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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연예인 협찬 논란, 협찬의 늪에 빠진 팝핀현준과 천이슬

너의길을가라 2014. 10. 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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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협찬이 하나의 '마케팅 산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사실상 방송에 보여지는 '모든 것'은 '협찬'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이젠 그것도 옛날 이야기다. 한때는 '협찬'은 '방송'에만 국한됐었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는 스타들의 일상 생활에까지 깊숙이 개입했다.



방송인 이윤석은 결혼식 때 웨딩 촬영과 웨딩드레스를 협찬 받는 반대급부로 아내의 사진을 방송에 공개했던 내용을 JTBC <썰전>에서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의 한 형태로 윈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를 악용하는 일부 연예인도 있는 모양이다. 한 연예인은 TV 방송을 통해 집을 공개한다는 조건 하에 인테리어에서부터 밥그릇과 숟가락 등 식기류, 더 나아가서는 애완견의 옷까지 협찬을 요구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TV 아침 프로그램의 진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한 아침방송 제작진은 "스타 집안 공개 섭외를 하면 벽지, 장판, 소파, 침대, 텔레비전, 책상, 책꽂이, 주방용품 등 집안의 모든 것을 협찬으로 싹 바꾼다. 심지어 숟가락, 주방장갑까지 협찬을 한다. 이 정도는 기본이고 심지어 몇 억 원짜리 전원주택을 요구해 어쩔 수없이 전원주택을 협찬으로 지어주기까지 했다"면서 프로그램 내에 협찬이 얼마나 개입되어 있는지 알려줬다.



지금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항 패션'은 실시간 검색어에 매일 오를 만큼 뜨거운 이슈였다. 공항에서 만나는 한류스타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구두를 신고, 어떤 백을 매고 있는지가 기자들의 카메라에 담겨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했다. 연예인들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모습일까, 라는 호기심으로 접근했다면 철저히 속은 것이다. 당연히 대부분의 공항패션은 '연출'된, 아니 '협찹'된 것이었다.


그럴 만도 하다. '협찬'의 효과는 즉시 나타나고,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 패션 관계자는 "스타가 드라마에 입고 나오면 다음날 백화점에서 완판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고, 한 패션 협찬사는 "인기 걸그룹이 공항에서 걸쳤다가, 브랜드 인지도가 갑자기 상승했다. 심지어 짝뚱 제품이 나오기까지 했다"며 협찬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를 설명해줬다.




이 정도까지가 그나마 연예인의 '공식 활동(방송과 직접적으로 연관된)'과 관련된 협찬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연예인들의 '비공식 활동'에 대한 협찬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연예인들이 각자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수많은 팬들이 팔로우를 통해 연결되면서 이제는 SNS가 하나의 광고판으로 기능하고 있다.


지난 2월, 이제는 대중들의 뇌리에서 잊혀가는 그룹인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는 자신의 트위터에 "○○○ 멋진 쇼룸 잘 봤습니다. 우리나라 브랜드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숨쉬는 베개 정말 잘 쓰겠습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한 가구 쇼핑몰의 홍보물을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협찬의 대가였는지 선물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는 곧 과도한 협찬 홍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협찬 관련 논란 두 가지도 마저 짚어보자. 지난 9월 16일, 팝핀현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간다. 이번 여행은 아시아나(항공) 협찬이다. 이왕 협찬 해줄 거면 비즈니스(클래스)를 해주지. 하여간 해주고도 욕먹는다"는 글을 게시했다. 당시에는 화제가 되지 았었던 이 글이 최근에 들어 다시 회자 되면서 엄청난 논란을 야기했다.


팝핀협준의 무례한 태도에 대해 네티즌들의 호된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그는 30일 사과의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욱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다고 해명했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감정 컨트롤에 한정된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문제가 촉발된 것은 욱한 마음(도대체 욱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에 글을 쓴 것이지만, 결국 연예인과 협찬이라고 하는 고리가 너무도 일상화되어 시쳇말로 '똥오줌도 못 가리는' 상황이 빚어낸 촌극인 셈이다.



'양상국의 여자친구'로 세상에 알려진 천이슬의 '성형 협찬'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강남구 소재 A성형외과는 "천이슬이 성형수술 등을 협찬으로 한 대신 병원 홍보를 해주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이슬을 상대로 약 3000만원대 진료비청구소송을 냈고, 천이슬의 소속사 초록뱀주나E&M 측은 "전 소속사 매니저가 병원과 맺은 계약이고, 천이슬은 이런 계약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맞서고 있다.


천이슬이 협찬으로 받은 성형 수술에는 '양악수술'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과거 천이슬이 KBS 예능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을 당시 "그럼 살짝 살짝 (성형한 거냐)?"는 박미선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부인했던 에피소드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수많은 안티팬을 거느리고 있는 천이슬은 '성형 협찬' 논란에 이어 '거짓말 논란'까지 이어지며 곤혹을 치르게 됐다. 


서두에서도 썼듯이, '연예인 협찬'은 하나의 '마케팅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논란이 붉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예인 협찬'이 시들해질 가능성은 제로다. 오히려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그만큼 연예인들이 가지고 있는 홍보 효과는 뛰어나기 때문이다. 설령 잡음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으로서 효과가 분명하지 않던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서로 간의 '윈윈'을 추구하는 계약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 일이다.


결국 적정선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칫 잘못해면 팝핀현준의 예처럼 자신의 유명세를 무기 삼아 특권의식을 휘두르는 것으로 보일 수 있고, 천이슬의 예처럼 '계약 상의 문제'로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에게 이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 눈짓 한 번만으로도 '협찬'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연예인들에게 자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까?


과도한 협찬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적절한 선에서 잘라내는 영리함과 협찬은 공짜가 아닌 계약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그것이 곧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도 함께 기억한다면 연예인 협찬 논란은 다소 줄어들 것이다. 물론 희망사항이다. 인간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한 존재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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