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완전한 전형성, 이 영화를 보고 졸았다면?

너의길을가라 2015. 8. 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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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사상 최악의 위기!

역대 가장 불가능한 미션이 시작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별명이 누구보다 어울리는 톰 크루즈, 그가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으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고, 그에겐 '가장 불가능한 미션'이 주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쉬이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어김없이 위기를 탈출하고, 미션을 성공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되는 여섯 번째 영화에서도 이러한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격(格)이 다른 액션들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는 한 가지 사실을 확신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통해 확실해졌다. 나는 이런 류(類)의 영화들을 못 견뎌한다는 사실 말이다. 얼마 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보고서도 글을 쓰지 못했던 이유는 영화를 보는 중간에 '잠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영화는 질(質)적으로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애석하게도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지점에서 나는 톰 크루즈를 놓쳐버렸다. 피곤했던 탓도 있겠지만, (살짝 비겁하지만) 그 책임을 영화에게로 돌리기로 했다.


견딜 수 없는 것은 '전형성(典型性)'이다. 뻔한 구성과 식상한 스토리.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 추구(追求)하는 '전형성의 완전함'이니까. 이 영화에 반전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단 헌트(톰 크루즈)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게끔 설정되어 있)는 미션을 끝내 성공시킨다. 그것도 매우 통쾌하고 짜릿하게. 그러나 거기까지다. 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철저히 스크린 밖으로 쫓겨난다. 그야말로 완벽한 구경꾼, '관객'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상업영화에 있어서 하나의 미덕일 수는 있을 것이다. '너희들에게 가장 완벽한 액션을 선물할 테니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이 순간을 즐겨!' 벌써 438만 명(8월 8일)의 관객이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감상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것을 보면, 적어도 그 약속은 서로를 충분히 만족시켰던 모양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에 찌들고, 더위에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가장 저렴한 피서(避暑)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잠깐, 오해는 마시라. 모든 액션 영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압도적인 액션을 통해 관객들의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면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지 않았던가? 정확히 하자. 딴지를 거는 부분은 '영화의 완성도'가 아니라 '영화의 전형성'이라는 사실을. 관객에게 생각할 내용을 던지지 않은 완벽한 상업영화의 횡포(?)가 타깃이라는 사실 말이다.



미리 공개됐던 광고에서 나왔던 '비행기에 매달린 톰 크루즈'의 모습은 이 영화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 그리고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앞으로도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다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어왔던 '전형성의 완전함'도 바뀔 것 같진 않다. 시리즈의 다음 편이 나온다면, 어김없이 영화관을 찾겠지만 지금의 투덜거림도 여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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