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잔디가 자라는 속도, 정 많은 나무가 가을바람에 나뭇잎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는 속도, 그 똑같은 나무가 다부진 가지마다 이미 또 다른 봄을 준비하고 있는 속도, 아침마다 수영장 앞에서 만나 서로 눈인사를 주고 받는 하얀 강아지가 커가는 속도, 내 무릎 사이에 잠을 자고 있는 고양이가 늙어가는 속도, 부지런한 담쟁이가 기어이 담을 만나는 속도, 바람이 부는 속도, 그 바람에 강물이 반응하는 속도, 별이 떠오르는 속도, 달이 차고 기우는 속도 ……. 내 인생의 질문은 하나. 어떻게 하면 내가 그 속도에 편입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동차가 가는 속도가 아니라 잔디가 자라는 속도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숨 쉬는 속도가 바닷가 파도치는 속도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 박웅현 -
반응형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09) (0) | 2014.09.06 |
---|---|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08) (3) | 2014.08.23 |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06) (1) | 2014.08.18 |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05) (4) | 2014.08.15 |
버락킴의 오래된 공책 (104) (5) | 2014.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