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9월 11일 오전, 테러범들이 납치한 비행기 (4대 중) 2대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에 충돌했다. 뉴욕의 상징, 미국의 자존심, 자본주의의 심벌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비상 상황이 선포됐고, 미국 영공(領空)이 완전히 폐쇄됐다. 그 말은 미국 내 모든 공항에 착륙이 금지됐다는 뜻이다. 날아다니는 모든 물체가 공포였기 때문이다. 하늘이 텅 비었다. 9.11 테러 당시 하늘을 날고 있던, 그 많은 비행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당시에는 충격적인 이미지에 시선을 뺏겨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그 이후에는 '테러와의 전쟁'이 뿜어내는 도파민에 노출되어 신경쓰지 못했다. 마냥 하늘을 배회할 수 없으니 분명 어딘가에 착륙해야 했다. 연료에 한계가 있으니 회항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로 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