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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몽을 향한 마녀사냥, 동료 응원마저 막는 대중들의 횡포

너의길을가라 2014. 11. 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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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MC몽이 다시 대중 앞에 서는 데 걸린 시간이다. 지난 3일 MC몽은 정규 6집 앨범 '미스 미 오어 디스 미(Miss me or Diss me)'를 발매했고, 타이틀곡 '내가 그리웠니'는 실시간 1위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였다. 나머지 12곡의 수록곡도 주요 음원차트에서 10위권 내에 포진하는 등 그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은 여전했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든 말이다.



어느덧 논란은 '꼴미운' MC몽을 두둔하고 응원하는 그의 동료들에게로 향했다. 트랙리스트를 공개하던 10월 28일 MC몽의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한바탕 불길이 치솟기도 했었다.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허각, 에일리, 백지영, 린, 효린, 범키, 민아 등은 대중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들어야만 했다. 흥미로웠던 것은 애초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선희의 이름을 결국 빠졌는 점인데, 이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오가기도 했었다.


"정말 고생 했어 몽이야. 좋은 말, 안 좋은 말 다 새겨. 그리고 음악으로 만들어줘. 네가 가지고 있는 미안함, 불안함, 사랑함, 슬퍼함, 이겨냄, 지침, 외로움, 조급함, 위축감, 우울함 모두 다 풀어내서 보답하자. 이른 축하는 하지 않을게. 이제 시작이니까. 난 어쩔 수 없는 니 누나" (백지영)


"우리 몽이 형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왔구나. 5년이란 시간 동안 국민에게 들려줄 음악만 생각하며 살아온 거 누구보다 잘 안다. 멋진 앨범이다. 자랑스럽다 형. 파이팅" (김태우)


"친구야 보고 싶었어" (하하)


"드디어 나온 MC몽 오빠 앨범. 아 너무 오래 기다렸어요. 역시나 전곡 다 너무 좋다. 전곡 다 들으면서 출근하는 중" (레인보우 조현영)



앨범이 발매되고 나서 동료 가수(백지영, 김태우, 하하, 조현영 등)들의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고, 이를 접한 대중들은 극도의 분노를 쏟아냈다. 결국 백지영은 "불쾌하셨다면 죄송하다. 동생을 위해 큰 용기를 냈으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는 사과 아닌 사과를 해야만 했다. 하하의 경우에는 MBC '무한도전' 게시판에 비난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팬들은 무한도전 하차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중들의 몰아가기가 지나치다고 여겨진다. 이에 대해 진중권은 "MC몽을 비판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 해도, 그의 복귀를 축하하는 동료 연예인들까지 비난하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병역 문제는 병역 문제. 음악적 작업은 음악적 작업. 굳이 연결시킬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그러잖아도 욕은 충분히 들어먹은 것 같은데, 그걸로도 성이 안 차는 사람들이 많은 듯. 정치인엔 엄격하고, 연예인에겐 너그러웠으면.... 그 반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에서 '군대를 안 가려고 한 죄'는 그 어떤 죄보다 무겁게 취급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MC몽의 경우에는 안 가려고 했다기보다는 최대한 미루려고 했다는 점에서 경우가 다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5월 24일 열렸던 이른바 'MC몽 고의발치 병역기피 사건'은 병역법 위반 혐의는 무죄,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판결이 내려졌다.


▶ 병역법 위반 혐의 무죄


"35번 치아 발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증거와 정황상 병역면제를 위해 굳이 발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5번 치아를 발거해준 치과의사 A씨를 소개시켜준 B씨에게 지급한 8000만원도 병역 면제에 대한 댓가가 아니라, B씨와의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반환하는 것으로 보는 게 옳다"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


"모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순차적·암묵적으로 상통해서 출국대기, 공무원 시험 응시 등을 이유로 위계,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이 인정된다"



치아 발치 등 다소 임팩트가 강한 내용으로 회자가 되었던 탓에 MC몽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이 매우 왜곡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은 무죄로 결론이 났고, 결국 MC몽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던 것이다. 물론 그것이 병역법 위반이 아니라 공무집행방해라고 하더라도 잘못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았다.


물론 MC몽을 다시 용서(라는 표현이 우습지만)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대중들 각자의 몫이다.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긍휼한 마음으로 그의 음악을 즐길 것이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하면 된다. 하지만 MC몽을 응원하는 그의 지인들에 대해서까지 '압박'을 가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나'의 지인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해보면 어떨까? 십 수년을 함께 했던 동료였고, 개인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또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다고 해보자. 과연 그의 어려운 상황을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으리 열풍'을 떠올리지 않고서라도 충분히 나서서 응원할 수 있는 상황 아닐까? 여론이 나쁘다고 해서 뒤에 숨어 친구를 외면하는 것이 결코 '떳떳한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누가 됐든) 그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서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복귀를 막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의 치기로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을 이 사회로부터 '격리'시킬 것인가? 잘못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치르고, 충분한 반성을 했다면 넓은 마음으로 수용하고 품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바로 '공동체'란 이름을 가진 사회의 몫이자, 우리가 그 구성원으로서의 '사람'이라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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