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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텃세로 1시간 만에 쫓겨났지만, 백종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너의길을가라 2023. 4. 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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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준비 시간은 단 72시간
②자본금 300만 원
③150개 현지 노점과 매출 경쟁
④모든 건 셀프

모로코 마라케시의 야시장, 백종원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솔직히 '이게 될까?' 싶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장사 천재'답게 오히려 의욕에 불타올랐다. 승부욕이 발동된 것이리라. 발빠른 시장 조사를 통해 공략 방법을 떠올린 백종원은 불고기 버거와 갈비탕을 메뉴로 선정했다. 직원들과 함께 준비를 마친 후, 드디어 장사를 개시했다. 과연 백사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

9일 방송된 tvN '장사천재 백사장' 2회에서는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백종원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야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가게 앞에서 신기한 듯 지켜봤다. 관망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백종원은 흔들림이 없었다. 한 명만 입장하면 그 다음부터는 둑이 무너지듯 손님들이 들이닥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오랜 경험이 뒷일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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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손님이 입장했고, 노점은 금세 만석이 됐다. 순식간에 야시장의 핫플이 된 것이다. 직원들도 흥이 났고, 음식을 조리하는 백종원도 신이 났다. 불고기 버거와 갈비탕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뜨거웠다. 장사천재의 손쉬운 성공일까. 그런데 갑자기 노점의 조명이 꺼졌다. 백종원과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별일 아닌 것처럼 넘기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조명은 켜지지 않았다.

잠시 후, 장사를 그만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야시장 측은 손님들이 노점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아예 줄을 쳐서 막기까지 했다. 아직 철판 위에는 불고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고, 음식을 받지 못한 손님들도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제작진도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장사를 시작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었다.

“장사를 하다가 접을 땐 굉장히 기분이 나쁘죠. 그것도 타의에 의해서. 화가 많이 났어요. 일단 난 표정 관리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더라고. (...) 이건 아니다 싶은 거예요. 우리가 떠나더라도 이런 식으로 우습게 보이긴 싫은 거예요.” (백종원)


얕보이고 싶지 않았던 백종원은 짐짓 태연한 척 행동했다. 어차피 받지 못할 새 손님보다 들어와 있는 손님을 챙기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렇게 장사한 지 1시간 10분 만에 첫 장사가 종료됐다. 사건의 전말을 이러했다.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에서는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된 ‘할랄 음식’만 먹을 수 있는데, 백종원네 노점에서 파는 음식을 의심하는 민원이 제기된 것이다.  

물론 백종원은 현지에서 직접 구입한 할랄 고기와 현지 시장의 제품으로만 음식을 만들어 인증도 받은 채 장사를 시작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비무슬림 동양인의 음식을 신뢰하지 않았던 일부 사람들의 민원을 접수한 야시장 관계자들이 장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조명을 꺼버러니는 건 이해하기 힘든 처사였다. 일종의 텃세였다.

제작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야시장의 민원 담당자를 만나 사정을 설명했으나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야시장 노점을 접어야 했다. 해외 장사의 예상하기 힘든 변수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과연 이대로 장사를 접어야 하는 걸까.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작진은 백사장이 다시 도전할 새로운 가게를 물색했다. 하지만 선뜻 가게를 내주겠다는 이를 찾기 힘들었다.

“나도 장사를 하다가 중간에 장사 못 할 일들 생기고 많았지. 제일 중요한 것은 감정을 다스려야 해.” (백종원)


장사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데도 백종원은 제작진의 소식을 기다리며 뭐라도 하려 분주했다. 허탈하고 씁쓸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12군데에서 거절당했다는 얘기에 힘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정말 다행히도 마라케시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이맘 무슬림 가리에서 가게를 찾았다. 관광객은 전혀 없고 현지인 위주의 로컬 상권이었다.

배타적인 반응이 예상됐다. 철저히 이방인인 채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야시장보다 난도는 더욱 높아진 셈이다. 그래도 장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소식에 백종원은 반색했다. 야시장에서 노점을 열 때와 마찬가지로 첫 단추는 시장조사였다. 새로 장사를 시작할 곳은 야시장보다 물가가 훨씬 저렴했다. 그곳에서 다른 식당들과 경쟁하려면 가격을 낮춰야만 했다.

가격을 낮춘다면 원가를 낮추는 건 당연했다. 백종원은 양 조절이 가능한 고기에서 원가를 낮추기로 결정했고, 적어진 고기는 양파를 듬뿍 넣어서 보완하기로 했다. 그리하면 원가를 30~40%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제 불고기 버거의 가격을 정하는 일만 남았다. 백종원은 현지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서 불고기 버거의 가격을 20DH으로 정했다.

2일차 장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기를 철판 위에 올리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백종원은 선풍기를 이용해 불고개 냄새를 퍼뜨려 모객에 활용했다. 신선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한 차례 손님들이 빠져 나가자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백종원은 불고기가 아직 남아 있는데도 다진 고기를 철판 위에 올렸다. 그가 고기를 또 볶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종원은 비록 손님이 없을지라도 퍼포먼스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음식 장사하는 사람은 계속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님이 없다고 두 손 놓고 무기력하게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백종원이 철판 앞에서 고기를 굽고 철판을 두드리자 거짓말처럼 다시 손님들이 몰려와 관심을 보였다. 어느새 테이블이 만석이 됐다. 역시 괜히 장사천재가 아니었다.

다만, 급히 장사를 재개하다보니 현지인 알바가 없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빈번히 발생했다. 예고편에서 백종원은 영업 2일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문이 좋게 났다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겠지만, 그 반대라면 손님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가게 앞은 한산하게만 했고, 야심차게 준비한 새로운 메뉴(매운 갈비찜)에 대한 반응도 시원찮았다. 장사천재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과연 백종원은 어떤 방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낼까. '장사천재 백사장'을 통해 위기의 상황을 타개하는 백종원의 대처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불어 수많은 경험에서 우러나는, 순간순간 발휘되는 백종원의 노하우도 흥미롭기만 하다. 무엇보다 장사에 임하는 백종원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사천재 백사장'라는 프로그램의 가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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