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 연예

<나는 남자다>를 살린 김제동의 존재감, 이대로 시즌2까지?

너의길을가라 2014. 11. 29. 12:30
반응형


김제동의 투입으로 <나는 남자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술을 사랑하는 주당남녀'를 주제를 두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 29일 방송은 5.9%의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청률을 두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평가'가 달라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보조 MC들의 '병풍화'로 인해 반감됐던 재미가 김제동의 등장으로 해결됐다는 긍정적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할 나위 없는' 국민MC 유재석은 '티격태격(김교석은 이를 '앙상블'이라고 표현했다)'을 예능적으로 가장 잘 소화하는 MC다. 그러한 관계 구축은 SBS <X맨> 시절에는 강호동과 SBS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이효리로 이어졌고, '콤비'를 형성하고 있는 박명수와는 KBS <해피투게더>와 MBC <무한도전>에서 찰떡 호흡을 보이고 있다. 또, <놀러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김원희와도를 '티격태격'의 진수를 보여준 바 있다. SBS <런닝맨>에서는 지석진, 김종국, 이광수, 하하 등과 각종 '티격태격'을 선보이며 웃음을 더한다.


자칫 잘못하면 '밉상'이 될 수도 있지만, 유재석 특유의 이미지와 절묘한 '줄타기'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쾌함이 아닌 유쾌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만큼 그는 적절한 '선'을 잘 알고 있고, 이를 웃음으로 이끌어내는 능력이 특출난 것이다. 그러한 유재석이 MC로 있는 프로그램이 가장 활기를 띠는 순간은 바로 '형'들이 출연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유재석의 웃음 '먹잇감'이 될 수 있는 친분이 두터운 형들 말이다.



이런 상황이 주어지면 유재석은 능수능란하게 형들의 '약점'을 슬쩍 건드리며 도발을 시작하고, 이에 맞춰 형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다양한 웃음을 연출해낸다. 이 과정은 매우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에 전혀 작위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석진과 박수홍이 <해피투게더>에 출연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파일럿 방송을 시작으로 지난 8월 정규편성된 <나는 남자다>는 처음부터 시즌제(20회)를 내걸고 시작했다. 이러한 선택은 방송사와 유재석 양 측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윈윈으로 여겨졌다. 물론 '실패'를 예견하진 않았겠지만, 최근까지 <나는 남자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청률은 바닥을 쳤고, 시청자들의 만족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언론도 점차 등을 돌렸다. 자연스레 시즌2에 대한 전망은 어두워졌다.



지난 5회에서 허경환은 방송 중에 "그런데 우리 방송이 시즌2가 가능하냐?"고 물었고, 유재석은 "지금 분위기로는 시즌2는 어렵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재치 있는 대답이긴 했지만, 그 웃음에는 '씁쓸함'이 가득 베어 있었다. 그만큼 <나는 남자다>가 처해 있는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무엇보다 유재석과 '티격태격' 관계를 형성할 만한 나머지 (보조) MC들의 활약이 미비했다.


방송이 벌써 16회나 진행됐지만, 여전히 MC인 권오중, 이원희, 장동민, 허경환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장동민이 순간순간 기치 넘치는 센스를 통해 두각을 드러낼 뿐 애초에 기대를 모았던 권오중과 임원희는 사실상 '실패'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다. 허지웅은 <썰전>에서 <나를 남자다>를 "유재석 씨가 혼자 하는 효 콘서트 같다"고 비유하면서 "여전히 유재석 씨 혼자 용쓰고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김제동의 출연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됐다. 김제동은 '자취 男女 ' 편과 '프로야구 마니아 男女' 편에 이어 3주 연속 특별 게스트로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는데, 사실상 '고정'이라고 할 정도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혼자서 용쓸 수밖에 없었던 유재석은 그야말로 '믿고 멘트를 넘길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났고, 최근 방송에서 두 사람이 보여주는 '티격태격'은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따지고 보면 김제동이야말로 <나는 남자다> 류의 토크쇼에 가장 특화된 MC라고 할 수 있다. 100여 명의 방청객과 함께 촬영하는 <나는 남자다>는 김제동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김제동 토크콘서트'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21만 3천여 명의 관객이 다녀가면서 그 가치를 증명했던 김제동의 '관객과의 호흡 능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제동이 물 만난 고기마냥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그만큼 익숙한 환경 덕분은 아닐까?



<나는 남자다>의 김호상 CP는 "지난 주 녹화장에서 MC들과 얘기를 하면서 이번 프로그램 진행에 대한 감도 잡고, 방송도 안정됐다고 스스로들 생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프로그램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는 전혀 없다"는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만약 <나는 남자다> 시즌2가 지금의 포맷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기획된다면, 그 중심에 '유재석-김제동'이라는 '티격태격' 조합을 놓는 것은 어떨까? 최근 <나는 남자다>를 재미있게 봤던 시청자들이라면 모두 박수를 치며 환영하지 않을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