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한민국의 국방부였습니다.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5월과 6월에 입대한 신병들이 운동화가 없어 온종일 전투화를 신고 다녀야 하는 일이 발생했었습니다. 이것이 문제화되자 국방부는 '돈이 없어서' 운동화를 지급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었죠. 그런데 국방부가 사관생도들에게는 고가 운동화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일반 사병에게 지급되는 운동화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외국 브랜드(나이키, 아디다스) 운동화라고 합니다.
오늘(24일) 국방위원회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은 육사와 3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지급된 운동화의 가격이 6만 4000원으로 일반 사병들에게 지급되는 운동화 가격 1만 6000원보다 4배나 비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3월 당시 육군이 사관생도 운동화 구매를 위해 제출한 사양서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브랜드 이름이 구체적으로 명기됐고, 납품 시 유의사항으로 '시중 유명 브랜드 중 현재 시중 판매품',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제품', '현재 대리점에서 유동되는 제품이어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지난 5월과 6월에 입대한 신병 7천 412명에게 운동화를 지급하지 못했던 이유를 예산 3천 700여만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는데요. 돈이 왜 없었는지 대충은 알 것 같네요. 적어도 사관 생도들에게 지급된 운동화의 단가를 조금만 낮췄더라면 신병들이 운동화가 없어 쩔쩔매는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뿐만이 아니겠죠? '운동화 사건'은 군의 예산 운용과 관련되어 터진 겨우 하나의 사건에 불과할 겁니다.
국방부는 뭐라고 해명했을까요? 들어나 볼까요? "대량 생산하는 사병 운동화와 기존상품을 소량 구매하는 생도 운동화 가격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병들 운동화 품질 개선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라고 했네요. 품질 개선은 둘째치고, 제대로 지급이나 하세요! 총알받이들에게는 운동화도 아깝다는 건가요?
군이 도대체 예산을 어떻게 편성하고, 어떤 방식으로 운용을 하는 건지 제대로 짚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해이(解弛)의 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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