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대통합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가 '환승연애4' 공개를 앞두고 흥미로운 시도를 했다. 각 시즌 별 (일부) 출연자들을 모아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을 제작한 것이다. ' 기수를 초월한 만남을 주선하는 SBS Plus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와 같은 맥락이다. 2021년 시작된 '환승연애'의 스핀오프로 본격적인 유니버스 확장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의 제작 소식이 알려진 후 '환친자'들은 출연자의 정체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의견이 난무했지만, '현재 커플이 아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에 부합하는 출연자는 애당초 그리 많지 않았다. 1월 22일 공개된 1화에서 '환승연애' 곽민재, 이혜선, 정혜임 '환승연애2' 박나언, 이지연, 정규민, '환승연애3' 김광태, 조휘현이 등장하며 궁금증이 해소됐다.
1화는 각 시즌 별 출연자들끼리 만나 회포를 푸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제주도에서 재회한 이들은 각자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서 새로운 추억을 쌓아나갔다. '환승연애'의 경우 4년 전에 방영됐던 터라 출연자들이 유독 반갑게 느껴졌다. 그들은 근황 및 촬영 비하인드를 얘기하며 활기를 불어넣었다. '환승연애2'의 박나언, 이지연, 정규민은 마치 남매처럼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를 더했다.
많은 '환친자'들이 기대했던 장면은 전 시즌 출연자가 한 자리에 모이는 모습이었을 텐데, 각자의 시간을 보낸 후 숙소에 모인 그들은 그 상황을 어색해하며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벌였다. 김광태는 다른 시즌 멤버 중 중 만나고 싶었던 출연자로 박나언을 꼽았고, 조휘현은 이지연의 이름을 호명했다. 'X'가 부재한 환경에서 새로운 설렘이 피어오르는 듯했다.
출발은 거침없었다.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이 공개된 직후 티빙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환승연애' 관련 키워드가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다. 또,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은 공개 첫 주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화자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환승연애3'도 이렇다 할 화제성을 모으지 못한 채 종영한 터라 위기감이 고조될 법하다.
애초부터 한계가 뚜렷했다. 우선, 현재 커플인 출연자들을 데려올 수 없다는 점에서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었다. (이나연과 남희두는 게스트로 출연해 3MC 이용진, 유라, 김예원과 합을 맞췄다.) 또, X가 없는 예외적 상황은 '환승연애' 특유의 긴장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제작진은 각 인물들의 변화와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지만, 초반부의 느슨한 편집은 몰입을 방해했다.
제작진도 이를 몰랐을 리 없다. 2회부터 뉴페이스(조휘현의 친구 이관우, 이지연의 친구 박지연)를 투입해 긴장감을 불어넣으려 했으나 화제성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또, 이전 시즌에서 다른 출연자와 러브라인을 형성했던 출연자들이 재출연해 다른 핑크빛 구도를 형성하는 것에 몰입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아무래도 억지 러브 라인에 대한 불만일 것이다.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은 실패를 회피할 안정적인 선택이었으리라.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의 스핀오프라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3화까지 공개된 '환승연애, 또 다른 시작'은 설득력 없는 서사와 감정으로만 가득한 제주도 여행 PPL로 채워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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