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국민사형투표'로 입증, '대세 배우' 임지연은 멈추지 않는다

너의길을가라 2023. 8. 12. 15:26
반응형

장르불문 종횡무진, 그야말로 임지연의 시대이다. 신들린 연기로 악랄한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 역을 소화했던 넷플릭스 '더 글로리' 출연 이후 그의 위상은 천양지차이다. 물론 임지연이 '더 글로리'라는 수작(秀作)의 수혜를 입은 건지, '더 글로리'가 살벌한 연기력을 선보인 임지연의 덕을 본 건지 논란(?)의 여지는 있다. 그만큼 작품과 배우의 합이 좋았던 게 사실이다.

임지연은 안주하는 법이 없다. 대중의 인기를 얻었음에도 '스타'로 만족하기보다 '배우'의 길을 묵묵히 이어 걸었다. 곧바로 ENA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가정폭력 피해자 추성은 역을 맡아 광기어린 연기를 선보였다. '남편 사망 정식'으로 알려진 짜장면 먹방은 화제가 됐다. 임지연의 활약으로 '마당이 있는 집'은 최고 시청률 2.97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했다.

"예전에는 예뻐보여야 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생각의 관점이 바뀌었다. 내가 그 인물로 잘 있으면 그게 예쁜 거라는 걸 알게 됐다." (임지연)


영화 '인간중독(2014)'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임지연은 파격적인 19금 멜로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본인은 노출 연기가 있었던 만큼 부담이 없지 않았던 모양이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임지연은 시사회에 온 엄마가 "꽃다발을 주시면서 '우리 지연이가 너무 예쁘다'라고 해주시는데 그때 그 순간이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는 제일 큰 버팀목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임지연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영화 '간신', '럭키', '타짜: 원 아이드 잭', '유체이탈자'에 출연했고, 드라마 '상류사회', '대박', '불어라 미풍아',  '웰컴2라이프', '장미맨션',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갔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번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었고,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있었다.

반응형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말 그대로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그라고 왜 지치지 않았겠는가. 그때마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건 엄마였던 모양이다. 임지연은 "'왜 이렇게 나는 안 되지? 잘 못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를 응원해 주던 엄마의 그 웃음이 잊히지 않아서 그래서 자꾸 그 순간이 떠오르는 것 같”다며 힘든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더 글로리'로 연기 포텐을 터뜨린 임지연에게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도 물 오른 연기력을 인정받았기에 기세는 더욱 뜨겁다. '더 글로리'에서 송혜교, '마당이 있는 집'에서는 김태희와 '워맨스'를 선보였던 그는 영화 '리볼버'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며 전도연과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 덕분에 '언니들 컬렉터'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그만큼 핫하다는 얘기다.

"주현이는 어두울 수 있는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인간적이고 친근한 캐릭터예요."


도대체 임지연은 언제 쉬는 걸까. 지난 10일 첫 방영된 SBS 새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에서 임지연은 정의감 불타는 본청 사이버수사국 5년차 경위 주현으로 돌아왔다. 누적 조회수 1억 3천만 회를 기록 중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악의 정점'에 있던 박연진 캐릭터가 아직 대중의 잔상에 남아 있지만, 임지연은 과감하게 정의로운 경찰 역할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부담이 있진 않았을까. 제작발표회 사회를 맡은 박경림이 "극과 극 연기가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임지연은 "'전작 생각 안 나게 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작품에 녹아서 인물로서 잘하면 자연스럽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임지연다운 답변이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그의 연기가 적중했다고 해야 할까. '국민사형투표'는 첫회 시청률 4.1%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박성웅, 박해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확실히 존재감을 보여준 데다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임지연의 활약이 돋보였다. 연출을 맡은 박신우 PD는 임지연 캐스팅에 대해 "3년 전부터 원픽이었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세 배우'라고 불러도 어떤 이질감도 없는 임지연, 그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질 듯하다. 10년 동안 다져온 저 탄탄한 필모그래피 위에 임지연이 어떤 작품들을 더 쌓아나갈지 기대가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