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신금호역으로 가보자. 메뉴는 족발이다.
신금호역(5호선) 3번 출구로 나가서 'GS25 (신금호역점)'과 '던킨도너츠 (신금호역점)' 사이의 골목(무수막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목적지가 보인다. 수제 족발 전문점 운비(서울 성동구 무수막길 91), 금호동(정확한 행정구역은 '금호 2 · 3가동'이다)의 족발 맛집이다.
금호동의 골목은 정신 사납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겹기도 하다. 옛날 동네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작은 상점과 음식점이 즐비한데, 적어도 이 곳은 프랜차이즈의 공습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게 분명하다. 운비 족발에 당도해 안쪽을 들여다보면 왠지 모를 '맛집 포스'가 역력하다.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는데, 대부분 금호동 주민들로 보인다. 대부분 퇴근 후의 가벼운 옷차림이다 '동네 맛집'이라는 이야기다. 현지인이 많이 가는 식당만큼 검증된 곳이 어디있겠는가. 식당 안으로 들어갔더니 고기를 삶고 있는 중이라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장사가 잘 되긴 하나보다.
운비족발 중(中)과 비빔국수를 주문했다. 메뉴에 소(小)가 없어서 중이라고 해봐야 사실 소와 다름 없다. 금세 기본 반찬이 나왔는데, 오이미역냉국과 부추무침 등은 무난했다. 겨울에는 따뜻한 콩나물국을 주는 모양이다. 깻잎과 배추의 신선도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상추는 조금 쓴 맛이 있었다.
드디어 족발이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고기의 질도 좋아 보인다. 언뜻 양이 많이 보이지만, 족발집의 눈속임이야 뻔하지 않은가. 아래쪽에 통뼈가 잔뜩 깔려 있어 실제 먹을 수 있는 살점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대식가가 아니라면) 2명이 먹을 분량으로는 충분하다.
- 정신없이 먹다보니 막국수는 한참 먹은 후에야 사진을 찍었다 -
고기는 확실히 맛이 있었다. 방금 삶아서 나온 고기라 부드러운 식감이 선명했다. 살코기는 촉촉했고, 비계는 야들야들 했다. 씹는 맛도 좋았고, 비린내도 나지 않았다. 부추무침과 함께 먹어도 좋고, 막국수와 먹어도 좋은 조합이었다. 당연히 취향에 따라 쌈장이나 새우젓과 먹어도 된다.
아무래도 운비족발의 최대 강점은 저렴한 가격에 있다. 중 사이즈가 23,000원밖에 되지 않아 확실히 싸다. 막국수도 4,000원에 불과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맛이 부족하냐면 그렇지도 않다. 고기는 쫄깃쫄깃하고, 막국수도 적당히 매콤하니 맛이 좋다. 가격 대비 만족도는 최상이다.
다만, 금호동만의 분위기에 대한 호불호는 재방문 가능성을 가름하는 변수다. 금호동이 푸근하고 정겹게 느껴졌다면, 운비족발을 다시 방문할 확률도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다소 정신없고 낙후된 느낌이었다면 운비족발을 또 찾게될진 의문이다. 물론 운비족발을 처음 찾을 당신에겐 해당되지 않을 이야기다.
지극히 개인적인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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