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버락킴의 홍콩 여행기] 11. 도심 속에 고즈넉이 자리잡은 만모 사원

너의길을가라 2016. 5. 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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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센트럴 지역 여행 동선(이자 글 싣는 순서)


1. 홍콩의 마천루 : 청콩 센터, 홍콩 상하이 은행, 황후상 광장, 중국 은행 타워, 리포 센터, 자딘 하우스

2. 성 요한 성당

3. 소호 거리(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 구 센트럴 경찰서)

4. 만모(우) 사원

5. 시티 갤러리와 시티 홀

6. 빅토리아 피크


4. 만모 사원(Manmo Temple , 文武廟)

MTR 셩완 역 A1번 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 지도를 보고 잘 찾아가셔야 합니다. 약간 헤매는 것도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죠. 



엄밀히 말하자면 만모 사원은 센트럴의 스팟(spot)이라기보다는 셩완(Sheung Wan, 上環)의 장소입니다. 셩완은 '홍콩의 차이나 타운'이라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이번 글에서 살펴볼 만모 사원 말고도 할리우드 로드(Sheung Hollywood Road , 荷李活道)와 캣 스트리트(Sheung Cat Street , 摩羅商街) 등 (다소 취향을 타긴 하지만) 가볼 만한 곳들이 제법 많은 곳입니다.


할리우드 로드는 한국의 인사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텐데요. 골동품을 취급하는 앤티크한 상점들이 많죠. 캣 스트리트는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오해를 하실 만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사실 고양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옛날부터 중국인들은 '장물을 취급하는 사람'을 '캣'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요. 장물아비들이 모여서 장사를 한 곳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합니다.



 - 출처 : www.discoverhongkong.com  

너무 지쳐있었던 탓인지 당시에 관심이 전혀 없었기 때문인지 '캣 스트리트'의 사진은 하나도 안 찍었뒀더군요. -


골동품이나 불상(佛像), 각종 잡동사니에 관심이 있거나 홍콩 특유의 이색적인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셩완을 본격적으로 둘러보는 것도 좋겠죠. 또, 만모 사원'만' 찾아갈 거라면(그럴 여행객들은 거의 없겠죠?) 셩완 역에서 출발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일 겁니다. 혹은 만모 사원을 셩완-센트럴 여행의 출발점으로 삼는다고 해도 그럴 겁니다. 


하지만 버락킴은 '소호 거리'에서 시작해서 (걷고 또 걸어서) '만모 사원'에서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피크'로 넘어가는 것을 계획했기 때문에 '센트럴' 지역을 여행하는 동선에 포함시켰습니다. 또, 가는 길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길이 복잡하기 때문에 지도를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잘' 찾아가시라는 말밖에는 드릴 수가 없네요. 물론 길에 '표지판'이 계속 연결돼 있기 때문에 찾기가 많이 어렵진 않습니다.



- 문무묘(文武廟)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청색 기와 건물이 바로 만모 사원 -




 - 학문의 신 문창제와 무예 재물의 신 관우를 모시는, 지극히 동양적인 사원으로 들어가는 서양인의 모습이 이색적이죠? -




어둑한 사원의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공간을 가득 메운 매캐한 향 연기가 코를 찌릅니다.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기겁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천장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선향(線香, 향료의 가루를 가늘고 길게 만들어 굳힌 향)이 가득합니다. 독특하죠?



티크(teak) 목재에 금박(金箔)을 입힌 집 모양의 가마 2개는 각각 1862년, 1885년 제작됐습니다. 정교한 세공이 돋보이는 이 가마들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사원의 신상을 옮기는 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 10명의 신성한 법관을 모시는 십왕전 -




- 문창제 앞에는 붓을 든 손 모양의 조각이, 관우상 앞에는 그의 상징이기도 한 청룡언원도가 놓여 있다  -


지금까지 둘러본 만모 사원은 1847년 창건된 홍콩 최고(最古)의 도교 사원입니다. 재력가인 중국인 노아귀와 담아재에 의해 지어졌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학문의 신 문창제(文昌帝)와 무예와 재물의 신 관우를 주신(主神)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삼국지 연의』의 관우(關羽)는 명, 청 시대를 거치면서 '신격화' 됐고,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타이베이, 베트남 등 중국 문화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에 그를 모시는 사당이 세워져 있죠. 우리라고 다를까요? 서울에도 관우를 모시는 남관왕묘(南關王廟)와 동관왕묘(東關王廟)가 조선시대에 건립돼 '신'으로 추앙받았었죠. 



만모 사원 뒤편으로는 빽빽하게 밀집해 있는 아파트 건물들이 보입니다. 위치로만 보면 뭔가 뜬금없는 자리에 덩그라니 놓여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었는데요. 그런데 사람들이 기도를 하는 장소인 '사원'이라면 오히려 '삶'과 근거리에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오히려 가장 '적절한' 곳에 위치한 '고즈넉한' 사원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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