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여행기

담배 연기도 참게 만든 압도적인 분위기, 나고야 카페① 'Fille de Vin Cennes'

너의길을가라 2025. 2. 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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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한정된 시간을 활용하는 일입니다. 정해진 횟수의 식사, 카페 방문 등 내게 주어질 기회를 알차게 채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죠. 나고야의 수없이 많은 카페 중에서 3곳을 골라서 방문했습니다. 차례대로 소개할 예정입니다. 첫 번째 카페는 'Fille de Vin Cennes'입니다.

Fille de Vin Cennes
주소 : 460-0008 Aichi, Nagoya, Naka Ward, Sakae, 3 Chome−23−14 シティライフ栄
영업 시간 : 14:00 - 22:30


나고야 여행 첫째 날 '아츠타 호라이켄 마츠자카야점'에서 '히츠마부시'를 먹고, 인근에 있는 카페 'Fille de Vin Cennes'로 향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라 사진부터 찍고 말았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래된 '깃사텐(きっさてん, 다방)'의 느낌이 물씬 나더군요.

어두운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차분한 조용한 공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한마디로 품위 있는 고전적 분위기의 카페였어요. 여러가지 의미에서 '고집'이 있어 보였죠. 공간에도 지문이 있는 법, 'Fille de Vin Cennes'만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었죠.

원래 프렌츠토스트 맛집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방문 시간이 저녁이다보니 남아 있는 디저트는 한정적이더라고요. 일단 음료로 커피 한 잔과 핫초코(코코아), 디저트로 딸기 생크림 케이트와 초코 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여행에서 칼로리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거 맞죠?

잠시 이쯤에서 한 가지 경고를 해야겠네요. 바로 '흡연 이슈'입니다. 'Fille de Vin Cennes'는 실내 흡연이 가능한 카페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일본에는 생각보다 흔하답니다. 따라서 담배 냄새와 연기 때문에 비흡연자들은 힘들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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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전에 구글 리뷰를 통해 그 사실을 숙지하고 있었지만, 압도적인 분위기에 홀려 방문을 강행했습니다. 당연히 저 날도 카페 내에 흡연자가 있었고, 온몸에 담배 냄새가 끈적하게 달라붙더라고요. 음료와 디저트, 분위기 모두 최고였지만, 덕분에 오래 머물지는 못하고 서둘러 도망쳤죠.

'Fille de Vin Cennes'에서는 할아버지 사장님이 능숙하게 커피를 만들고, 20대 초반 쯤으로 보이는 남녀 직원 2명이 서빙을 담당합니다. 커피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맛이 좋았고, 코코아는 고급스러움 그 자체였어요. 케이크도 게 눈 감추듯 먹어버렸답니다. 전문성과 격식이 갖춰진 카페였어요.

구글 평점은 3.3점에 불과한데, 리뷰를 보면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듯합니다. 주로 흡연 이슈, 불친절함 등에 대한 얘기가 많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그런 느낌은 없었어요. 사장님께 커피에 대한 설명도 듣고, 어설픈 일본어지만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Fille de Vin Cennes'는 압도적인 분위기와 수준있는 커피와 디저트 맛으로 보면 꼭 가봐야 할 곳이고, 비흡연자라면 한 번쯤 고민을 해봐야 할 곳일 겁니다. 물론 담배 냄새는 고역이었으나, 저 분위기 속에 잠시 멈춰 있던 순간이 참 좋더라고요.

손님들에게 잠시 이야기를 멈추고, 조용히 자신들이 제공하는 분위기를 즐기기를 권하는 'Fille de Vin Cennes', 그 공간이 오랜 세월 지켜온 소신을 믿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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