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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실패 '중꺾마' 이원희의 도전, '피지컬100 시즌2'가 준 특별한 감동

너의길을가라 2024. 4. 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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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하면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와, 이거보다 더 잘할 순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정말 후회 없는 경기 한 거 같습니다." (이원희)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최약체가 분명했다. 피지컬이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였다. 여성이 2명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약점이었다. 리더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한 순간도 포기하지 않았다. 상황에 맞는 전략을 제시해 팀원들의 불안을 잠재웠고, 구심체 역할을 하며 단단한 팀워크를 이끌어 냈다. 또, 팀원들을 독려하며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 도왔다.

그 결과, 두 번째 퀘스트(5대 5 미로 점령전)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값진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팀원들을 100% 신뢰하고 있었기에, 반대로 팀원들 역시 팀장을 믿고 따랐기에 가능한 성취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피지컬100 시즌2'에서 이원희 팀장의 리더십이 벅찬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 유도 최초 그랜드슬램을 달생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 '피지컬 100'이 시즌2로 돌아왔다. 시청자 반응은 헬스장의 열기를 연상시키듯 뜨겁다.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연출 장호기)'는 지난 달 18일부터 24일까지 610만 뷰, 2,5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전 세계를 상대로 잔뜩 성난 근육을 제대로 뽐낸 셈이다.

출연자의 면면도 놀랍다. 시즌 1의 충격을 뛰어넘는 강렬한 피지컬의 향연이 펼쳐졌는데, 다양한 운동 경력의 출연자들이 기세 좋게 참여했다. 한국인 최초 UFC 진출자 김동현,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타노스'라 불리는 보디빌더 김민수, 주짓수 브라운 벨트의 배우 이재윤, 시즌 1에서 아쉽게 탈락하고 절치부심해 돌아온 홍범석, 완벽한 몸을 지닌 코르스핏터 아모띠 등 셀 수 없이 많다.

김동현 팀(정대진, 고종훈, 이호연, 위성오)
홍범석 팀(깁슨, 강청명, 설영호, 박하얀)
안드레진 팀(장용흥, 박우진, 파워후야미, 정유인)
이재윤 팀(조성빈, 이현정, 저스틴 하비, 주민경),
이원희 팀(박다솔, 함영진, 임수진, 김영찬)
정지현 팀(아모띠, 이장군, 김지혁, 김민수)

7회까지 진행된 '피지컬 100 시즌2'는 세 번째 궤스트 '광산 운송전'이 한창이다. 패자부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정지현이 아모띠, 이장군, 김지혁, 김민수 팀원으로 선택하며 '어벤져스' 팀을 탄생시켰다. 자연스럽게 다른 팀들이 견제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정지현 팀은 턱걸이에서 승리하며 조 편성 특권을 획득했고, 최약체로 꼽히는 이원희 팀을 먼저 지목한 후 안드레진 팀까지 골랐다.

'광산 운송전'은 총 4라운드로 치러지는데, 각 라운드 별로 1위는 3점, 2위는 2점, 3위는 1점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총점 최하위 1팀만 탈락한다. '어벤져스' 정지현 팀이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시됐고,  자연스레 안드레진 팀과 이원희 팀이 2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펼쳐졌다. 이원희 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였지만, 전략만 잘 세운다면 승산이 충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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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퀘스트 '미로 점령전'에서 점령지 한 곳을 포기하고 두 곳에 올인하는 과감한 전략으로 승리했던 이원희는 이번에도 힘과 스태미나가 중요한 '광차 짐 나르기(1, 2라운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공중 짐 나르기(3, 4라운드)에 힘을 싣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다보니 이원희가 짐 나르기 선수로 선택한 김영찬(택견 선수)과 박다솔(유도 선수)은 상대 팀들에 비해 극단적으로 열세였다.

여성 1명이 포함된 구성이다보니 모래를 많이 싣고 운반할 수 없었다. 게다가 정지현 팀에는 '타노스' 김민수까지 출전한 터라 1위는 언감생심이었다. 박다솔과 김영찬은 최선을 다했으나 피지컬의 격차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결국 3위로 퀘스트를 마감했다. 승패가 결정된 상황 속에서도 이원희는 끝까지 팀원들을 격려하며 응원했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했다.

'공중 짐 나르기'에 올인하는 전략을 세웠지만, 이번에는 녹록하지 않았다. 이원희는 3라운드와 4라운드 모두 출전을 자청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3라운드(2인전)에서 상대 팀에 밀려 고전했다. 또, 짐이 움직이지 않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며 재경기에 돌입해야 했다. 매뉴얼에 따라 2시간의 휴식 후 다시 경기를 뛰어 가까스로 2위를 차지했다.

이제 탈락 팀을 결정짓는 최종 라운드만 남아 있았다. 긴장감이 그 어느 때보다 터진 상황에서 가장 연장자인 이원희가 다시 철봉을 잡았다. 리더로서 팀원에 대한 책임을 다하려는 태도가 엿보였다. 하지만 이미 두 번이나 게임을 뛰었던 터라 체력이 떨어진 게 역력했다. 결국 체력을 잘 비축하고 있던 아모띠(1위), 박우진(2위)이 앞서나갔고, 이원희는 조금씩 뒤쳐졌다.

결과는 이미 결정된 상황에도 이원희는 철봉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한 팔 한 팔 내딛었다. 팀원들은 부상을 염려했지만, 이원희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갔다. 앞서 '광차 짐 나르기'에서 자신의 팀원들을 격려했듯 말이다. 아뿔싸! 이원희의 손이 미끄러졌다. 아래로 떨어진 그는 다시 첫 포지션으로 돌아가 철볼에 매달렸다. 승부를 대하는 그의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과거의 내 고생한 패자의 몸 이제 가고, 다시 승자의 몸으로 태어나겠습니다." (이원희)

결과를 얘기하자면, 이원희는 다시 철봉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경기는 종료됐다. 팀원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한 이원희는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원희를 원망하거내 탓하지 않았다. 그들은 아낌없이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의 중심에 이원희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같이 경쟁했던 다른 팀원들도 존경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원희는 '피지컬 100 시즌2'의 우승자가 아니다. 탈락자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깊은 감동을 줬다. '피지컬 100'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직관적으로 볼 때) 우락부락한 근육으로 상징되는 압도적 신체적 능력과 힘이지만, 프로그램을 보면 볼수록 이원희가 보여준 것과 같이 조건과 환경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의지, 꺾이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 집중하게 된다.

'중꺾마' 이원희의 '피지컬 100 시즌2'에서의 도전은 끝났지만, 그는 다시 승자의 몸으로 태어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그건 '피지컬 100'을 시청하는 모든 이들의 여정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메시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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