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신경숙 표절에 대한 조정래의 일침, 그러나 결국 구조의 문제다

너의길을가라 2015. 7. 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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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가는 최선을 다하고, 그러고도 자기의 능력이 부치면 그만 물러가는 게 정도다. 운동선수만 은퇴가 있는 게 아니라 예술가도 '아 도저히 능력이 안 되겠다' 그러면 깨끗이 돌아서야 한다. 표절은 자살행위이면서, 그의 작품이 새롭다고 믿고 그의 작품을 통해서 자기 인생의 여러 가지를 구하고 신뢰를 가지고 읽어준 독자들의 영혼을 죽이는 타살행위다"


소설가 난(持難)다. 난 6월 16'트'에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하며 다. "2000년 가을 즈음부터 줄줄이 터져 나온 신경숙의 다양한 표절 시비들을 그냥 시비로 넘겨버리면서 이후 한국 문단이 여러 표절 사건을 단호하게 처벌하지 않는 악행을 고질화 · 체질화시켰다"다.



실로 통렬한 비판이었다. "확실한 증표가 있는 와중에도 한국문단의 ‘침묵의 카르텔’이 있"고 "일종의 내부고발자가 돼버려 자신의 문단생활을 망치고 싶지 않은 것"다. 이응준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신경숙에 대한 표절 의혹은 그가 처음 제기한 것이 아니다.


이미 2000년 문학평론가 정문순 씨가 『문예중앙』 가을호에서 「통념의 내면화, 자기 위안의 글쓰기」라는 기고문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95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에 실린 단편 '전설'은 명백히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 '우국'의 표절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응준(왼)과 정문순(오)


"일제 파시즘기 동료들의 친위쿠데타 모의에 빠진 한 장교가 대의를 위해 자결한다는 '우국'의 내용과 한국전쟁 때 한 사내가 전쟁터에 자원입대해 실종되는 '전설'은 남편들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버릴 때 남은 아내들의 선택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점에서 주요 모티브부터 유사하다"고 꼬집었지만 당시의 한국문단은 침묵으로 응수했다.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오히려 신경숙은 다. 각광받는 작가였고, 1990년대를 대표하는 한다. 는 2001제25고, 2003<동보> 예와 2004다.



다. 15다. , 다. 로 '성'즌(자)다. 이응준의 글이 화제가 되자 신경숙은 2000년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이응준의 비판이 있었던 16일, 그 바로 다음 날 신경숙과 '창비'는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했다.


- 신경숙의 입장

"오래전 <금각사> 외엔 읽어본 적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우국>)은 알지 못한다. 이런 소란을 겪게 해 내 독자분들께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나를 믿어주시길 바랄뿐이고,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


- 창비 문학출판부의 입장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 유사한 점이라곤 신혼부부가 등장한다는 정도이다. 또한 선남선녀의 결혼과 신혼 때 벌어질 수 있는,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다.(문장 자체나 앞뒤 맥락을 고려해 굳이 따진다면 오히려 신경숙 작가의 음악과 결부된 묘사가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


신경숙은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독자들에게 풍파를 함께 해왔듯이 자신을 믿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창비'는 한술 더 떠서 '두 작품의 유사성을 비교하기가 아주 어렵'다면서 '성애에 눈뜨는 장면 묘사는 일상적인 소재인데다가 작품 전체를 좌우할 독창적인 묘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마사오 유키오의 묘사보다 신경숙의 그것이 '더 비교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다'나?



다. 위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비'가 내놓은 다. 욱 격화됐고,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은 6월 23된 <문>서 자신의 절 사실다. 물론 애매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한 것이었지만.


문제가 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우국』의 문장과 『전설』의 문장을 여러 차례 대조해 본 결과, 표절 문제를 지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을 비롯해 제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제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게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탓다.


'표절 문제를 지적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자기다. 그러면서 신경숙"아무리 생각해봐도 임기응변식 절필 선언은 할 수 없다. 나에게 문학은 목숨과 같은 것이어서 글쓰기를 그친다면 살아도 살아있는 게 아니"시 '문학이란 땅에서 넘어졌으니 그 땅을 짚고 일어나겠'다.


국민일보


물론 신경숙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문학평론가 윤지관은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이 '미숙한 시인은 흉내 내지만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고 말했던 것을 인용하면서 "작품과 작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전설』에서 신씨는 자신이 엘리엇이 말하는 '좋은 시인'임을 보여줬다"는 괴상한 쉴드를 치기도 했다.


소설가 복거일은 "작가는 화학적 결합을 하면서 문학적 단련, 즉 달구고 때리고 하는 작업을 반복해야하는데 이걸 게을리 해 표절시비가 나오는 것"이라면서 "누구도 표절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걸 걸러내는 것이 출판사 편집자가 해야 할 일"이라며 그 책임을 출판사 쪽으로 떠밀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표절을 일삼는 작가와 이를 방임(하는 수준을 넘어 옹호하는)하는 문단의 문제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역시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조정래의 따끔한 일침으로 신경숙과 관련한 표절 시비는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뭔가 찜찜하다. 신경숙 하나만 도려내면 끝일까? 거듭해서 제기되는 '표절 논란'은 작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마무리지으면 그만일까? 애초에 신경숙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정문순은 표절이 계속되는 원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문단자체가 표절을 양산하는 구조다, 신씨가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다. 표절을 해도 괜찮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표절해도 출판사가 옹호하는 분위기이다. 돈이 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문단의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다. 이어야 다.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의 신경숙은 또 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 까? "과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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