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 30

[2018년 최악의 예능] '아는 형님'은 퇴행 중이다

JTBC 은 2015년 12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얼마 전 생일을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벌써 3년째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엄격한 성과주의에 의해 존폐가 갈리는 살벌한 예능판에서 그만큼의 시간을 견뎌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실제로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중의 무관심 속에 사라지는 게 보통이다. 은 장수 예능의 반열에 올랐다. 물론 이 단순히 버티기만 했던 건 아니다. 4~6%의 높고 안정적인 시청률은 이 프로그램의 두터운 인기를 잘 보여준다. 11월 5주차 '비드라마 TV 화제성'에서 2위를 차지(굿데이터코퍼레이션)하고, '2018년 11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조사에서 5위를 기록(한국갤럽) 하는 등 은 각종 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JTBC의 간판 예능을 넘..

TV + 연예 2018.12.10

딸을 괴물로 키우는 염정아, 조선일보 손녀의 폭언이 떠올랐다

"우리 예빈인 도둑질을 한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푼 거야. 내 딸한텐 그게 게임이고 놀이였을 뿐이라고. 새벽부터 오밤중까지 하루 온종일 학교로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가 스트레스가 없겠니? 네 식대로 하면 당장 학원 관둬야지. 난 그렇게 못해. 한국 같은 경쟁 사회에서 어떻게 학원을 끊어. 난 내 식대로 내 딸 관리해." JTBC (스카이 캐슬)을 보면서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지난 5회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한서진(염정아)은 둘째 딸 예빈(이지원)의 탈선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예빈이 편의점 내의 과자를 수시로 훔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다. 오히려 편의점 점주를 찾아가 돈을 건네며, CCTV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청했다. 이렇듯 서진은 뒤탈이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었다. 그것이 엄..

TV + 연예 2018.12.08

용감하고 따뜻했던 박보검의 엔딩, '남자친구'에 깊이 빠졌다

남자는 선택했다. "대표님! 차수현 대표님!" 소리내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그 순간, 공간에는 균열이 생긴다. 회사라는 공적인 장소가 주는 위계(位階)가 사라진다. 어쩌면 시간도 멈춘 듯하다. 남자의 목소리가 여자에게 가닿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들린 예상할 수 없던 목소리. 여자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를, 여자는 말없이 응시한다. 여자는 안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곧 '지옥'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이미 발이 깊이 빠져 옴짝달싹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그냥 당신 인생을 살아요. 거기서 더 다가오지 말아요.' 여자는 만류한다. 그러나 남자는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왔다. '난 선택했습니다. 당신이 혼자 서 있는 세상으로 나서기로 결정했습..

TV + 연예 2018.12.08

만삭의 며느리 이현승을 당황시킨 집들이, 자연분만과 다산 강요까지..

"큰일났다. 어떡해? 몇 분이셔?" 아내 이현승은 걱정이 한가득이다. 다름아니라 '집들이' 때문이다. 지난 번에 현승의 집에 방문했던 시아버지가 "와서 보니까 집들이 해도 되겠는데? 언제 집들이 안 하냐?"며 거듭 강요했던 탓에 성사된 집들이다. 남편 윤현상은 "임신 중이니까 힘들면 안 돼서."라며 1차 방어에 나섰지만, 시아버지는 "우리가 일찍 와서 몇 가지만 간단하게 해서 식사 한번 하고."라며 간단히 무력화 시켰다. MBC 의 MC 권오중은 "집들이를 부부가 결정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시부모님, 여러분들이 권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불합리한 점을 언급했다.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에선 부부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가족의 개입이 지나치게 잦고, 그 범위도 너무 넓다. 사실상 모든 일에..

백종원은 왜 주꾸미집 솔루션을 직접 하지 않았을까?

백종원 없는 주꾸미집 솔루션, 상생의 가치를 일깨운 탁월한 선택 SBS '홍은동 포방터시장' 편의 주인공은 단연 '홍탁집 아들(권상훈)'이었다. 그의 갱생(更生) 여부는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고,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명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백종원의 술루션이 '선을 넘었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지난 5일 방송에서도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이 홍탁집에 배분됐다. 결론만 놓고 보면, '백종원의 사람 만들기'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끝이 났다. '드라마'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홍탁집은 닭곰탕집으로 재탄생했고, 홍탁집 아들은 '개과천선'했다. 아들이 끓인 닭곰탕을 맛 본 어머니는 흐믓한 웃음을 지었다. 이관원 PD는 "촬영이 끝났음에도 백 대표님은 수시로 방문을 ..

