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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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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우파의 도덕' 안에 갇혀 살 것인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3. 4. 11. 15:26



MB는 지난 2008년 8월 25일, "어떤 이유에서든 법치를 무력화하려는 행동은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고 밝혔다. 그의 임기 5년 동안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법치'였다. 물론 MB가 생각하는 '법치'와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법치'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MB가 지난 5년 동안 거듭 강조한 것이 바로 '법치'였다는 사실이다. 


GH는 지난 4월 8일, "정부가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공직 부정부패를 없애고 공정한 법질서 확립으로 법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MB와 GH가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법치. 공정하고 엄정한 법질서. 도대체 그것이 무엇이기에 이들은 그토록 고집스럽게 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일까? 


이쯤에서 이택광의 말을 들어보자.



우파에게 부유층은 곧 성공의 상징이다. 또한 이런 성공의 증거는 보상과 징벌이라는 도덕적 가치를 지탱하는 것이기도 하다. 부지런히 일하고 착하게 살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우파의 도덕이다.


- 이택광, 『우파의 불만』-



지난 대선 국면에서 등장했던 김성주 MCM 회장을 떠올려보자. 그는 자신의 성공을 매우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부모로부터 손을 벌리지 않고,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고 애쓴 덕분에 일궈낸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했다. 물론 그의 성공과 그 성공을 위한 노력은 대단한 것이다. 그 자체를 폄하하고 싶진 않다.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그는 너무 쉽게 말한다. "여성들이여, 피해의식 버리고 실력으로 서라", "주부들이여, 집에서 인삼쿠키를 만들어라", "여성과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수동적 자세가 문제다" 


애석하게도 그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은 알지 못한다. 자신이 대기업 회장의 딸로 태어나 유년기를 유복하게 보냈고,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었고, 좋은 대학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았고,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금 걱정 없이 아버지로부터 3억 원을 빌릴 수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또, 그가 누구의 딸이라는 사실이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김성주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노력하면 된다. 부지런히 일하면 된다." (그의 입장에서 이 말은 진리와도 같을 것이다.) 



- <국민일보>에서 발췌 -



지난 3월 29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을 공개했다. 이제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은 결과다. 새누리당이 상위 10위를 석권했다. (현영희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제명당한 사람이니 결국 새누리당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평균을 따져보면 더 재미있다. 새누리당 의원 151명의 평균 재선은 23억 9180만 원이었다. 이는 500억 이상의 재력가들은 제외한 것이다. 민주통합당 의원 127명의 평균 재산은 새누리당의 절반 정도인 13억 247만 원이었다. 진보 정당으로 분류되는 진보정의당(6명)은 2억 2959만 원, 통합진보당(6명)은 1억 2504만 원이었다. 


민주통합당은 대한민국의 기묘한 정치지형상 불가피하게 진보 정당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보수 정당인 것을 감안하면,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구별이 명확히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편안하게 생각하기로 한다.) 구분은 명확해진다. 우파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부유층이고, 좌파로 분류할 수 있는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은 (상대적으로) 가난하다. 이처럼 구성원 자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국회의 대부분은 바로 '우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우파의 도덕'을 체화한 사람들이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개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네가 게으르기 때문이야.", "너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야.", "네가 성실하지 않기 때문이야.", "네가 소극적이기 때문이야." 등 그 모든 책임을 각자의 몫으로 돌리는 사람들이다.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사회'에 있고, 그 '구조'와 '시스템'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대체로) 돈 걱정을 하면서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입고 싶은 것을 마음껏 입었던 사람들이다. 등록금 걱정 따위는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고, 알바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삶을 경험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각종 고지서를 받으며 눈앞이 깜깜해져보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MB도 법치를 말했고, GH도 법치를 말한다. 적어도 MB가 말했던 법치는 타인에게 엄격한 법치이고, 자신에겐 관대한 법치였다. GH의 법치도 그와 다를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어쨌거나 이들이 말하는 공정하고 엄정한 법의 집행, 잘하면 보상을 해주고 못하면 징벌로 다스리겠다는 태도, 지금 이 사회는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어 있고 노력만 하면 그것을 성취할 수 있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태도.. 이러한 우파의 도덕 앞에 우리는 너무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래, 내 노력이 부족한 탓이야"라며 나 자신을 탓하고 또 다시 채찍질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울어진 축구장에서 아무리 열심히 공을 차본들, 100미터 달리기 경기에서 90미터쯤 앞에서 뛰고 있는 특권층과 경쟁한다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그들은 경기장에 직접 나서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와 경쟁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관람'할 뿐이다. 언제까지 '우파의 도덕' 안에 갇혀 살 것인가? 그 틀을 벗어던지지 않으면, 우린 쳇바퀴 돌듯 끊임없이 달리기만 하다 결국 지켜 쓰러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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