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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날 엄마네" 금쪽이 성장 막는 엄마, 오은영이 한마디 한 까닭

너의길을가라 2024. 1. 1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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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같은 내새끼'를 시청하다보면 줄기차게 드는 생각이 있다. 오은영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모들은 자녀(금쪽이)의 문제 행동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을 요구한다. 그런데 방송을 지켜보면 "금쪽이'만'의 문제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솔루션이 진행되면 부모 내면의 '어린아이'가 돌출된다. 성장 과정에서 겪은 아픔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자녀와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본질은 금쪽이가 아닌 게 아닐까.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비극의 시작은 그 사실을 직시하고 본인을 돌아보는 부모가 드물다는 것이다. '나는 문제가 없는데, 나는 잘 키웠는데, 쟤가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소통은 어려워진다. 결국 자기 성찰이 모든 문제의 핵심이다. 육아라고 하등 다르지 않다.

12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외)할머니에게 적대적인 사춘기 소녀와 항암 치료 중인 엄마의 두 번째 사연이 공개됐다. 방송이 진행될수록, 앞서 언급했듯, 이것이 단지 금쪽이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쪽이는 무리한 하루 계획표를 세우고 이를 지키지 못해 엄마와 갈등을 빚었다. 하지만 오은영은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라며 좋은 신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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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금쪽이는 방송 모니터링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할머니를 향해 욕설을 내뱉는 심각한 장면을 지켜보던 듬쪽이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가 감상을 묻자 할머니 탓으로 돌리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은영은 깊은 이해 없이 보이는 모습만 보면 금쪽이는 못된 아이지만, 직접 금쪽이를 만나봤던 그는 '오해'라고 해명에 나섰다.

변화의 첫 단계는 '인정+인식'인데, 이때 자기 객관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금쪽이는 문제 행동을 할 때마다 엄마와 할머니에게 혼나기 바빴고,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릴 기회가 현저히 부족했다. 되려 금쪽이의 자기 객관화를 막은 셈이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변화를 도와주려면 문제를 지적만 할 게 아니라 엄마와 할머니에게도 자기 객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큰일 날 엄마네." (오은영)


헬스장에서의 장면은 엄마의 변화가 어째서 시급한지 명확히 보여줬다. 금쪽이는 PT 코치의 지시에 따라 의욕적으로 운동에 임했는데, 엄마는 그런 금쪽이를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을 짖더니 "못하겠으면 못하겠다고 얘기해도 돼."라고 만류했다.   갑작스러운 금쪽이의 변화에 엄마는 당황해서 안절부절 못했다. 응원보다 포기를 권유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 어떻게 봐야 할까.

우선, 오은영은 집에서는 무기력하던 금쪽이가 헬스장에서 의욕적으로 변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코치가 운동의 의미와 명확한 목표를 먼저 설명해주자, 이를 통해 동기 부여를 얻은 것이다. 그런 후 금쪽이에게 포기를 권유한 엄마의 속마음에 대해 물었다. 엄마의 마음 기저에는 '죄책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금쪽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기 힘든 것이다.

오은영은 포기를 권유한 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엄마 자신을 위한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힘들더라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면 경험해나가도록 응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 견디는 힘이 부족하면 불안이 높아지기 때문에 엄마의 죄책감이 금쪽이의 성장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부모와 아이는 분리된 인격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한편, 할머니와 엄마의 갈등도 심각했다. 엄마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음식을 많이 했다며 할머니를 타박했다. 모녀 간에 언성이 높아졌고, 상처되는 말들이 난무했다. 서로에게 뿌리 깊은 서운함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상대방에게 꽂혔다. 물론 양측 모두 이해되는 측면이 있었다. 자식 사랑을 음식에 담는 할머니와 항암 치료 생계를 걱정하는 엄마, 그들의 마음에는 억울함이 가득했다.

오은영은 금쪽이네 대화의 공통점으로 '상대에 대한 수용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대화를 시작하면 각자의 입장을 말하기에 급급했다. 금쪽이와 할머니의 대화는 할머니의 일방적인 잔소리로 채워졌고, 엄마와 할머니의 대화는 비난과 방어로 일관됐다. 엄마와 금쪽이의 대화도 불통 그 자체였다. 깊은 대화는 꿈도 꿀 수 없었고, 정서적인 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아빠가 내 반이고 엄마가 내 반인데 서로 갈라졌어." (금쪽이)


흥미로운 점은 금쪽이와 아빠와 시간을 보낼 때는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된다는 것이었다. 공원에서 특별한 걸 하지 않아도 깊은 정서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생활용품점에서도 가격표를 꼼꼼하게 살피며 물건을 구입했다. 아빠가 용돈 안에서 맞춰 구입하라고 제한을 했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금쪽이는 훌쩍이며 '이혼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엄마가 부럽다'고 말했다.

감정 표현에 서툴던 금쪽이가 속마음을 꺼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금쪽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기보다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고 이해시키는 데 급급했다. 오은영은 "마음, 생각, 해결은 모두 다"르다고 설명하면서 엄마가 (금쪽이의) 마음을 해결해 주려 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 조언했다. 이때는 아이가 느끼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수긍해줘야 한다.

솔루션은 할머니와 엄마, 모녀 관계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엄마와 할머니는 여전히 비난과 방어를 이어가며 평행선을 달렸다. 이대로 솔루션이 실패하나 싶었는데, 엄마가 갑자기 눈물 흘리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 토로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할머니가 먼저 사과에 나섰고 둘은 극적인 화해에 이르렀다. 또, 엄마와 할머니는 금쪽이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쉼없이 이어갔다.

충동 조절이 힘든 금쪽이는 참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양궁 수업에 참여했다. 앞서 헬스장에서도 확인됐다시피, 명확한 이유와 목표가 제시되자 금쪽이는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가족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나갔다. 금쪽이는 이전과 달리 아침 일찍 일어났고, 엄마는 진한 애정 표현으로 화답했다. 할머니도 입에 밴 '근데'를 버리고, 금쪽이와 긍정적 소통을 시도했다.

엄마의 생일 파티, 금쪽이는 자신을 떠나지 말라고 소원을 말했고, 엄마는 병마와 싸워 이겨 가족 곁에 머물겠노라 약속했다. 부디 그 다짐이 지켜지길, 금쪽이네에 벅찬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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