반전 없는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와 조우진의 연기에 저릿했다

‘국민들이 모은 금은 기업들의 부채를 갚는데 쓰였다.’ 에는 ‘반전’이 없다. 마치 재난과도 같이 몰아닥쳤던 1997년 외환 위기를 그저 담담히 훑어 나간다. 관객들도 단단히 각오를 하고 영화관에 들어섰는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말없이, 때론 깊은 탄식과 함께, 그 참담했던 역사(와 그 시기를 살아냈던 자신의 기억)의 궤적을 따라간다. 긴박하되 긴장감이 없는 이 영화는 그래서 더욱 절절하다. 그럴 수밖에. 우리가 (각자 어떤 위치에 서 있었든) 산증인이니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은 경제 지표를 분석하던 중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홍콩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국가들의 연쇄적인 외환 위기가 한국에도 불어닥칠 조짐이 보였다. 이미 외국 자본들은 너나할 것..

버락킴의 극장 2018.12.06

'나쁜남자', '역시 신하균'이거나 '신하균 뿐'이거나

"제가 사건 현장에 증거를 심었다고요. 살릴 수 있었는데도 죽으라고 내버려뒀고. 이런 거 조사하셔야죠.""무슨 꿍꿍이야?""꿍꿍이 같은 거 없습니다. 죄 짓고도 벌 안 받는 놈들 꼴보기 싫어서 형사짓 했는데, 제가 그런 놈이 될 순 없지 않습니까? 제대로 조사하세요. 죄 지은 만큼만 벌 받을 거니까." 여기 독한 형사(刑事)가 한 명 있다. 이름은 우태석(신하균). 전국에서 강력범죄 검거율 1위다. 날렵한 몸에 수트를 걸치고, 날카롭고 매서운 눈빛으로 현장을 누빈다. 말투는 정중하지만, 그 안에 가시가 돋아있다. 상대방의 빈틈을 공략하는 심리수사가 특기다. 게다가 집요하기까지 하다. 사건을 한번 물면 놓지 않고, 끝까지 추적한다.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태석에게 무엇보다 중..

TV + 연예 2018.12.05

현빈과 박신혜의 로맨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깜짝 놀랐다

현빈과 박신혜.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는 두 배우가 한 작품에서 만났다. 설레지 않은 시청자가 있을까. 솔직히 '로맨스'를 떠올렸다. 그 이름들이 함께 불릴 때 혀끝에 착 달라붙는 달착지근함이 그런 기대를 품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제목부터 tvN 이 아닌가. 인류가 만든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그곳을 배경으로 현빈과 박신혜가 어우러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로맨틱했다. 어쩌면 tvN 에서 송혜교와 박보검의 첫 만남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KBS2 의 한 장면, 그러니까 슬로베니아의 그림 같은 풍경들 속에서 달콤한 데이트를 즐겼던 김래원과 신세경의 케미가 연상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은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건 '평범한' 로맨스가 ..

TV + 연예 2018.12.03

송혜교와 박보검이라 가능했던 '남자친구'의 특별한 뒤집기

정열의 땅 쿠바, 그곳에서 한 남녀가 우연히 만났다. 남자는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쉬고 있던 중 갑자기 달려든 차로 인해 봉변을 당했다. 다친 곳이 없냐는 물음에 "카메라가 다친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 섬세하고 상냥한 목소리가 남자를 설명한다. 그 상황을 차 뒷좌석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자는 무심한듯 남자의 얼굴을 눈속에 담는다. 그것이 두 사람의 첫 만남이었다. 큐피트의 노력 덕분일까. 그들을 위해 수많은 우연들이 겹친다. 수면제를 먹고 일찍 잠들려 했던 여자는 느닷없이 말레콘 비치의 야경을 보러 홀로 길을 나섰다. 가는 도중 택시가 고장나고, 핸드백은 도둑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모로 까바냐에 도착한 여자는 난간에 걸터앉아 야경을 기다렸다. 그때 갑자기 수면제의 효력이 발휘돼, 여자는 휘청이..

TV + 연예 2018.12.02

김서형에 무릎꿇은 염정아, ‘SKY 캐슬’이 말하는 욕망

​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은 얼마나 ‘강인’한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불구덩이를 향해 뛰어드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는 인간의 ‘무분별함’은 놀랍기만 하다. 그것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인간의 ‘집요함’은 경이로울 따름이다. 무엇이 인간을 그렇게 만드는가. 무엇이 인간을 ‘악마’와 손잡게 만드는가. 그건 다름 아니라 ‘욕망 그 자체’가 아닐까. JTBC (스카이 캐슬)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렬한 ‘욕망’을 그려내고 있다. 그건 바로 ‘교육’이다. 아니, 더 정확히는 ‘(대학) 입시’일 것이다. 자신의 자녀를 이른바 ‘SKY’로 대변되는 최상위 대학교에 진학시키고, 의대나 법대 등 성공과 미래가 열려있는 직종에 안착시키려는 (부모의) 열망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

TV + 연예 2018.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