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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공법 택한 '돌싱글즈4', 개싸움 '나는 솔로'와 달랐다

너의길을가라 2023. 9. 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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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즌의 흥행을 발판 삼아 미국편으로 꾸려졌던 MBN '돌싱글즈 시즌 4'(이하 '돌싱글즈 4')의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10명의 출연자 중에서 6명, 그러니까 3 커플이 탄생했는데, 이들은 '돌싱글즈'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동거'에 돌입한다. 이처럼 커플 매칭도가 높은 까닭은 출연자의 절실함 못지 않게 밀도 높은 분위기를 만들어 낸 제작진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나 너 진짜 진짜 좋아해." (리키)


리키와 하림은 중반부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최종 선택 이전에 커플을 선언했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도 스킵십을 나누며 사랑을 과시했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하림은 3명의 자녀를 홀로 양육 중이라 이 부분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염려했다. 하지만 자녀 유무는 그들의 사랑 전선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키 역시 1명의 자녀가 있었고, 이 상황을 '도전'이라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베니타는 제롬과 톰 사이에서 고민했다. 고심 끝에 소극적인 톰이 아닌 자신을 향해 직진하는 제롬에게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연예계 활동을 했던 제롬의 과거(!)가 부담스러웠다. SNS도 좀처럼 하지 않는 그에게, 제롬과의 핑크빛 관계로 인해 쏟아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한결같은 제롬과의 미래를 꿈꾸기로 했다.

지미의 직진은 끝내 희진의 마음을 열었다.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지수와 삼각관계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지미는 한눈 팔지 않았다. 사랑을 표현받는 것에 익숙지 않았던 희진은 지미의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이제 두 사람은 현실적인 문제를 앞두고 있다. 바로 거리다. 비행 시간으로 6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물리적 거리를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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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글즈 4'는 기존 '돌싱글즈' 시리즈가 구축한 시스템과 미국 편만의 관전 포인트가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 '돌싱글즈'는 정보 공개가 한 번에 이루지지 않고, 나이, 사는 지역, 자녀 유무 순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3편에서는 한국의 문화적 특성상 출연자의 자녀 유무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지만, 미국 편의 경우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서 오히려 사는 지역이 분수령이었다.

미국의 경우 부모가 공동 양육권을 갖고 양육 시간을 분배한다. 가령, 양육권이 각각 50%라면 엄마와 아빠가 한 달 중 15일씩 양육하는 식이다. 따라서 자녀가 있는 출연자들은 이 양육 시간을 지켜야 하므로 상대방의 사는 지역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리키는 전 아내가 재혼을 하는 과정에서 이사를 하게 되자, 협의 후 같은 지역으로 이사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출연자마다 방송 분량을 충분히 할애하면서 그들의 상황 및 감정 변화를 촘촘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많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커플 가능성이 있는 출연자 중심으로 분량을 편재하는데 반해 '돌싱글즈'는 비교적 균등한 태도를 견지했다. 그렇게 빌드업이 되니 시청자들도 출연자들의 진심에 공감할 수 있었고, 그들의 사랑을 마음껏 응원하게 됐다.

'돌싱글즈 4'는 첫회 시청률 2.65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10회 4.564%까지 상승했다. 앞으로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동거'가 예고되어 있어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렇듯 출연자들의 사랑에 충실했던 '돌싱글즈 4'의 순항은 출연자들의 연쇄 사과 사태로 이어진 ENA '나는 솔로'의 16기와 비교된다.

'나는 솔로'는 사랑 찾기라는 연애 리얼리티의 본질에서 벗어나 출연자들의 감정 싸움 등 이전투구 양상을 담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 결과 영숙, 영철을 비롯한 출연자 대부분을 빌런으로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누가 역대 최고의 빌런인지를 가리며 비난 대열에 가세할 수밖에 없었다. 출연자들이 방송에서의 모습을 연달아 사과하는 상황에도 제작진은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단기적으로 시청률(4.028%)과 화제성을 얻었을지 모르나,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잃으며 장기적인 힘은 잃어버렸다. 시청자들은 '나는 솔로'에서 더 이상 사랑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개싸움' 현장을 관찰하며 누가 빌런 짓을 하는지 팔짱끼고 지켜볼 뿐이다. '나는 솔로'의 추락으로 '돌싱글즈 4'의 정공법은 더욱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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