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신세계>, 한국판 <무간도>의 성공적인 결과물?

너의길을가라 2013. 2. 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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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와르.. 참 매력적인 장르죠? 저는 개인적으로 '느와르'를 좋아합니다. 같은 조폭을 소재로 하더라도 '코미디'는 질색이지만, '느와르'는 좋아합니다. 진한 남자들의 냄새, 그 욕망의 강렬함, 그 비릿한 느낌을 좋아하는 것이겠죠. 


<신세계>는 캐스팅에서 일단 포인트를 얻고 가는 영화입니다.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물론 이정재는 제외하실 분들이 많겠죠?) 캐스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해드리자면, 최민식이 시나리오를 받아들고는 황정민과 이정재에게 '시나리오 한 번 읽어봐라. 나는 니들과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다죠? 최민식 씨가 이렇게 캐스팅의 전면에 나선 것은 감독 '박훈정'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감독 박훈정과 최민식의 인연은 <악마를 보았다>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바로 '박훈정' 씨였습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골드문'이라는 조폭 조직에 경찰 측에서 내부 첩자를 심고 통제하려고 시도하는 내용입니다. 당연히 <무간도>가 떠오르시죠? 그렇습니다. 결국 <신세계>는 <무간도>를 얼마만큼 한국적으로 표현해내는가, 거기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어차피 <무간도>를 뛰어넘는 줄거리는 탄생할 수 없으니까요. 


전반적으로는 무난합니다. 시종일관 예상을 뛰어넘지 못하고, 평균에서 맴돈다고 할까요?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의심할 여지 없이 훌륭합니다. 최민식(강과장)은 이제 한걸음 뒤로 물서서서, 황정민(정청)과 이정재(이자성)을 돋보이게 하는 서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합니다. 그럼에도 그의 연기는 언제나 그렇듯 탁월합니다. 얼굴의 주름으로도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나 할까요? 


영화에서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는 황정민이 연기한 '정청'입니다. 황정민이 조폭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과거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서 '백사장' 역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었죠. 처음에는 스타일상 '백사장'과 어렴풋이 오버랩되기도 하지만, 그런 불안감(?)은 곧 떨쳐버릴 수 있게 됩니다. <신세계>를 <무간도>와 차별화시키는 유일하고도 강력한 요소가 바로 '정청'이라는 캐릭터입니다 . '정청'은 이중적인 성격을 지닌 캐릭터인데, 극악하고 매우 잔인하면서도 동생에게는 한없는 신뢰와 의리를 베풉니다. 이 성격이 극대화되는 지점이 바로 <신세계>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거겠죠? 사실상 <신세계>의 유일하게 흥미로운 지점은 '정청'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정재는 무난하게 이자성 역을 연기했지만, (사실상 '이자성'이 메인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강인한 인상으로 와닿진 않았습니다. 뭐, 캐릭터 자체가 무던하게 표현된 탓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자성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고 설명하는 내용들이 많이 편집된 듯한 인상을 줬습니다.) 오히려 박성웅의 연기가 생각보다 많이 돋보였고, 송지효는 극에서 겉도는 듯한 인상을 주더군요. 굳이 여자 배우를 쓸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좀 애매한 설정이었습니다. 


지난 23일, <신세계>는 33만 6428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7번방의 선물>과 <베를린>이 서서히 막을 내릴 시기에, 개봉한 <신세계>는 당분간 흥행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개봉한 <분노의 윤리학>이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신세계>의 흥행 가도에 청신호를 비춰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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