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러리 피치(Library Peach)'라는 공간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연극을 보기 위해 대학로를 찾았다가 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아서 시간을 보낼 만한 공간을 찾아봤죠. 조용히 책을 읽다가 극장으로 이동하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카페도 좋지만 너무 시끌벅적해서 선뜻 발길이 옮겨지지 않았죠.
놀라운 검색 능력을 발휘한 결과, '라이브러리 피치'라는 공간을 찾아냈죠. 위치도 혜화역 2번 출구 바로 옆(아르코 예술 극장 근처)이라 찾아가기도 쉬웠습니다. 도서관이라고 하니 한번 가보기로 했죠.
라이브러리 피치
주소 : 서울 종로구 대학로10길 8
이용 시간 : 10시 ~18시
오픈 : 화, 수, 목, 금
라이브러리 피치를 세 문장으로 설명하면 '쉬운 글이 있는 도서관', '느린학습자를 환대하는 도서관', '관계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도서관'입니다. 도서문화재단씨앗과 피치마켓이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공공도서관으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죠.
이곳에서는 '느린학습자(Slow Learner, 경계선 지능인)'를 둘러싼 교사와 활동가, 연구자와 창작자가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공부하며 관계를 만듭니다. 각종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참여할 수도 있다고 해요.
쉬운 글을 통해 문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누구나 이해하기 수월하게 돕는거죠. 문해력 부족은 곧 정보에서 소외될 가능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는 소통의 어려움으로 이어집니다. 그런 면에서 라이브러리 피치는 관계의 확장을 도모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공간에 대해 설명하자면, 2층은 쉬운 글 콘텐츠 창작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창작자들만 이용 가능하고, 1층은 쉬운 글 자료와 전시가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어요. 저와 같은 일반 방문객은 지하 1층에서 자유롭게 독서를 할 수 있답니다.
지하 1층에는 교육을 풍부하게 해주는 도서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물론 소지한 책을 읽어도 됩니다. 다양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세미나실도 있어서 편한 공간을 이용하면 됩니다.
이곳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요.
① 큰 소리가 나도 눈치 주지 않기. 눈치 보지 않기
② 텀블러 사용하기
③ 음식은 다 먹고 들어가기
대학로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있어서 정말 든든한 기분이었는데요. 연극을 보기 전에 종종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에 딱이더라고요. 그리고 그곳이 대한민국에서 느린학습자를 위한 유일한 공간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