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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 때문에 똥까지 먹는 고민견, 강형욱이 밝힌 진짜 이유는?

너의길을가라 2021. 12. 1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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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KBS2 <개는 훌륭하다>를 시청한 게 얼마 만인가. 13일 방송에 고민견으로 포메라니안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마냥 귀여울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지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됐다. 폭군 형제 망고&링고(24회), 까칠견 아루(38회), 예민견 루비(68회) 모두 포메라니안이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을 상기시키는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었다.

포메라니안은 굉장히 귀여운 외모를 가졌다. 그 때문에 한국인이 많이 기르는 견종 3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성격은 마냥 온순하지 않다. '멍아치(멍멍이와 양아치의 합성어)'라는 별명에서 녀석들의 캐릭터를 짐작할 수 있다. 포메라니안의 경우 야생성이 남아 있어서 다른 개나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 많은 편이다. 게다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보호자에게도 이빨을 들이대기도 한다.

고민견 우유(수컷, 7개월)는 엄마 보호자와 어린 남매 보호자와 함께 살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식탐'이었는데, 우유는 사람의 음식에 욕심을 냈다. 먹는 것만 보면 그대로 돌진했는데, 식탁과 싱크대를 넘나들었다. 신발, 화초, 돌도 입에 넣었고, 심지어 자신의 똥까지 먹었다. 보호자들이 말려도 속수무책이었고, 식분증에 좋다는 약도 먹여봤으나 무용지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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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량이 많다보니) 하루에 5번 변을 보고 그걸 먹는 우유의 건강도 걱정됐고, 그런 우유에게 시도때도 없이 뽀뽀를 하는 아이들의 위생 상태도 우려스러웠다. 엄마 보호자는 일과 육아, 그리고 우유 케어까지 담당하느라 너무 벅찬 상태였다. 그래서 우유를 더 좋은 곳으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하지만 남매들은 그건 가족을 버리는 것이라며 끝까지 책임지고 싶어했다.

개들이 왜 자신의 똥을 먹는 걸까. 설마 맛있어서? 강형욱 훈련사는 '갓 태어난 개들이 혼자 배변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선뜻 답이 나오지 않았다. 강형욱은 모견이 새끼의 생식기를 쳐줘야 배변이 가능한데, 이때 모견이 새끼의 변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청결한 공간을 위해서이다.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관찰력이 좋은 개의 경우 모견의 행동을 따라하기도 한다.

한편, 제자들은 또 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우유에 대한 남매의 과도한 애정 표현이었다. 남매는 우유를 걸핏하면 우유를 들어 올렸고 품에 안았다. 개들은 포옹을 좋아할까? 실제로 개들은 안기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개들이 그 정도의 스킨십을 하는 경우는 교미할 때, 상대방에 대한 우위를 표현할 때, 친한 개와 놀 때뿐이다. 개 입장에서는 불쾌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우선, 강형욱은 '식탐 조절하기' 훈련부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배식이 이뤄져야 한다. 강형욱은 생후 6개월이 지난 개들은 아침과 저녁 두 번 배식으로 충분하고, 1살이 넘으면 저녁 한 끼면 족하다고 설명했다. 개들이 살찌는 건 그 이상의 밥을 주기 때문이다. 간식도 조절이 필요했다. 당장은 훈련을 할 때만 주는 걸로 정리했다. 간식 크기는 강아지 코의 1/4 정도가 적당하다.


식탐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우유에게 가장 매혹적인 공간인 식탁에서 제어를 해야 했는데, 이는 간식을 통한 훈련으로 교정이 가능했다. 발을 대거나 점프를 하면 블로킹을 해서 막고, 앉거나 엎드리면 간식으로 보상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우유는 이내 집중하더니 바닥에 앉았다.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알아챈 것이다. 강형욱은 간식을 옆으로 던져 다시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다음은 우유의 참을성을 키우기 위한 훈련으로 이어졌다. 목줄을 맨 상태에서 줄 길이보다 멀리 간식을 던졌다. 간식을 향해 돌진하던 우유는 목줄 때문에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대신 강형욱은 우유에게 손으로 간식을 건넸다. 바닥에 버려진 음식이 아닌 보호자가 주는 것만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훈련을 반복하면 놓여 있는 음식을 먹을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잠깐의 훈련이 끝난 후, 우유는 이전과 달리 엎드려 상태로 얌전히 있었다. 엄마 보호자는 그런 우유를 낯설어했다. 강형욱은 머리가 좋은 우유가 그동안 규칙을 배우고 싶었던 거라 설명했다. 우유는 규칙을 알게되자 곧바로 적용했다. 강형욱은 남매를 불러모았다. 그리고 다짐을 받았다. 남매는 으유를 갑자기 확 잡는다거나 안아 채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우유와의 신뢰 관계를 위해서였다.


이제 남은 문제는 '식분증'이었다. 강형욱은 우유가 다른 개의 똥도 먹는지 확인해 보기로 했다. 식탐 때문인지 불안한 때문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다른 개의 똥을 발견하고 이리저리 냄새를 맡던 우유는 똥을 먹지 않고 시선을 돌렸다.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도 흥미를보이지 않았다. 결국 식탐 때문이 아니었다. 강형욱은 우유의 식분증이 불안행동이라고 진단했다.

강형욱의 설명은 계속됐다. 그는 개들이 (의외로) 일상의 규칙을 좋아하고, (오히려) 불규칙한 보호자를 힘들어 한다고 덧붙였다. 우유 역시 규칙 없는 생할에 불안감을 느꼈던 것이다. 생업에 바쁜 엄마 보호자는 우유를 체계적으로 대하지 못했고, 아직 어린 남매 보호자는 우유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예뻐만 할 뿐이었다. 다행히 우유의 상태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강형욱은 남매에게 솔루션을 제시했다. 먼저, 우유에게 갑작스러운 자극을 금지했다. 예뻐하려면 쓰다듬는 정도로 충분했다. 개들이 원하는 스킨십을 하면 된다. 또, 규칙적인 식사와 산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한다면 우유는 훨씬 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남매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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