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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졌지만 여전한, 여전하지만 달라진 '환승연애3'

너의길을가라 2024. 1. 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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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청자들을 밤잠 설치게 했던 연애 리얼리티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가 3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12월 29일, 공개와 동시에 티빙 오리지널 중 유료가입기여자수 역대 1위 경신. '환승연애3'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환승연애2'는 16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했는데, '환친자('환승연애' 시리즈에 미친 사람들)'들이 과몰입 태세를 갖춘 만큼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다양한 커플의 유형을 담았기에 이별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환승연애3' 김인하 PD)


127분, '환승연애3' 1회의 분량이다. 이렇듯 웬만한 영화의 런닝타임을 고수하는 건 '환승연애'만의 특징이다. 이 정도면 지루할 법한데, '환승연애'는 그 반대다. 오히려 짧게 느껴질 정도다. 관찰 내용, 출연자 인터뷰, 패널들의 리액션과 코멘트까지 3박자가 어우러져 완성도가 높다. 특유의 몰입감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으로 사로잡기 때문에 2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출연자의 X(전 연인)를 예측하는 과정은 '환승연애'만의 독특한 재미다. 제작진은 정교한 교차 편집을 통해 시청자를 교란한다. 섣불리 예측에 나섰다가 민망한 경우가 허다하다. '환승연애3' 첫 회에서 첫 번째 X커플(휘현X혜원)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역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 경력자 패널들을 엄청난 충격에 빠뜨렸다. 경제적 문제로 이별한 두 사람의 사연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어.. 되게 차갑다." (휘현)
"'조휘현'밖에 모르던 그 시절은 이제 없지." (혜원)

이번 시즌에도 시즌2의 히로인 성해은처럼 첫 등장부터 눈물을 쏟는 출연자가 있었다. 티저 영상에서 유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1회에서 다혜는 X가 보낸 곰인형 반달이를 받고 추억에 잠겨 눈물을 쏟았다. 헤어진 X를 비롯한 출연자들과 한집에서 생활하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 출연자들의 감정 변화는 벌써부터 ’환연앓이‘를 하게 만들 정도로 몰입도가 놓았다.

패널들의 캐미도 여전했다. 2번의 시즌을 함께 한 패널들은 더욱 돈독해졌고, 서로의 성향도 잘 파악하고 있어 훨씬 유기적이었다. 패널들의 리액션을 스킵하는 다른 연애 리얼리티와 달리 '환승연애'는 패널들의 코멘트에도 남다른 재미가 있다. 유리와 사이먼 도미닉은 마치 남매처럼 투닥거리고, 김예원은 특유의 감성으로 출연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무엇보다 이용진의 유머는 분위기를 이완시키는 데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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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달라진 점도 눈에 띠었다. 우선, 새로운 설정인 '인연의 실타래'가 눈길을 끌었다. 출연진들은 셰어하우스 입주에 앞서 '타래룸'으로 안내되었는데, 그곳에서 "당신의 속마음을 매듭으로 표현해 주세요."라는 요청을 받았다. 휘현은 실타래 앞에 망설이다 돌아섰지만, 혜원은 주저없이 끊어내는 모습이 담겼다. 6개월을 교제한 두 사람의 현재 입장이었다. 과연 다른 커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별 택배'도 시즌3부터 도입된 새로운 설정이었다. 입주 1일차, 첫 저녁 식사를 마친 출연자들 앞으로 의문의 상자가 배달됐다. 저마다 크기가 제각각이었던 그 상자의 정체는 바로 각자의 X가 보낸 물건이었는데, 연애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가 담긴 상징과도 같았다. 각자의 택배를 열어 본 출연자들은 그 물건과 관련한 추억들을 회상하며 웃음 짓기도 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우려스러운 지점도 있었다. 최근 ENA '나는 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 등 많은 연애 리얼리티들이 진정성 논란으로 시끄럽다. 방송 경력을 숨긴 채 출연을 한다거나 홍보 목적을 노골적으로 내비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도 화제성을 위해 이를 묵인해 씁쓸함을 더했다. '환승연애3'에도 걸그룹 출신의 다혜, 미스코리아 출신 인플루언서 유정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물론 '환승연애2'에서도 JTBC 스포츠 아나운서 나연이 출연하긴 했지만, 당시 희두와 X커플로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질감이 없었던 점을 상기하면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이르다. 다만, '환승연애3'의 성패는 결국 출연자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셰어하우스 생활에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즌2에서는 최이현이 규칙 위반으로 퇴소하며 논란이 됐다.)

PD가 교체(이진주 PD→김인하 PD)되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환승연애3'가 이번에도 '환연앓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인연의 실타래', '이별 택배' 등 새로운 설정이 몰입도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까. 출연자들은 X와 재결합을 선택할까, 다른 인연과 새출발을 나서게 될까. 5일 낮 12시에 공개될 2, 3회가 '환승연애3'의 중요한 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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