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서재

『심야 라디오』, 좀 가볍고 너무 착한 철학 에세이

너의길을가라 2014. 1. 5. 07:10




반성이란 나의 잘못을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보는 것이지요. 따라서 올바른 반성이란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선, 책(표지)이 예뻤고, 제목에서 느껴지는 따스함이 좋았다. '라디오'라는 말이 주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에 '심야'라는 시간적인 개념이 가미되니까 묘한 느낌이 들었다.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에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눈다는 느낌이랄까?


약간의 설렘과 함께 이끌리듯 책을 집어 들었지만, 이내 (작가에게 미안하지만) 살짝 실망했다. '잠 못 드는 밤을 위한 철학 에세이'라는 부제처럼, 잠 들기 전에 잠자리에 누워서 읽기에 부담 없는 책인 것은 사실이다. 구어체로 쓰여 있어서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건네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좀 가볍고 너무 착하다는 것이다. 


'얘야, 세상은 아름답고 마음을 예쁘게 먹으면 모든 것이 좋아진단다'라는 식의 동화 같은 멘트를 받아들이기엔, 나 자신이 너무 때가 묻은 것일까? 철학 에세이를 표방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겉핥기 식의 내용들이 드문드문 실려 있는 것에 지적 허기를 느꼈던 것일까? 『심야 라디오』는 이래저래 조금은 아쉬운 책이었다. 


차라리 이 책을 10대에 만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심야 라디오』는 2013년 11월 5일 출간.) 이젠 부대낌 없이 편안하게 읽히는 책은 오히려 더 읽히지 않는 나이가 되어 버렸다. 예쁘고 따뜻한 책, 『심야 라디오미안해! 


프랑스어로 행복을 보네르(bonheur)라고 하는데, 좋은(bon) 시간(heur)이라는 뜻이랍니다. ‘좋은 시간’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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