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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해 보이는 13세 아들이 살인범? 아빠가 마주한 충격적 진실은

너의길을가라 2025. 3. 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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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장한 경찰들이 가정집에 들이닥친다. 문을 부수고 진입하는 순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가족들의 삶은 무너져 내린다. 부모는 항의하고 나서지만 공권력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이다. 경찰이 찾고 있는 건 13세 소년 제이미 밀러(오언 쿠퍼)이다. 자신의 방 침대에 누워 있다가 경찰의 총구를 마주한 제이미 밀러는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여 오줌을 지린다. 경찰은 그를 긴급체포한다.

죄목은 무려 살인, 제이미는 같은 반 친구를 칼로 무참히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순진무구한 얼굴의 제이미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연약해보이는 13세 소년이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어쩌면 저 소년에게 억울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긴다. 실제로 제이미는 아빠 에디 밀러(스티븐 그레이엄)에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

아들을 믿(을 수밖에 없)는 부모는 살인 혐의를 받고 구치소에 수감된 아들의 처지에 가슴이 찢어지고, 알몸 검사 등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경찰이 제시한 CCTV에는 제이미가 동급생 소녀의 몸에 일곱 번이나 칼을 욱여넣는 장면이 생생하게 녹화되어 있다. 그 순간, '내 아들이 절대 그럴 리 없어.'라는 부모의 믿음은 산산조각난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의 시간'은 그 내용과 촬영 기법 모두 충격적이다. 시작부터 강렬한 출발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많은 질문을 던지기에 쉽사리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놀라운 점은 약 1시간 분량의 한 회씩 4회 모두 원테이크로 촬영했다는 것이다. 마치 1열에서 연극을 관람하는 것마냥 극한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현실감이 살아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다.

처음부터 살인 사건이라는 큰 사건을 던지지만, 정작 '소년의 시간'이 주목하는 건 범죄 그 너머이다. 2화는 형사(애슐리 월터스)가 제이미의 학교에 찾아가 범행 도구와 동기, 범죄 원인을 찾는 과정, 3화는 그로부터 시설에 들어간 제이미와 심리학자(에린 도허티)의 면담, 4화는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고 있는 제이미의 가족의 곤경이 담겨 있다.

'소년의 시간'의 원제는 '청소년기(Adolescence)'인데, 드라마는 현재 청소년들이 형성하고 있는 또래 집단의 왜곡된 성문화와 폭력성을 집중 조명한다. '인셀(비자발적 순결주의자, 연애 못 하는 무능한 남성'), '20:80법칙(80%의 여성을 20%의 남성이 차지한다)', '레드필 이론(여성이 남성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벗어나자.)' 등이 SNS를 통해 암호처럼 퍼져있고, 청소년들은 그에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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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제이미와 심리학자의 대화를 통해 더욱 도드라지게 재현된다. 남자 청소년들이 또래 사회에서 어떤 압박감을 받는지, 그들이 성적 호기심을 어떤 식으로 해소하는지, 부모에 대한 인식이나 그 관계로 인해 내재된 수치심과 분노, 폭력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소년의 시간'이 데뷔작이라는 오언 쿠퍼의 진폭이 큰 연기력은 놀라워 넋을 잃게 한다.

"어떻게 우리가 키운 아이가 이런 짓을?"

결국 '소년의 시간'은 위의 질문에 가닿는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서로를 향해 질문한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나는 좋은 아버지였을까?' 자책과 회환, 후회와 의문이 끝없이 몰아친다. 하지만 너무도 착하고 배려심 많은 딸 클로이 밀러(아멜리 피즈)가 부모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며 엄마 만다 밀러(크리스틴 트레마코)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어떻게 저런 애를 만들었지?"

아빠 에디의 대답은 "제이미랑 똑같은 방법으로."였다. '소년의 시간'은 지금 10대들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만, 섣부른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는다. 다만,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의 결합으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소년의 시간'은 공개된 지 4일 만에 넷플릭스 영어 시리즈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기염을 토했다. '소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보는 걸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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