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조용할 날 없는 제2롯데월드, 바닥 균열에 이어 이번엔 주차장?

너의길을가라 2014. 11. 2.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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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전부터 안전 문제 등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제2롯데월드'가 이번에는 '주차장' 건으로 시끌벅적하다. 다름 아니라 생각보다 낮은 '주차장 이용률' 때문이다. 2일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개장(10월 14일) 이후, 지하주차장 하루 평균 입차대수가 평일 1,800대, 주말 2,100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2,700대까지 주차 가능한 규모와 약 10시간이라는 영업시간을 고려해봤을 때, 평일에는 약 20%, 주말에는 24%만 사용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반면, 건너편에 있는 기존의 롯데백화점 잠시점 주차장은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며 거의 만차(滿車) 상태다. 평소에도 주차 수요가 많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2롯데월드 고객들의 차량까지 몰리면서 주차장 사용율이 훨씬 더 높아졌다. 앞서 제2롯데월드 주차장 사용률을 계산하는 방식을 적용해보면, 평일에는 73%이고 주말에는 92%에 달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제2롯데월드 측이 조기 개장을 밀어붙이면서 서울시와 맺은 주차 정책 때문이다. 서울시는 제2롯데월드 측에 '주차 사전 예약제'와 '요금 전면 유료화'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제2롯데월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일반적으로 백화점들은 고객들이 쇼핑 후 영수증 제시하면 주차 요금을 제(除)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에서는 쇼핑을 하며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주차요금을 꼬박꼬박 내야만 한다. 게다가 그 주차요금이 만만치가 않다. 10분마다 1,000원에 3시간 이상 주차를 할 경우에는 50% 할증료를 내야 한다. 보통 쇼핑을 하면 2~3시간은 훌쩍 지나가기 마련이다. 웬만큼 간 큰 쇼핑객이 아니라면 2롯데월드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제2롯데월드 측이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 리가 없다. 조기 개장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소 불리한 조건을 감내한 것 아니겠는가? 이후에 주차장 문제로 고객들의 불만이 표출되면, 여론전으로 밀어붙일 생각도 했을지 모른다. 실제로 롯데 관계자는 "사용승인 조건에 포함된 만큼 이행할 수밖에 없지만, 텅 비다시피한 주차장을 두고 불법주차를 하거나 이미 꽉 찬 옆 주차장을 이용하게 하는 것은 자원낭비가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은근슬쩍 간보기에 나섰다.


ⓒ 미디어오늘


555m 높이의 초고층빌딩인 제2롯데월드는 건축 계획 초기부터 논란의 대상이었다. 국방부는 서울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의 안전성을 이유로 15년 동안 초고층 빌딩의 건립을 불허해왔다. 하지만 동편활주로 각도를 3도 가량 트는 것으로 국방부는 그동안의 불허 입장을 접어버렸다. 이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전문가들은 배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심지어 '돈'이 전달됐다는 의혹도 있었다.


제2롯데월드 건설 과정에서 인근에 있는 석촌호수의 수위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대형 싱크홀이 나타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기도 했다. 지난해 서울시 주재 자문회의에서는 "제2롯데월드 지하수 유출량과 석촌호수 수위는 상호 연관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롯데그룹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프레시안


안전과 교통 혼잡 등 많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제2롯데월드는 임시 개장을 강행했고 문제는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JTBC는 제2롯데월드의 아쿠아리움에서 국제권고치가 넘는 전자파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그 아래 초고압 변전시설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었지만, 한국전력은 자체 측정 결과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측정 장소는 3군데에 불과했고, 그마저 2군데는 변전시설과 동떨어진 곳에서 측정이 이뤄졌다.


또, 5~6층 식당가에는 바닥 마감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제2롯데월드 측의 보여준 태도는 적잖이 실망스러웠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제2롯데월드 측은 "시멘트 양생 과정에서 발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가 "롯데월드몰 5~6층의 서울3080 거리는 설계 때부터 간판도 옛 모습으로 연출했고 금이 간 길의 모습도 당시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시멘트 몰탈 시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든 뒤 그 위에 투명코팅 처리를 했다"는 얄궂은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자 한 시민단체는 투명코팅 처리했다는 바닥 균열에 명함을 끼워넣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결국 제2롯데월드 측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제2롯데월드 측은 알고 있을까? 갈라진 바닥보다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킨 건 제2롯데월드 측의 '씨알도 안 먹힐' 거짓말이란 사실 말이다. 이 외에도 10월 29일에는 난간에 부착돼 있던 금속 부착물이 떨어져 유리난간을 청소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바람 잘 날 없는 제2롯데월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제2롯데월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안전상의 문제는 여전히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시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만큼 제2롯데월드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은 시야가 탁 트이지 않고 안개 속처럼 흐릿하기 때문이다. 매번 내놓은 정확하지 않은 해명과 책임 회피성 태도들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 부디 과거 재앙과도 같았던 최악의 사태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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