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여행을 가면 호텔 조식을 먹는 대신 '깃사텐(きっさてん)'에서 이른바 '모닝 세트'를 먹어봐야 한다고 하잖아요? 깃사텐은 '다방'의 일본식 표기인데, 커피만 주문하면 토스트나 삶은 달걀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문화를 통칭하기도 합니다.
나고야가 이 문화의 시초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커피와 토스트를 판매하는 카페가 주를 이룹니다. 가성비 있거나 특색 있는 곳이 많아요. 다만, 커피값만 받던 시절은 지나갔고, 이젠 커피값에 토스트값이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겠죠.
'부쵸 커피(BUCYO CAFE)'는 나고야에서 '모닝 세트'로 유명한 카페입니다. 단팥을 토핑으로 올린 나고야식 오구라 토스트로 명성을 얻었죠. 07:15에 문을 여는데, 이른 아침에도 오픈런이 있을 정도예요. 구글 평점 4.3점(리뷰 1,437개)으로 인기 있는 곳입니다.
'부쵸 커피(BUCYO CAFE)'의 인테리어는 조금 난해합니다. 흠, 어쩌면 '레트로'라는 단어가 적합할 듯한데요. 굉장히 일본스럽다고 할까요? 원색의 색상이 강렬하면서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에 띱니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아침 시간을 즐기기에는 무리입니다.
저희는 9시에 방문했는데, 시간이 좀 애매했기 때문인지 다행히도 웨이팅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내부에는 손님들로 이미 만석이었어요. 좌석은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아무래도 조금 불편한 감이 있더라고요. 또, 일본답게 1인석도 많이 배치되어 있었고요.
분위기가 (어떻게 보면 정신 사나워서) 저희 취향은 아니었지만, 나고야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라고 하니 그래도 기대감을 갖고 주문을 했습니다. 고민 끝에 웬만한 건 다 먹어보자는 마음으로 4번 오구라 & 키나코 버터 토스트와 이소베야키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아무래도 단팥이 올리간 토스트가 메인이긴 했지만, 콩가루 버터가 토핑으로 올라간 토스트도 궁금했거든요. 음료는 커피 대신 두유로 바꿨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주의사항도 읽어봤는데요. 총 6가지인데, 일반적인 내용이라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될 듯합니다.
1시간 이상 이용금지
1인 1음료
강한 향수 금지
시끄럽기 금지
남은음식 포장 금지
플래쉬 터트리기 금지
토스트가 앙증맞고 귀엽죠? 맛은 예상되는 그 맛이 맞습니다. 특출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법 준수한 맛입니다. 나고야에서 아침에 지극히 일본스러운 카페에 들러 많은 사람들과 함께 '모닝 세트'를 먹는다는 상황 자체가 재밌고, 그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흥미롭답니다.
호기롭게 주문했던 이소베야키 토스트는 좀 부담스러운 맛이었어요. 치즈가 잔뜩 들어가서 엄청 느끼한데, 김의 짠맛도 강해서 취향을 엄청 탈 듯합니다. 사실 '부쵸 커피'의 킥은 두유였는데요. 정말 고소하고 부드럽습니다. 솔직히 두유 때문에 한 번 더 오고 싶어졌어요.
물론 냉정하게 말하면, 어떤 분위기와 맛인지 체험했으니 다음에는 좀더 근사하고 세련되거나 혹은 좀더 전통적인 카페를 찾을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워낙 유명한 곳이니 한번은 경험해보는 게 나쁘지 않겠죠?
참고로 '부쵸 커피'에서는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하고, 스티커 굿즈도 제공합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노꾸(노트북 꾸미기)'에 활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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