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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천지원수가 된 이웃집 개들, 강형욱의 신묘한 해결책은?

너의길을가라 2022. 6. 14. 08:15

제주도로 간 KBS2 <개는 훌륭하다>의 강형욱, 이경규, 장도연은 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적한 마을을 찾았다. 신기하게도 이곳에서 '동시에'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앞에는 제주 바다가 펼쳐져 있고, 뒤에는 한라산이 위치한 경치 좋은 마을, 이곳의 평화를 깨뜨린 주인공은 누구일까. 무슨 사연이길래 조용한 마을을 공포에 빠트린 걸까. 고민견을 만나보자.

-골든 리트리버 마루(수컷, 4살), 도담(수컷, 5살)
-진돗개 사랑(수컷, 3살)

부자 관계인 마루와 도담이는 평화로운 제주의 오후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호자가 한눈을 판 사이 도담이가 돌담을 훌쩍 넘어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긴급 상황에 보호자도 당혹스러워했다. 잠시 후 발견된 도담이는 밭에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먹고 있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도시의 담과 달리 영역 표시가 목적인 제주의 담은 낮아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한편, 도담&마루의 두 집 건너 이웃집에 사랑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들의 관계는 앙숙을 넘어 철천지원수와 다름 없었다. 산책을 나간 도담&마루는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사랑이와 마주쳤다. 길이 하나뿐이라 불가피했다. 도담&마루는 갑자기 흥분했고, 사랑이의 반응도 만만치 않았다. 양측 보호자가 힘껏 당겨도 통제가 어려웠다. 도담&마루와 사랑이의 대치 상태가 제법 오래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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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보호자의 입장은 완전히 달랐다. 도담&마루의 보호자는 시작은 사랑이라면서 사랑이가 줄이 풀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다툰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랑이 보호자도 할 말은 있었다. 도담&마루가 어린 사랑이의 목을 문 적이 있었는데, 봉합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처가 깊었다는 것이다. 그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사랑이가 도담&마루을 싫어하게 됐다고 항변했다.

개들끼리의 싸움은 사람간의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사랑이 보호자는 도담&마루가 담을 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책임을 돌렸고, 도담&마루 보호자는 원인 제공을 한 점은 인정하지만 다른 개와는 트라불이 없다며 사랑이의 문제를 지적했다. 원인을 따지기 쉽지 않은 문제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국 사랑이 보호자는 사랑이의 안전을 위해 담을 높여 제주의 풍경을 포기했다.

"개들은 자기 집 앞에 오는 개를 좋아하지 않아요. 어떤 느낌이냐면 누가 자꾸 내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거예요." (강형욱)



이경규가 싸움의 원인에 대해 궁금해하자 강형욱 훈련사는 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것을 권했다. 기본적으로 개들은 자신의 집 앞에 다른 개가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느낌을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강형욱은 우선 사랑이를 먼저 만났다. 사랑이 보호자는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 상태에 있는 강형욱에게 "손 터치 살짝 하시죠."라고 권했다. 의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강형욱은 "낯선 개에게 손 주는 거 아니"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그는 "내 개의 '착함'을 증명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터치를 권유하는 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또,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강형욱은 오히려 '내 개가 저 사람과 친할 필요가 없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호자는 뒤로 물러나 달라는 강형욱의 정중한 요청을 수용했다.

강형욱은 도담&마루와 사랑이네를 둘러보며 생활 환경을 파악했다. 사랑이네의 담은 충분히 높은 상태였다. 허구한 날 침입하는 도담&마루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한편, 도담&마루네의 담은 월담을 막기에 부실해 보였다. 실제로 도담이와 마루는 뒷마당의 담을 순식간에 훌쩍 넘어 버렸다. 보호자조차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황을 파악한 강형욱은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뚜렷했고, 그 방법도 간단했다. (보호자도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지금보다 담의 높이를 좀더 높이면 된다. 1.5m면 월담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호자의 생각은 강형욱의 그것과 다른 듯했다. 그는 담을 높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다른 강아지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 울타리를 쳐야죠. 내 개가 담을 넘어 나가서 물었으니까. 심지어 사랑이 마당 안에 들어가 물었으니까." (강형욱)



강형욱은 울타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랑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방지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기본적인 방지 대책을 세운 후 위협적인 행동을 못 하도록 교육을 하는 게 순서였다. 보호자는 교육을 통해 고치고 싶어 했으나, 강형욱은 교육으로 될 일이 아니라고 확언했다. 민박을 하는 보호자는 생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주저하는 듯했다.

산책 훈련이 시작됐다. 길이 하나뿐이라 도담&마루네 집을 지나칠 수밖에 없는 사랑이의 교정이 요구됐다. 핀치칼라를 사용해 통제에 나섰다. 강형욱은 보호자가 긴장하면 개도 따라 긴장하게 된다며 안정감을 주는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기특하게도 사랑이는 보호자의 통제에 잘 따라왔다. 하지만 도담&마루와 사랑이는 서로를 보자마자 무섭게 짖어댔다.

보호자들은 각자의 개를 통제했지만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다. 도담&마루의 흥분도는 최고치에 달했고, 사랑이도 담을 터치하며 흥분했다. 훈련은 반복됐다. 물론 몇 번에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사랑이는 방어성 짖음, 도담&마루는 경계성 짖음으로 그 성격이 달랐는데, 공통적인 건 서로에 대한 적대감이었다. 얼마나 더 훈련이 이어졌을까. 마침내 사랑이는 보호자의 통제에 집중했다.


강형욱은 천천히 걷기를 반복하면 사랑이가 '보호자와 가니까 안전하구나'라고 깨닫게 될 거라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담&마루에게 필요한 훈련은 무엇일까. 강형욱은 도담&마루가 항상 함께 생활해서 한 마리가 짖으면 이유 없이 따라짖게 된 것이라 분석했다. 이른바 '좌절된 공격성'이다. 항상 이해만 받아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도담&마루는 독립된 사회성을 기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솔루션이 남아 있었다. 바로 보호자들의 관계 개선이다. 강형욱은 중간에서 양측이 대화 및 사과를 하도록 조율했다. 이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의아해 하는 시선도 있겠지만, 실제로 개들은 보호자의 긴장감을 민감하게 캐치하고 그에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동안 상황을 피하려고만 했던 보호자들은 대화를 통해 평화를 이끌어냈다. 오히려 어리둥절한 건 사랑과 도담&마루였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보호자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도담&마루의 보호자는 강형욱의 조언대로 담을 높여 월담을 원천봉쇄했다. 또, 함께 훈련을 하며 보호자들과 개들이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훈련보다 우선해야 하는 건 문제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고, 교육보다 중요한 건 보호자의 태도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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