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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팔이, 상업 광고 논란 속 이효리가 주눅들지 않기를

너의길을가라 2024. 1.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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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예전같지 않다. 유행을 선도하고, 행보마다 찬사를 받던 이전의 분위기가 아니다. 냉담해졌다고 할까. 이효리의 한마디에 위로받고, 그의 소신을 지지하던 대중들이 조금씩 불편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변화의 조짐은 제주도로 침잠했던 이효리가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서부터였으리라. 다시 말해 그가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세상에 드러냈기 때문이다.

대중은 제주도에 살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영위하는 이효리를 선망했다. 유기견 봉사에 앞장서고, 요가를 하며 속세와 인연을 끊은 듯한 그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졌다. MBC '무한도전'에서 이효리가 자신의 끼를 숨기지 못해 "나 서울 가고 싶어."라고 절규할 때 오히려 환호했다. 대중들이 이효리에게 바라는 모습들이 담긴 tvN '서울 체크인', '캐나다 체크인'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정작 이효리가 안테나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연예계 복귀를 선언하자 온도가 바뀌었다. 이효리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자 호의적이던 일부 대중들이 심드렁해진 것이다. 이효리가 주축이 됐던 tvN '댄스가수 유랑단'은 '추억팔이', '과거팔이'라는 비판에 타격을 입었다. 또, 공연 운영과 관련한 논란까지 더해지며, 전면에 있던 이효리가 직격탄을 맞았다.  

그 와중에 남편 이상순이 제주도에 카페를 오픈하고, 수많은 인파가 갑자기 몰리면서 마을 주민들의 불만 민원이 쇄도했다. 카페를 찾았던 이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이상순은 영업 이틀 만에 일시 중단을 결정해야 했다. "제 아내(이효리)는 이 카페와 무관"하다며 "마을 주민들께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중의 시선은 점점 꼬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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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위기설이 본격화된 건 음원 실패가 컸다. 7월 정규 6집 'BLACK'을 발표했지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차트 실종'되고 말았다. 이번 앨범에서 이효리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변신을 시하며 일정한 성과를 얻었지만, 트렌디하고 중독성 강한 음악을 기대했던 대중의 바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 괴리를 어떻게 채워나갈지는 가수 이효리의 고민으로 남았다.

아무래도 이효리의 이미지에 가장 큰 타격을 줬던 건 '상업 광고 복귀 선언'일 것이다. 이효리는 2012년 "솔직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는 이유로 상업광고 출연 중단을 선언했지만, 올해 7월 "광고 다시 하고 싶다. 광고 문의는 안테나 뮤직으로"라며 자신의 말을 뒤바꿨다. 이후 이효리가 광고로 몇 십억을 벌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며,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켰다.

이효리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난 9월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을 통해 그의 솔직한 생각과 심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과거팔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미래로 나아가려면 과거를 싹 한 번 정리할 필요도 있었던 것 같다. 촬영하면서 내가 이런 게 부족하구나. 이런 게 내 장점이구나 너무 잘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상업 광고 복귀'에 대한 이효리의 생각은 무엇일까. 그는 안테나와 소속사 계약을 했는데, 앨범 제작과 관련한 많은 요구를 하기 미안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댄스팀을 홀리뱅으로 쓰고 싶고, 작곡이나 뮤직비디오에도 몇 억씩 쓰고 싶고,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수익 없이) 요구하기가 민망했던 모양이다. 그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효리는 "당시 모든 행동에는 생각이 있어서 했다. 그 생각들이 변한다는 걸 이제 알았다. 나중에 또 변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왜 광고를 안 찍는다고 했을까. 많이 벌고 많이 쓰고 기부도 많이 하면 좋을 텐데."라며 과거와는 달라진 철학에 대해 솔직히 밝혔다. 살다보면 누구나 생각이 바뀔 수 있기에 이효리다운 정면돌파였다. 솔직함이야말로 이효리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니던가.

이효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이다. 상업 광고 재개 후 5개월 동안 8개 브랜드의 모델이 된 것만 봐도 그의 스타성과 파급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의 행보에 불편한 대중도 있을 것이다. 이효리가 (그럴 리 없겠지만) 주눅들지 않기를 바란다. 다행히도 "내 과거 잘못이나 문신은 하나도 후회스럽지 않다. 그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그가 단단해 보여 다행이다.

2024년 이효리는 새로운 발걸음을 옮긴다. 데뷔 26년 만에 첫 음악 토크쇼 MC로 다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악동뮤지션의 바통을 이어받은 그가 '더 시즌즈' 시즌4에서 자신만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효리에게도 2024년은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가 자신의 솔직한 욕망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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