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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진짜 여우같이 생긴 거야" 시누이의 막말,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18. 8. 30. 17:07


지난 주 예고됐던 것처럼 결국 시누이는 밤늦게 찾아왔다. 밤 9시 15분은 어린 아이 2명을 키우는 집에서는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간대다. 일각에서는 '가족인데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는 의견도 제시됐다. 탐탁지 않아 하는 시즈카의 반응을 두고 '야박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의 핵심은 '아무런 약속 없이'라는 점을 간과하면 곤란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시즈카가 당혹스러운 건 당연한 일이다.


시즈카를 두고 야박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집에 손님이(설령 가족이라 하더라도) 다짜고짜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래도 '괜찮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집안일과 육아에 발 빼고 있는 남성'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집안일과 육아를 모두 책임지다시피 하는 시즈카는 집안의 규칙이 깨지는 게 못내 마음에 걸린다. 벌써 고모가 찾아왔다고 아이는 잠을 자지 않으려 한다. 그 와중에 시즈카는 모유 수유까지 해야 했다.



"자야 하지 않을까?

"아, 놔둬. 오늘 나 왔잖아!"

"너 엄마한테 혼날텐데. 아빤 말했어."


어째서 아빠들은 육아 문제에 있어 이처럼 뒷짐을 지고 있는 걸까. 정해진 시각에 잠을 재우는 건 육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 부모와 아이 사이의 규칙일 뿐더러 부부 사이의 약속이다. 이를 어기는 상황이 버젓이 발생했지만, 아빠는 그저 웃고 있다. '내가 왔으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는 시누이의 철없는 모습도 한심스럽지만, 여기에서 더 기가 찬 건 역시 아빠의 무책임한 태도다.


고창환은 계속해서 "근데 누나 왔잖아"라고 변명하려 든다. 시즈카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도 시간 늦었잖아. 그러면 내일 오빠가 재울꺼야? 하루라도 그렇게 하면 다음 날도 그렇게 한다." 그제서야 고창환은 마지못해 아이의 방으로 들어가 "내일 이야기 해!"라며 잠들지 않으려 하는 아이에게 한소리를 한다. 이는 육아 문제에 있어 아빠들이 얼마나 수동적인 위치에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놀랍게도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이미 술을 한잔 하고 온 시누이는 그대로 잘 생각이 없었다. 분위기상 고창환은 치킨에 막걸리를 먹자는 제안을 했고 시누이는 흔쾌히 반겼다. 그리고 시누이는 "시즈카 괜찮지?"라고 동의를 구했는데, 사실상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였다. 역시 시즈카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었다. 보는 시청자들의 속도 마찬가지였다.


MC 이지혜가 깔끔하게 정리를 했던 것처럼 ① 시간 약속 없이 밤 늦게 깜짝 방문 ② 자고 있던 아이들 기상 ③ 야식으로 치킨 주문 ④ 막걸리까지 더해져 한밤중 벌어진 술자리로 이어지는 4콤보였다. 할 말은 하는 소이는 "집에 놀러오시는 건 좋으나 요구에 맞춰주실 수 있으면 오셔서 (아기를) 재우고 조용히 한잔 같이 하면 좋은데 안 맞춰 주실 거면 오시지 말아달라"고 말할 거라 얘기했지만, 그건 시즈카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결혼하기 전에도 그냥 내가 배신감이 얼마나 들었는지 진짜! 왜긴, 결혼한다니까 누나는 안중에도 없고 아유~ 창환이가 나한테 너무 소홀히 했던 게 뭐라 그랬지 막 짜증이.. 나 울었어. 나 진짜 울었다니까. 내가 너를 봤을 때 진짜 여우같이 생긴 거야."


막걸리가 더 들어가자 술기운이 올랐던지 시누이는 끝내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정작 본인이 그걸 실언이라 생각할지는 의문이다.) '배신감이 들었다.' '결혼한다니까 누나는 안중에 없어서 짜증이 났다.' 는 말은 도통 이해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배신감이 왜 들어야 하는 건지, 결혼하는데 왜 누나가 안중에 있어야 하는지 되묻고 싶을 지경이었다. 


제발 그만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시누이는 입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너를 봤을 때 진짜 여우같이 생긴 거야" 그 말에는 멀뚱히 앉아있던 남편조차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누이는 거기에서 더 나아가 "뭘 꼬셔서 우리 창환이를 저렇게 만들었나.", "나는 솔직히 이해가 안 갔어. 아니, 뭐가 좋아서 결혼했을까?"라며 시즈카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씁쓸한 술자리였다. 온종일 집안일과 육아에 바빴던 시즈카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거기에 난데 없이 시작된 시누이의 취중진담은 시즈카를 넉다운시키기에 충분했다. 시누이(가 친누나가 아니라 사촌누나였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는 솔직하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다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받은 건 시즈카였다. 이는 솔직함을 가장한 언어 폭력과 다름 없었다. 


29일 방송된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시청률 4.1%(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주 3.1%에 비해 반등했다. '악마의 편집' 논란 이후 시청률은 오히려 상승하는 모양새다. 역시 마케팅 중 제일은 '노이즈 마케팅'인 걸까.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아랑곳 없이 다음 주 예고편을 통해 시누이를 '악의 축'으로 그려나갈 준비가 됐음을 보여줬다. 과연 시청자들은 어디까지 참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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