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대한항공에 처남 취업 청탁한 문희상, 사퇴가 정답이다

너의길을가라 2014. 12. 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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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이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대한항공'과 관련된 사건 · 사고들 말이다. 하나같이 울트라 메가톤급이다. 대한항공의 각종 해명들이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고, 급기야 정부는 대한항공의 사명에서 '대한'을 회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조현아 부사장의 경우에는 과거의 막말이 알려져,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그의 인성이 더욱 패대기쳐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사건'이 터졌다. 바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처남 취업 청탁'이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재판장 이성구)는 문 위원장의 처남 김 씨가 문 위원장과 누나 부부를 상대로 낸 12억여 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결과는 "김씨에게 2억8832만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였다. 돈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는 재판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하자. 다만, 공소시효 문제가 중요한 쟁점이었는데, 김 씨가 '대한항공 쪽을 통해 2012년까지 이자 성격의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소송 시효가 살아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게 됐다.


재판부는 "문 위원장이 2004년께 고교(경복고) 선후배 사이인 대한항공 회장(조양호)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던 김씨의 취업을 부탁해 김씨가 미국 브리지웨어하우스 아이엔시에 컨설턴트로 취업했고,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8억1027만원)를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김씨가) 다른 곳에 거주하는 등 이 회사에서 현실적으로 일을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시 말해서 문 위원장이 대한항공 측에 처남의 취업 청탁을 했고, 그로 인해 처남 김 씨는 일을 하지도 않고 엄청난 급여를 받은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2004년'이라는 시기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그 시기는 참여정부 집권기였고, 문 위원장은 당시 잘 나가던 정치인이었다.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국회 정보위원장과 국방위원장을 지내고 있던 현직 국회의원이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취업 청탁에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다.


문 위원장의 처남인 김 씨가 취업했다는 미국 브리지웨어하우스 아이엔시는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조양호 회장)이 미국 캘리포이나주에 세운 컨네이터 업체이고, 대한항공이 전투기와 헬기 생산 등 방산(防産) 사업도 하고 있다는 점을 미뤄보자면 '직무 관련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일을 하지도 않고 8억에 가까운 돈을 급여로 지급했다? 취업 청탁에 어떤 대가가 오갔는지도 수사를 통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노컷뉴스


문 위원장의 입장은 무엇일까? 일단 문 위원장은 김성수 대변인을 통해 "2004년쯤 미국에서 직업이 없던 처남의 취업을 간접적으로 대한항공 측에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덧붙였다. 도대체 '간접적인 방법'으로 하는 부탁은 어떤 것일까? 이러저리 빠져나가려고 해도, 문 위원장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대한항공 측에 취업 청탁을 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정치인생을 걸고 한번도 자식이나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고, 그런 자부심으로 정치인생을 버텨왔다. 이유를 막론하고 가족의 송사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대단히 부끄럽다"는 문 위원장은 '부끄러움'의 포인트를 잘못 짚은 것 같다. 정말 부끄러워 해야 할 부분은 송사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게다가 그 말 자체도 우습기 짝이 없다. '한번도 자식이나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는 말에 코웃음을 칠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문 위원장은 알고 있을까? '정치인'의 괴상(塊狀)한 양심을 믿는 국민은 없으므로, 그러한 요상한 양심을 거는 무책임한 언행은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권력을 등에 업은 정치인들의 타락은 어디까지 진행된 것일까? 이런 사례가 어디 한 두 건일까?


문 위원장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루빨리 사퇴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입법 로비 혐의로 기소된 김재윤 의원의 사례를 보나, 문 위원장의 경우를 보나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도덕성과 윤리성도 바닥을 친 것이 분명해보인다. 국민들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신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리턴'으로 시작된 대한항공의 온갖 지저분한 모습들이 속속들이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감춰지고 숨겨졌던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점들도 한꺼번에 씻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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