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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잘 잊히는 집도 있다. 그 집들은 절대 과거의 치욕이나 오랜 원한 등을 담지 않는다. 그 집의 계량기는 늘 '0'을 가리키고 그 안에 놓인 기억의 수첩은 여려 때마다 첫 페이지가 펼쳐진다. 그곳에서는 매일 삶이 시작되고, 여전히 모든 것이 가능하며, 틀에 박힌 일상이란 하나도 없다. 그렇게 그 집에는 과거도, 우울도 없고, 어쩌다가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그 집에 살았다는 기억도 없다.
- 페르난도 레온 아라노아, 『여기 용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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