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킴의 극장

<7번방의 선물>, '배우들'이 만든 최고의 선물!

너의길을가라 2013. 2. 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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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반적으로 '감독의 예술'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감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종종 우리는 '감독'이 아니라 '배우(들)'의 영화를 보게 되는데요. 바로 <7번방의 선물>이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12일 만에 400만 관객 돌파! 그 누가 이런 스코어를 예상했을까요? 어쩌면 '중박'까지는 내다봤을지라도 '대박'을 예견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이른바 유명한 감독도 없고, 톱스타도 없는 <7번방의 선물>이 이처럼 파죽지세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사실 <7번방의 선물>은 이야기의 소재 면에서는 상당히 평범합니다. 어쩌면 신파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죠. '바보 캐릭터(류승룡)'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는 (바보들이 늘상 그렇게 묘사되듯) 착한데다 지극한 딸바보이고, 당연히(?)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뻔하지만 감옥에서 한방을 쓰게 될 동료(?)들은 내노라하는 연기파 배우들로 라인업이 짜여져 있죠. 어떤 스토리가 전개될지 대충 감이 잡히시죠?


제목은 임창정, 하지원 주연의 <1번가의 기적>을 연상시키고, 아빠와 딸의 스토리는 숀 펜과 다코다 패닝의 <아이 엠 샘>을 닮았고, 감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김윤진과 나문희가 열연했던 <하모니>를 떠오르게 합니다. 문제(?)는 <7번방의 선물>은 앞서 언급했던 작품들, 그 이상을 표현해 낸다는 겁니다. 언뜻 익숙한 듯한 구도 속에서 배우들이 뿜어내는 '힘'들이 절묘하게 균형을 잘 이뤄낸 겁니다. 


우선, '류승룡'이라는 배우가 지니고 있는 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바보 연기는 잘 터뜨리면 대박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어설프고 우습게 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류승룡은 연기의 강약 조절은 물론, 디테일한 부분까지 잘 표현해 내면서 캐릭터를 완벽히 살려냈습니다. 거기에다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만식, 김기천 등이 보여준 연기의 앙상블은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들이 자아내는 소소한 웃음은 관객들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듭니다. 물론 교도관으로 출연했던 박길수와 조재윤도 감초 역할을 잘 해주었고, 정진영 역시 무게를 잘 잡아주었습니다. 


특히 어린 예승(류승룡의 딸) 역을 맡은 갈소원 양은 아주 깜찍하고 귀엽게 역할을 잘 소화했습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참 예쁘고 귀여운데다 연기는 어쩜 그리 잘 하는지.. 눈물 연기를 비롯한 감정 연기가 심금을 울렸습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박신혜의 연기 또한 굉장히 성숙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끝모르게 이뻐지고 있기도 하고요. ^^*


<7번방의 선물>은 코미디 영화이지만,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좋은 영화입니다. 우선, 형사소송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소극적 실체진실주의', 즉 '1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수사기관의 강압적인 수사, 위법한 수사 등에 경종을 울리죠. 또, 사형제의 존폐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애초에 크리스마스에 개봉하기로 했지만, 연기되는 바람에 1월 중순에 개봉한 탓에 제작사를 비롯한 감독과 배우들이 걱정이 참 많았을 텐데요. 그것이 전화위복이 됐는지, 오히려 '대박'을 터뜨려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영화를 만들어준 <7번방의 선물> 팀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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