를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이에 강형욱은 간단한 교육을 시도했다. 큰오빠가 잘 배워서 전달해주기로 했다. 앞서 큰오빠의 어깨를 치면서 식빵이의 반응을 살폈다. 짖거나 반응하지 않으면 이름을 불러주게 했다. 식빵이는 통제를 받자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보디 블로킹으로 식빵이가 주장하는 공간을 부수는 훈련도 이어졌다.

지배하지도 지배받지도 않는 관계가 어려운 식빵이는 카밍 시그널(Calming Signals)을 보냈다. 몹시 당황한 듯했다. 가족들은 그런 식빵이의 모습을 처음 본다며 놀라했다. 다음으로 큰딸이 훈련에 참여했다. 식빵이는 큰딸에게 달라붙어 예쁨을 받으로 했지만, 보디 블로킹을 당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훈련은 반복됐고, 이제 막내딸이 주변에 지나가도 식빵이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식빵이의 문제점은 상당 부분 개선되어 갔다. 막내딸에게 시선이 향할 때마다 목줄 통제로 제압하니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됐다. 그럼에도 강형욱은 막내딸과 함께 집에 있는 시간에는 식빵이를 켄넬에 넣어두라고 조언했다. 안전에는 지나침이 없는 법이다. 또, 자신이 운영하는 센터에 훈련을 받으러 오라며 최선을 다해보자고 힘을 불어넣었다.

2주 후, 만난 식빵이는 보호자들의 꾸준한 훈련 덕분에 훨씬 발전되어 있었다. 예상할 수 없어 더욱 두려웠던 공격성은 사라져 있었다. 식빵이는 야외 통제 훈련과 실내 훈련에서 헬퍼독과 거리가 가까워져도 무반응이었다. 강형욱이 가장 어려워한 사연, 식빵이의 변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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