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비건 식당

[버락킴의 비건 식당] 1. 리틀갱스터, 비건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다!

너의길을가라 2021. 9. 26. 14:06

비건(Vegan), 그러니까 채식주의자가 될 생각은 꿈에도 없었습니다. 딱히 고기에 환장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채식은 제 삶과 무관하다고 여기며 살았죠. 고기가 맛있었으니까요. 8월 초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What the health)', '더 게임 체인저스'를 보고 난 후 삶의 방향이 달라졌습니다.

건강한 식단에 대해 고민하게 됐죠. 더불어 지구와 환경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완전한 비건 식단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으로 노선을 정했습니다. 페스코는 육류는 섭취하지 않지만, 유제품, 달걀, 해산물 등은 먹는 채식주의자를 뜻합니다. 그렇다고 유제품과 달걀을 찾아서 먹지는 않는 정도입니다.

살아가기 위해서(!) 비건 식당을 찾아야 했습니다. 맛있는 비건 음식을 먹고 싶기도 했고, 레시피를 배우거나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싶었거든요. 또, 일정 부분 외식이 불가피했습니다. 최근 들어 비건 식당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찾기가 힘듭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식당들이 문을 닫기도 했죠.

참고로 '여성신문'은 지난 9월 18일에 '비건 맛집 지하철 2호선에 다 있다(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706)'는 기사를 통해 2호선 라인에 있는 비건 맛집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채식을 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아는 게 힘'이니까요.

제가 소개할 비건 식당은 (2호선에 있지 않은) 용산구 도원동에 위치한 '리틀갱스터(Little Gangster)'입니다. 효창공원앞역(6호선)에서 도보로 6분 정도 거리이고, 근처에 경의선 숲길이 있어서 산책 겸 들르기 좋은 곳이에요. 리틀갱스터는 보기에 아담한 가게인데요. 내부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돋보였습니다.

크리스피 머쉬룸 볼(9,500원)
타이 레드 커리(9,500원)
메밀 소바 생면(8,000원)
김치 아란치니 룸피아(8,000원) - 사이드 메뉴

식사 메뉴는 딱 3가지였습니다. 원래 맛집은 주력 메뉴에 집중하고, 잡다한 메뉴를 만들지 않는 법!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오랜 지론이기도 하죠.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요? 일단 모두 주문했습니다. 저 사진 속의 비주얼을 보고 어떻게 참을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이라 부담스럽지도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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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황홀한 비주얼을 좀 보세요. 이것이 정녕 비건 음식이 맞습니까? 크리스피 머쉬룸 볼은 발사믹 + 데리야끼 소스를 기본으로 한 버섯 덮밥인데요. 그 위에 바삭바삭한 프라이드 어니언과 견과류 크럼블이 올라가 있습니다. 계절과일은 보너스라고 할까요.

데리야끼 소스를 써서 고기가 없어도 고기를 먹는 착각을 불러 일으킵니다. 게다가 버섯의 식감도 한몫하죠. 각각의 재료를 따로 음미해도 되지만, 새싹과 튀김도 함께 섞어 먹으면 좋은데요. 식감도 다양하고, 맛도 풍부해서 먹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타이 레드 커리는 또 하나의 비주얼 쇼크였습니다. 데코가 정말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사장님께서 공을 들이셨다는 얘기겠죠? 혹시 향이 너무 강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동남아 음식 못 드시는 분(제가 그렇거든요)들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인도의 대표적인 빵인 난(naan)에는 우유가 들어가기 때문인지 비건 식당인 리틀갱스터에서는 통밀 난을 쓰고 있더군요. 저기, 동그란 녀석은 고로케인데요. 고소한 병아리콩과 옥수수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난과 함께 커리에 찍어 먹으면 정말 순삭입니다.

메밀 소바 생면은 여름 한정 계절 메뉴인데요. 다행히도 겨울 전까지 연장되었다고 합니다. 메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인 고민을 하셨던 게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그리고 뭔가 국물 있는 메뉴가 있어야 균형(?)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리틀갱스터의 메밀 소바는 국물이 아예 살얼음으로 나와서 엄청 시원한데요. 특히 여름에는 더할나위 없습니다. 맛은 달달하고 깔끔합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얼른 맛보시길 바랍니다. 비건 메빌 소바도 맛있을 수 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리틀갱스터는 제가 처음으로 찾은 비건 식당입니다. 그 후로 여러 곳을 찾아 다녔지만, 추천할 만한 곳은 많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리틀갱스터는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비건 식당입니다. 맛과 비주얼, 게다가 가격까지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비건 식당에 대한 편견(비건 식당에는 '풀'만 있을 거야!)을 깨주었죠.

비건이 아니라 논비건인 분들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 참고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간이 조금 센 편인데, 이 부분은 주문하기 전에 사장님과 미리 조율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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