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버락킴's 오래된 공책 (34)

너의길을가라 2014. 4. 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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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제 모든 것이었어요 …… 여자가 입을 열자마자 그렇게 말했을 때 내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았다.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더구나 여자가 남자를 두고 내 모든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말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저토록 단호하게 뱉을 수 있는지. 나는, 이게 옳아요, 라는 확신과 신념과 이런 것들을 가지고 모든 인간에게 언제나 그랬듯이 아마도 막연하게 그녀에게 질투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남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생을 두고, 설사 그것이 유치하고 어리석으며 심지어 우스꽝스러운 결말로 끝난다고 해도, 그렇게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대상을 나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 공지영,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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