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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인가, 행동인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실존적 질문

얇은 책이라 마음에 들었다. 페이지가 132쪽에 불과하니 말이다. 무려 768쪽에 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은 터라 (솔직히) 만만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으나, 첫 문단의 첫 문장에서 덜컥 막히고 말았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Small Things Like These)』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 그때 시계를 한 시간 뒤로 돌렸고 11월의 바람이 길게 불어와 잎을 뜯어내 나무를 벌거 벗겼다. 뉴로스 타운 굴뚝에서 흘러나온 연기는 가라앉아 북슬한 끈처럼 길게 흘러가다가 부두를 따라 흩어졌고, 곧 흑맥주처럼 검은 배로Barow 강이 빗물에 몸이 불었다. (p. 11) '10월에 나무가 누레졌다'로 시작하는 저 첫 문장에 클레..

버락킴의 서재 2024.02.10

솔루션 실패 위기! 오은영이 엄마에게 정신 차리라고 한 까닭

9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지난 주 금쪽이네의 '예고된' 재방문으로 꾸려졌다. '선택적 함구증' 금쪽이의 문제는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았고, 그런 금쪽이를 위해 무엇이든 대신해주는 부모는 훈육 방식에 있어 첨예한 갈등을 보였기에 솔루션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부부는 서로 훈육 방식이 맞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연 솔루션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솔루션의 첫 단계는 스스로 계획표 세우기였다. 주체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한 시작을 금쪽이는 온몸으로 거부했다. 엄마는 부탁 모드에 들어갔고, 금쪽이는 1시간 만에 겨우 몸을 움직였다. 아빠는 그런 모습을 못마땅해 했다. 금쪽이는 계획표를 짜는 데 협조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침묵했다.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