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듣는 귀

2015년 최저임금 논의? 예상되는 뻔한 결과.. 기대도 안 합니다!

너의길을가라 2014. 4. 1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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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에서 발췌 -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11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를 위해 첫 회의를 열었다. 한편, 민주노총 · 한국노총 · 참여연대 · 청년유니온 · 알바노조 등 32대 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2015년의 최저임금으로 6,700원을 제시했다. 올해 5,210원에서 28.6% 높은 금액이다. 이는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대표 정책으로 내세운 '생활 임금(근로자가 최소한의 인간적·문화적 생활을 가능하게 할 목적으로 지급하는 임금)' 수준에 맞춘 것이다.


한편, 이날 최저임금위원회의 전원회의가 열린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 앞에는 알바노조 구교현 위원장을 비롯한 좌파노동자회가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1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데 대한 동의 서명을 받기 위해서였다. 구 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 원은 OECD 평균 최저임금의 평균 금액"이라며 1만 원의 합리성을 이야기했지만, 당연히 씨알도 안 먹힐 이야기였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한다. 


'1만 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꿈도 꿀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때, '6,700원'은 현실 가능한 정도일까? 물론 우리는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어떤 식으로 이어질 것인지와 그 결말까지도 알고 있다.


880원 이견.. 최저임금 협상 결렬 <서울신문>, 2013년 6월 29일


2013년 최저임금 논의는 어땠을까? 당시 노동계는 최저임금을 4,860원에서 5,910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동결안을 제시했다.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협상은 결렬됐고, 법정 시한을 넘겨 버렸다. 결국 며칠을 더 끌다가 '무려' 350원 오른 5,210원으로 합의가 됐다. 이것이 비단 2013년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매년 회의는 결렬됐고, 노·사위원들이 집단사퇴를 하는 등 진통을 겪어왔다. 올해라고 다를까? 


- <한겨레>에서 발췌 -


최저임금 인상 추이를 한 번 보라. 그 상승폭이 처참하기까지 하다. 퍼센트(%)로 살펴보는 것보다 금액으로 확인하는 쪽이 훨씬 더 피부에 와닿고 적나라할 것이다. 290원, 230원, 111원, 210원, 260원, 280원, 350원이 올랐다. 올해는 얼마가 오를까? OECD 평균인 1만 원 수준은 고사하고, 최저임금연대가 요구한 6,700원도 감히 쳐다볼 수 없을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결과, 직장인 평균 점심값 6,400원이라고 한다. 평균 점심값까지 인상? 물론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재계의 입장은 뻔하다. 중소 영세업자들을 방패막이로 사용할 것이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재계 쪽의 최저임금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김동우 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중소 영세기업들이 하소연한다. 노동계 요구안은 너무 많다. 의견 수렴을 거쳐 늦어도 6월 초까지는 재계 방침을 정하겠다." 최저임금위원이라면 최저임금 인상 추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너무 많이 올랐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놀랍기만 하다.


물론 중소기업의 사정이 어렵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재계가 최저임금 논의가 있을 때마다 중소기업을 내세워 방어 논리를 펼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시쳇말로 '꼬롬한 짓'이다. 중소기업이 날이 갈수록 사정이 어려워지는 까닭이 무엇인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 고착화된 갑을 관계 등이 그 원인이 아니던가? 




- <경향신문>에서 발췌 - 




-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 


이쯤되면 정부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잘 기억나지 않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기준을 마련해 근로자 기본생활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던 건 바로 박근혜 대통령(당시 대선 후보)이었다. 지금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 '경제 민주화'라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던 시절에 한 이야기다. 추측건대, 당시에도 그냥 해본 말이었던 것 같지만 최근에는 아예 저런 말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아, '경제 민주화'여! 


과연 근로자의 기본생활은 보장되고 있는가? 2015년의 최저임금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저선을 넘어설 수 있을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일인데도, 이처럼 명쾌하고 명확하게 답이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의 대한민국은 왜 이리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역설적으로 우리가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너무도 뻔한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또 그 뻔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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