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된다는 건 매우 취약한 입장에 놓인다는 뜻이다. 의사의 전문성 앞에 환자는 무기력한 존재가 된다. "현재 이런 상태라서 이 방법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면 저항할 방도가 없다. 의사의 진단과 처방은 절대적이다.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이다. 웬만해선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과'는 환자의 무력감이 더욱 도드라진다. 가족 중 한 명이 치통으로 치과를 방문했는데, 병원에서 임플란트를 권했다고 한다. 게다가 몇 개의 치아를 발치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아던 모양이다.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치아를 여러 개 뽑아야 하다기에 덜컥 겁이 났으리라. 지인의 소개를 받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병원을 찾았더니, 이번에는 치아를 살릴 수 있다는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