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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나온 맛집은 왜 실망스러운가?'에 대한 백종원의 대답은? 본문

TV + 연예/[리뷰] '백종원의 골목식당' 톺아보기

'방송에 나온 맛집은 왜 실망스러운가?'에 대한 백종원의 대답은?

버락킴 너의길을가라 2020. 5. 21. 15:35

오늘도 '맛집'이 탄생한다. 그 산파 역할을 자처하는 건 방송이다.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식당들은 밀려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호기심과 궁금증이 사람들을 매혹한다. 맛집 앞에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늘어선 줄이 또 한번 사람들을 유혹한다. 한번 유명세를 탄 식당들은 (적어도) 한동안은 밀려드는 손님들로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실제로 방송에 소개됐던 맛집에 가보면 그 맛에 놀랄 때가 많다. 기똥차게 맛있어서? 아니, 생각보다 '평범해서' 놀란다. 굳이 그곳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맛이라고 할까. 게다가 식당은 미어터지는 손님들로 정신사납고, 그런 만큼 음식이 제공되는 속도도 더디다. 당연히 서비스도 형편없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역시 방송은 사기야!'

정말 방송에 등장한 맛집들은 실력에 비해 과대포장된 걸까? 방송은 정말 방송일 뿐인걸까? 그렇다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어떨까? 우리는 이미 그 답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는 <골목식당>에 출연했던 식당들에 대한 평가가 수두룩하다. 그 중에는 맛있었다는 호평도 있지만, '기대보다 별로였다'는 얘기도 많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골목식당>은 '긴급점검'이라는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맛이 변질된 식당들을 여럿 찾아내지 않았던가. '거미새 라면'으로 화제가 된 거제도 도시락집이나 백종원과 요리대결을 펼쳐 눈길을 끌었던 이대백반집 등이 대표적인 예다. 분명 '맛집'으로 인정을 받은 식당, 솔루션을 통해 거듭난 식당들이 왜 이토록 큰 실망감을 주는 걸까. 그 원인은 무엇일까.


"오늘왔던 손님이 다시 올 거 같아요? 잘 모르긴 나는 죽어도 안 와요. 이 따위 서비스를 받으러 이 가격에 여기까지 누가 와?"

지난 20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그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을 제시했다. 고모와 조카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오리주물럭집은 방송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오리고기에 궁금증이 생긴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온 것이다. 식당 내부는 이미 포화상태였고, 식당 바깥도 길게 줄을 선 손님들로 난리통이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던 사장님들은 멘붕에 빠졌다.

주문은 밀리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정돈이 되지 않았다. 테이블은 방치돼 손님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정신없이 바쁘다보니 평소와 달리 사장님의 친절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손님들과 대화할 시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사장님은 메뉴 추천을 해달라는 손님에게 "차림표를 보세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 말을 들은 손님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불친절한 게 아니에요. 친절할 새가 없는 거지."

자칫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상황, 백종원은 사장님들이 불친절한 게 아니라 워낙 바빠서 친절할 새가 없는 거라 설명했다. 2주 동안 지켜본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은 평소 손님들에게 친절했기에 오해하지 않을 수 있었다. 점심 장사가 끝난 후, 백종원은 오리주물럭집을 찾아갔다. 뭔가 진지하게 할 이야기가 있어 보였다. 한바탕 전쟁을 치른 사장님들은 한껏 상기돼 있었다.

사장님들은 손님 급상승으로 메뉴를 더 줄이는 데 합의했다면서 "오리 드시러 오는 손님들이 많이 계시고, 지금 이거만으로 사실 벅차"다고 털어놓았다. 그들은 제법 만족한 눈치였다. 스스로 점수를 매겼을 때, 기존에 비해 음식의 퀄리티나 서비스가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손님을 다 받아냈으니 잘한 거라 여겼다. '이런 식이면 도대체 얼마를 버는 거야?'라며 행복회로를 가동시켰으리라.


"두 분은 지금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거예요. 일주일 동안 장사 잘 되니까 다 된 거 같죠? 일주일 동안 손님을 다 놓친 거예요, 지금"

백종원은 사장님들의 그런 안일한 생각을 예리하게 꼬집었다. 지금 중요한 건 찾아온 손님들을 백이면 백 다 받아내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하루에 열 테이블만 받더라도 그 손님들이 최대의 만족을 누릴 수 있도록 음식의 퀄리티와 서비스의 질을 갖추는 게 우선이었다.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손님을 받아내기만 하는 건 결과적으로 손님을 잃는 일이었다.

바쁘다는 건 핑계이고, 욕심일 뿐이었다. 손님들은 식당의 사정을 살펴가며 음식과 서비스를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장님들은 무리라는 걸 깨닫고, 손님을 받지 말았어야 했다. 한숨 돌리면서 재정비를 해야 했다. 백종원은 사장님들의 판단 착오는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라 지적하며, 설령 발길을 돌린 손님들의 원성을 사더라도 본인의 능력치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장사의 본질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종원은 지금은 제주도로 옮긴 포방터 돈까스집 사장님을 언급했다. 그는 '연돈' 사장님이 이전까지 하루에 돈까스 100개만 판매하다가 최근 들어 180개까지 늘였는데, 제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이탈해 다시 130, 140개로 줄였다는 근황을 전했다. 백종원은 연돈 사장님이 하루에 판매하는 돈까스 개수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까닭은 완벽한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거긴 돈 벌기 싫겠어요? 하루에 못 팔아서 180개만 팔았겠어요? 거긴 500개를 팔아도 돼요. 그리서 나가 거기를 존중하는 거예요."

방송에 나온 대부분의 맛집들이 실망감을 안겨주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곳이 모두 '사기'를 친 건 아닐 텐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백종원의 설명처럼, 무작정 손님을 받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는데, 실력이 뒷받침되지도 않았는데 눈앞의 성공(매출)에 취해 무대포로 손님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장사가 잘 된다고 여겼을 게 뻔하다.

그런 얕은 식당이 실망을 주는 건 당연하다. 음식의 퀄리티는 떨어지고, 서빙도 형편 없으며, 서비스의 질도 낮았지만 그걸 눈치챈 사장님은 없었으리라. 손님을 빼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을 테니까. 손님을 받은 게 아니라 사실 손님을 잃었다는 걸 깨닫지못한 맛집의 최후는 우리의 예상대로이다. 백종원의 일침으로 오리주물럭집 사장님들은 달라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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